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예수 승천 대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05-17 조회수821 추천수7 반대(0)

어리석은 사람은 얻음에서 기쁨을 얻고, 현명한 사람은 버림에서 기쁨을 얻는다.” 저는 이 글을 고속도로의 화장실에서 읽었습니다. 화장실에 가는 사람은 좀 더 많이 버리기를 바랄 것입니다. 많이 비울수록 기쁨이 커지는 곳이 화장실입니다. 그런데 이 말은 우리의 삶에서 더 많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많은 전쟁과 폭력은 더 얻으려는 인간의 욕망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소중한 생명을 죽이고, 애써 쌓아온 신뢰와 우정을 깨버렸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을 하였습니다. “나는 훌륭하게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 이제는 의로움의 화관이 나를 위하여 마련되어 있습니다.” (2티모 4, 7~8) 신앙인으로서 최선을 하였고, 후회 없는 삶을 살았음을 고백하는 이야기입니다.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바오로 사도처럼 살 수는 없을 것입니다. 과연 저는 사제로서, 신앙인으로서 바오로 사도처럼 이야길 할 수 있을지 물어봅니다. 솔직하게 말해서 부끄러움이 가득한 삶입니다.

 

제게는 5살 많은 형님이 있습니다. 형님은 문학, 미술, 음악에 소질이 있었습니다. 집안의 장남이었고, 외모도 준수하여서 많은 기대를 모았습니다. 대기업의 연수원에서 일을 하였고, 연수원을 마친 후에는 작은 사업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IMF의 높은 파도를 넘지 못하였고,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저는 형님을 대신해서 부모님을 모시게 되었고, 부모님께서 지내실 집을 마련하였습니다. 제게 부모님을 모실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형님이 고맙기도 했지만, 제게는 부담이 되기도 했습니다. 사업은 부도가 났고,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던 형님이 다시 재기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형님은 지난 15년 동안 많은 책을 읽었고, 공부를 하였습니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기도 하고, 청소년 수련관을 운영하면서 지냈습니다. ‘중년을 넘기는 기술이라는 책을 출판한 형님은 어머니의 팔순 모임에서 친지들에게 책을 선물했습니다. 저는 형님께서 쓴 책을 읽으면서 지난 15년 동안 최선을 다해서 살아온 형님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남은 삶을 살아갈 방법을 마련하신 형님이 부럽고, 고마웠습니다. 비록 그것이 지금 당장 갈증을 채워줄 재물은 아니지만 형님에게는 인생의 나침반이 될 것이고, 형님을 만날 많은 사람들에게 힘과 용기를 줄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어려움을 딛고, 힘차게 일어난 형님을 보면서 저 역시 새로운 다짐을 하게 됩니다. ‘기억력이 좋은 편이어서 맡겨진 일을 큰 탈 없이 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저도 제 삶의 후반전을 준비하려합니다. 저의 강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려 합니다. 나쁜 습관을 과감하게 버리고, 좋은 습관은 계속 지켜 나가려합니다.

 

오늘은 예수 승천 대축일입니다. 비록 삶의 길이는 짧았지만 달릴 길을 다 달리신 예수님이십니다. 이어 달리기 선수처럼 이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새로운 사명을 맡겨 주십니다. 예수님의 수난, 부활 그리고 승천은 제자들에게는 추억 만들기입니다. 이제 예수님은 우리가 어떤 추억을 만들어야 하는지 말해 주고 있습니다.‘그저 하늘만 바라보지 말라.’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문하는 추억은 3가지입니다.

 

첫째는 복음을 선포하라는 것입니다. 분열과 갈등을 넘어, 시기와 질투를 넘어서, 두려움과 걱정을 넘어서 참된 기쁨을 선포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의 말과 행동이 참된 기쁨과 평화를 주어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새로운 시대에 기쁨을 추억으로 만들어 가라고 하십니다.

둘째는 마귀를 쫓아내라고 하십니다. 마귀는 집요하게 우리들의 영혼을 찾아옵니다. 때로는 달콤한 유혹으로 우리를 끌어당깁니다. ‘돈과 명예와 권력은 마귀가 자주 사용하는 미끼입니다. 마귀는 우리를 게으름으로 유혹하기도 하며, 탐욕과 욕정으로 이끌기도 합니다. 우리의 힘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우리는 주님의 도움을 청해야 합니다.

셋째는 병자들을 고쳐주라고 합니다. 육신의 병은 치유하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교만의 병에 걸린 사람, 분노의 병에 걸린 사람, 시기의 병에 걸린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용서하지 못하고, 영혼이 죽어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영혼이 병든 사람들을 고쳐주는 것이 육신의 병을 고치는 것보다 더 중요합니다.

 

우리의 삶에는 앞으로도 많은 어려움과 고통이 있을 것입니다. 바람이 불어 나뭇잎이 흔들리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러나 신념과 희망은 우리를 미래라는 항구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예수님의 승천이란 ‘KTX’를 타거나 아시아나를 타고 가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 현재를 옹골차게 딛고서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승천은 좌절과 두려움에서 희망과 신념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주님과 함께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가야하겠습니다. 나의 삶의 자리에서 변화된 삶을 시작하는 것이 바로 승천입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