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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5-05-25 조회수1,240 추천수7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5년 5월 25일 연중 제9주간 월요일
 
You are lacking in one thing.
Go, sell what you have,
and give to the poor
and you will have treasure in heaven;
then come, follow me.
(Mk.10,21)
 
 
제1독서 집회 17,24-29
복음 마르 10,17-27
 

오늘 묵상 글은 지난 주 월요일에 실수로 올렸다가 내린 글을 조금 수정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 이유는 아시죠? 지난주에 미리 읽으셨던 분은 다시 복습하세요.

전에 본당신부로 있을 때의 일입니다. 미사 끝난 뒤에 꼬마 아이들과 함께 성당 마당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아이가 제 한쪽 팔에 매달립니다. 이 모습을 보고 또 다른 아이가 다른 팔에 매달리더군요. 그러더니 모든 아이들이 제게 달려들어서 매달렸습니다. 그 뒤 어떻게 되었을까요? 서 있는 것 자체도 힘들어서 결국 땅 바닥에 쓰러져 눕고 말았지요. 이 꼬마들 몇 명을 번쩍 들어서 땅에 눕힐 만큼 제가 더 힘이 센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 아이들이 모두 달라붙어서 꼼짝달싹 못하게 하니 어떻게 하지를 못하겠더군요. 꼬마 아이 하나하나의 힘은 별 것 아니지만, 이 작은 힘도 합쳐지면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수준까지 올라간다는 것이지요.

제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어떤 단결에 대한 말을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집착이나 욕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그렇습니다. 처음에 내 자신이 가지는 집착이나 욕심 한 가지는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이 정도야 남들도 다 하는 것인데. 내가 이렇게 노력했으면 이 정도는 누릴 수도 있는 것 아니야?’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지요.

하지만 집착이나 욕심은 계속 그 수가 늘어 내게 끈질기게 달라붙고 매달립니다. 때로는 꽁꽁 옭아매서 자유를 제약하기도 하고 사람의 심안을 흐려놓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스스로 제어하지 못할 정도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집착이나 욕심은 밑 빠진 독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채워도 더 많은 것을 원하게 되고 그 안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된다는 것이지요. 그런 측면에서 중국 명나라 말기의 문인인 홍자성이 쓴 ‘채근담’의 글은 큰 공감을 하게 합니다.

“마음이 물들지 않고 집착이 없으면 속세도 신선의 세계고, 마음이 구애받고 탐닉하면 낙원도 고통의 바다다.”

더 많은 집착과 욕심이 내게 달라붙기 전에, 단 하나라도 가까이 하지 못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필요합니다. 그래야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가 있으며, 그 자유 안에서 참 행복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 한 사람이 다가와서 “선하신 스승님, 제가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에 원칙적인 이야기, 즉 계명의 준수를 이야기하십니다. 그런데 그가 자신 있게 “스승님, 그런 것들은 제가 어려서부터 다 지켜 왔습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예수님은 그에게서 부족한 하나를 발견합니다. 바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집착과 욕심을 놓지 못한다는 것이었지요.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많은 재물을 가지고 있던 그는 결국 예수님을 떠나게 됩니다. 많은 재물이라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집착과 욕심을 놓지 못했던 것이지요.

우리 각자가 가지고 있는 집착과 욕심을 바라보았으면 합니다. 주님을 믿고 따른다고 하면서도 이것만은 결코 내려놓지 못하겠다고 말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그래서 주님을 첫 번째 자리에 모시는 것이 아니라, 항상 끝자리에 위치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나의 집착과 욕심을 하나씩 내려놓아야 합니다. 더 많은 집착과 욕심이 달라붙어서 주님 앞에 나아가는 것에 방해 받지 않기를 원한다면 말이지요.

가까워진다는 것은 두 사람이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상대가 나와 다른 사람임을 인정하고, 그의 감정과 생활방식 모두를 존중하는 과정이다(김혜남).


이 커다란 배가 유리병 안에 담겨 있어요. 신기하죠?

 

조금만 떨어져서 바라봅시다.

얼마 전에 인천의 어느 산을 다녀왔습니다. 그리 높지는 않지만 숲이 우거져서 종종 찾는 산입니다. 그런데 그날따라 너무 더워서 산의 정상까지 오르는데 꽤 힘들더군요. 아무튼 힘들게 정상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정상에 올라 펼쳐진 인천 시내를 바라보는데 너무나 멋있게 보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곳이 멋있는 곳이었음을 이렇게 높이 올라가서야 알 수 있더군요. 하긴 비행기를 타고 하늘에서 바라 본 세상이 얼마나 멋져 보입니까? 평소에 보지 못했던 시선으로 바라보면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삶이 어렵고 힘들다고 하시는 분들을 많이 만납니다. 바로 그 순간 지금의 자리에서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시선으로 바라봐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즉, 조금 멀리 떨어져서 스스로를 바라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것입니다. 최악의 상황에 놓인 내가 아니라, 또 다른 시선이 필요한 상황임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제 집의 분리수거함. 우리 마음도 이렇게 잘 분류해서 정리되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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