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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5.24 주일/ 기 프란치스코 신부님 - 함께하려는 간절한 마음으로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05-23 조회수1,165 추천수5 반대(0) 신고



성령강림 대축일 요한 20,19-23(15.5.24)
 
"성령을 받아라."(요한 20,22)


"Receive the holy Spirit."
 
 


 함께하려는 간절한 마음으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숨을 불어넣으시며”(20,22) 성령을 주셨다. 성령의 파견으로 교회는 온갖 역경 속에서도 생명의 복음을 전할 수 있었다(사도 2,14 이하). 교회는 그리스도의 얼과 영을 지닌 공동체이다. 성령께서는 교회 안에서 사랑의 일치를 이루게 하시고 거룩하게 하신다. 교회의 거룩함은 바로 만민이 회개하는데 있으며, 우리를 끊임없이 새로운 계약 앞으로 서게 하며 결단을 요구한다.

성령강림 대축일을 맞으며 어떻게 살고 있는지 되돌아보자. 우리도 초대교회 신자들처럼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의미, 그분 안에서의 참된 인생의 의미를 모른 채 살고 있지는 않는가? 성령의 인도하심 안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그분의 얼을 지닌 삶을 말한다. 그렇다면 예수께서 직접 몸으로 보여주시고 가르쳐주셨던 그분의 얼은 무엇인가? 그것은 사랑 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

예수님의 탄생으로부터 죽음과 부활에 이르는 전 생애가 모두 참을 수 없는 사랑의 몸짓이었다. 탄생이 그러했고, 갈릴래아 선교 활동 중에 행하셨던 병자들의 치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지극한 관심, 죄인들과 함께 식사하심, 라자로의 죽음으로 슬퍼하는 마르타와 마리아와 함께 머무심 등등 모두가 사랑이었다. 끝내 그분은 우리 죄인들을 위하여 십자가상에서 죽음을 맞으셨다. 하느님의 죽음, 그것은 사랑 외에 달리 설명될 수가 없다.예수님의 사랑은 벗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사랑(요한 15,13)이었다.

부활하신 예수께서는 유다인들이 두려워 문을 닫아걸고 숨어있던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평화가 너희와 함께!”(20,19. 20. 26절)하고 말씀하시며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으셨다(20,22). 그분은 생명과 사랑을 불어넣어주셨다. 그분은 생명을 건네주고 싶어 안달하는 그러한 사랑으로 우리와 함께하셨다. 예수님의 사랑은 사막의 모래알이 물을 그리워하듯 그토록 타는 목마름의 사랑이었다. 그 사랑은 함께 있고 싶어 하는 임마누엘의 간절함이다(마태 1,23; 28,20).

참된 사랑의 가장 중요하고도 명확한 표지는 사랑하는 존재와 ‘같이 있고 싶어 하는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이런 간절한 사랑, 애절히 저려오는 그리움으로 인간이 되시어 우리를 찾아오신 것이다. 예수님은 하느님 사랑의 구체적인 표지이며 사랑 자체이시다. 우리는 이제 그분으로부터 성령을 가득히 받음으로써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물게 되었다. 그분이 부활하시어 우리를 떠나가심으로서 우리는 성령을 받게 되었다. 이는 이제 사랑이 육체에 한정되지 않고, 온 세상, 모든 이들에게 보이지 않는 모습으로 더 깊숙이 파고들게 되었다는 뜻이다.

성령강림은 수수께끼나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다. 구체적인 사랑을 살도록 우리를 부르는 거절할 수 없는 주님의 초대장이다.주님의 얼에 잠겨 살라는 말씀이며, 제정신으로 살아가라는 권고다. 나는 주님의 영을 갈망하며 그분의 영을 지니고 모든 피조물과 함께 하는가? 사랑의 척도는 바로 이것이다. 나는 누구와 어떤 마음으로 함께 있기를 바라는가? 내가 좋아하는 사람만을 만나고, 나의 유익을 찾거나 심리적 만족감 때문에 특정한 부류의 사람만을 만난다면 그것은 성령의 흐름을 거스르는 것이다.

어떤 형태로든 소외와 분열을 일으키고 무관심 속에 살아가는 이들은 성령의 이끄심을 따르지 않고 얼이 빠진 채 살아가는 이들이다. 나도 주님의 얼인 사랑이 선물로 주어졌음에도 넋을 잃고 하늘만 쳐다보던 갈릴래아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 아닐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불어넣어주신 숨결을 가슴 깊이 받아들여 나답게 제정신을 차리고 살아가자! 성령 안에서 사회적 약자들과 연대하여 불의에 저항하고, 용서와 화해를 증거하자!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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