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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치기신부님의 말씀산책] 너 나를 사랑하느냐?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5-05-22 조회수1,046 추천수12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너 나를 사랑하느냐?


 

연인(戀人)들 사이에 오고가는 사랑 안에는 한 가지 일반적 경향이 있습니다. 자신을 향한 상대방의 사랑을 끊임없이 확인하는 심리적인 경향입니다. 틈만 나면 사랑에 대한 확인을 되풀이합니다. “오직 나만 사랑하는 것 맞지?”


 

혹시라도 나를 향한 그의 사랑이 식어가는 것은 아닌지? 혹시라도 나 말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 마음이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에 걱정을 거듭합니다.


 

사랑의 ‘강도’ 면에서 그 어떤 대단한 인간적 사랑도 초월하고 능가하는 하느님의 사랑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께서도 끊임없이 우리를 향한 당신의 사랑을 확인하십니다.


 

“너 나를 사랑하느냐?”


 

베드로를 향한 예수님도 마찬가지입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이들이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나를 사랑하느냐?”(요한복음 21장 15절)


 

사랑이라는 것, 참 묘한 것입니다. 이 세상에 소풍 온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한 인연을 만나 사랑을 하고 각자는 그 사랑에 대한 사랑의 역사를 써내려갑니다. 한때 열렬히 사랑합니다. 마치 눈에 콩깍지라도 낀 듯이 정신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거짓말처럼 순식간에 그 사랑이 식어갑니다. 그것을 못견뎌하고 괴로워합니다. 분노하고 떠나갑니다.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닙니다. 좋았던 시절이 떠오릅니다. 옛사랑을 그리워하고 후회를 시작합니다. 그 사랑에 대한 측은지심이 생겨나고 용서가 되고 화해가 이루어집니다. 부족하고 불완전했던 사랑이 일종의 정화과정을 거쳐 성장하고 쇄신되는 것입니다. 더 완전한 사랑, 더 충만한 사랑, 그야말로 사랑다운 사랑으로 거듭나는 것입니다.


 

예수님과 수제자 베드로 사이에서도 동일한 사랑의 정화과정이 이루어졌습니다. 예수님과의 첫 만남 이후 베드로는 스승님의 말씀과 인품, 가치관과 삶에 완전히 매료되고 정신없이 빠져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인간적인 한계와 나약함으로 인해 그 첫사랑이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입으로는 사랑한다고 고백했지만 마음은 점점 예수님을 떠나갔습니다. 그렇게 스승님을 향한 베드로의 사랑은 점점 퇴색되어갔습니다. 둘 사이에 오고갔던 불같던 사랑은 배신, 낙담, 후회, 눈물을 거쳐 다시금 깨달음, 용기, 희망, 진정한 사랑의 단계를 밟으며 성장을 거듭한 것입니다.


 

이렇게 진정한 사랑은 멈춰있지 않습니다. 참된 사랑은 역동적입니다 정지되어 있지 않고 움직이는 사랑, 정체되어 있지 않고 성장하는 사랑이야말로 참된 사랑입니다.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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