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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5.17 주일/ 기 프란치스코 신부님 - 내려감으로서 올라가는 삶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05-16 조회수1,320 추천수6 반대(0) 신고



주님 승천대축일 마르 16,15-20(15.5.17)
 
"주님께서는 승천하시어 하느님 오른쪽에 앉으셨다."(마르 16,19)


 
"The Lord Jesus, was taken up into heaven and took his seat at the right hand of God."
 
 


 내려감으로서 올라가는 삶

 

세상살이가 갈수록 각박해진다고들 한다. 이건 정서적으로 그렇게 느끼는 것만이 아니다. 실제로 청소년, 노인 할 것 없이 자살률이 높아가고 청년 실업률이 치솟고 빈부격차는 날로 심해져 가며, 정치부패가 일상화 하는 가운데 삶이 어려워지고 있음이 각종 통계나 보도로 확인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사람들의 상승주의 논리와 성공위주의 의식이다.

더 높은 자리를 갈망하고,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수준을 높이려 한다.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공하고 명예를 더 많이 누리려고 눈이 멀어버렸다. 결국 떨어지고 내려와야만 하는 길을 사람들은 정신없이 오르고 있다. 마치도 주님이 승천하신 뒤 하늘을 쳐다보며 넋을 잃은 채 빈 하늘만 쳐다보고 있던 제자들처럼 그렇게 사람들은 무작정 오르고 있다. 제 힘을 믿고 헛된 목표를 향하여 발버둥친다.

하느님께서는 이런 삶을 보기에 좋은 삶이라고 하실까? 우리는 그분을 어디서 찾아야 하는가? 어떻게 사는 것이 참으로 하느님 앞에서 ‘올라가는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복음선포의 사명을 주시고 승천하셨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말씀대로 곳곳에 복음을 선포하였는데, 그분은 “그들과 함께 일하시면서 표징들이 뒤따르게 하시어, 그들이 전하는 말씀을 확증해 주셨다.”(마르 16,20) 이렇듯 그리스도께서는 세상 끝까지 사랑으로 우리와 함께 하신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승천하시자 제자들은 당황스러움과 허전함을 느끼며 하늘만 우두커니 바라보고 있었다(사도 1,11). 그러나 예수 승천은 이별이나 실패가 아니라 예수님과 세상의 관계를 새롭게 한 사건이다. 승천은 부활에 대한 완성, 확인 그리고 그 영광과 승리의 절정을 뜻한다. 예수님의 승천은 우리의 승천을 미리 보여준 것이고, 항구한 일치와 친교의 표지이며, 우리 삶의 방향을 제시해 준 사건이다. 승천은 인류를 영원 속으로 들여 올리는 사건이며, 인류를 당신 품안에 받아들이는 사건이다.

어떻게 승천의 의미를 살아야 할까? 우리는 친교를 나누고 헌신적으로 자신을 내놓을 때 비로소 우리는 승천의 신비 속으로 들어가고 살아계신 그리스도를 만날 수 있다. 승천의 삶이란 자신에서 벗어나고, 우리를 형제들로부터 갈라놓는 이기심을 극복하는 삶이다. 그것은 마음속에 도사린 못난 인간들에 대한 멸시와 무관심과 피해감정과 몰인정을 걷어치우는 삶이다. 그건 마음의 문을 열어 자신을 개방하는 삶이다. 나의 가슴을 답답하게 하는 것들이 치워지고, 이웃과의 사이에 막힌 것이 뚫릴 때 그분과 더불어 올라갈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승천의 삶은 비우는 삶이다.

승천의 삶은 세상적인 출세 곧 오름의 질서에서 ‘낮추고, 내려가는’ 길을 걷는 것이다. 승천의 삶은 건너가는 삶이다. 곧 악에서 선에로, 냉정함에서 따뜻함에로, 무관심에서 배려에로, 미워함에서 용서함에로 건너가는 삶이다. 그것은 눈길을 자신의 보잘것없는 모습과 죄스런 모습에로 돌리고, 저 밑바닥과 변두리로 눈길을 돌리며 그 안에서 하느님을 바라보는 것이다. 승천의 삶이란 그분과 만나기 위하여 세속적인 것에서 눈을 돌려 거룩하고 경건한 것들을 마음에, 영혼의 터에 뿌리는 삶이다. 그것은 그 어떤 시련과 고통 가운데서도 희망이신 하느님을 바라보며 일어서는 삶이다.

우리는 사도들처럼 하늘만 쳐다보며 넋을 잃지 않도록 하자. 우리 모두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승천의 삶을 살아갈 때 그분과 하나임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버리고, 비우며, 낮추고 내려감으로써 진정 그분과 함께 하는 승천의 삶을 살도록 하자. 성령강림 대축일을 앞둔 우리 앞에는 오르는 길과 내려가는 길이 놓여있다. 이제 인간적 상승주의와 성공위주의 생각을 과감히 버리고, 우리 사회의 저 낮은 곳, 변두리로 사랑을 품고 내려가 사랑으로 품음으로써 하늘로 오르는 삶을 살았으면 한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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