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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5-05-27 조회수1,194 추천수12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5년 5월 27일 연중 제8주간 수요일
 
 "If one of you wants to be great,
he must be the servant of the rest."
(Mk.10,44)
 
 
제1독서 집회 36,1-2.5-6.13-22
복음 마르 10,32-45
 

며칠 전, 필요한 물건이 있어서 찾는데 도저히 찾지를 못하겠습니다. 분명히 여기에 둔 것 같은데, 이곳이 아니었는지 물건이 없더군요. 지금 당장 꼭 필요한 물건이기에 집 안을 샅샅이 뒤지면서 찾다가 갑자기 생각났습니다.

‘맞다. 전에 가방 안에 넣어두었지.’

맞습니다. 다음 강의 때 사용하겠다고 미리 가방 안에 잘 두었던 것을 깜빡 잊었던 것이지요.

워낙 제 머리가 나쁘기도 하지만, 기억력이 감퇴한 것은 아닌가 라는 의심이 생기더군요. 왜냐하면 책의 제목이 떠오르지 않아서 머리를 두드리며 생각했던 적도 많고, 사람의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아서 곤란했던 적도 많기 때문입니다.

한 번은 어떤 분이 제게 다가와서 “신부님, 안녕하세요? 저 아시죠?”라고 묻는데, 안다고 말하기에는 기억이 나지 않고 또 모른다고 말하면 서운해 하실 것 같아서 알 듯 모를 듯한 말로 위기(?)를 넘어갔던 적도 있었지요.

그런데 언젠가 인터넷 뉴스를 통해서 요즘 현대인들의 대부분이 기억하는 것을 힘들어한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기억할 필요가 없게 만드는 문명의 혜택 덕분에 기억하려는 노력을 아예 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하긴 예전에는 많은 분들의 전화번호를 기억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휴대전화에 입력되어 있기에 다른 사람의 전화번호를 굳이 외우려하지 않습니다. 또 예전에는 즐거운 회식 자리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몇 곡의 노래 가수를 외우고 있었지만, 지금은 노래방 때문에 요즘 노래 가사를 외우시는 분도 없습니다. 그래서 가사를 몰라 노래를 못 부른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내비게이션이 잘 되어 있어서 운전할 때 굳이 지도를 외울 필요도 없지요. 놀랍게 발달된 문명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분명히 있다는 것이지요.

얻는 혜택도 있지만 분명히 잃는 것도 있습니다. 그 어떤 것을 취하게 될 때, 그에 대한 대가도 분명히 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우리는 아무런 대가 없이 무조건 얻기만을 하는 것 같습니다. 소위 공짜 심리를 가지고서,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는데 급급할 때가 얼마나 많았습니까?

오늘 복음에서 보면, 제베대오의 두 아들인 야고보와 요한이 청을 하나 올립니다.

“스승님께서 영광을 받으실 때에 저희를 하나는 스승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게 해 주십시오.”

제베대오의 아들들이 그분의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고 믿은 것은 오해가 아니었지만, 그 나라가 대가 없이 주어지라고 생각했던 것은 커다란 오해였습니다. 그래서 “내가 마시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으며, 내가 받는 세례를 너희가 받을 수 있느냐?”라고 되물으셨던 것이지요. 즉, 하느님 나라를 위해 죽을 준비 없이는 하느님 나라에서 누릴 특권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그런데 그 나라에는 무조건 들어갈 수 있는 것만은 아닙니다. 물론 주님께서는 우리 모두가 하나도 빠짐없이 그 나라에 들어오기를 간절히 원하시지요. 하지만 우리의 희생 없이, 또 우리의 사랑이라는 대가 없이 들어갈 수 있는 나라가 아닌 것입니다.

주님과 철저히 함께 하는 삶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하느님 나라에서의 특권을 생각하며, 새로운 나로 변화시키는 오늘이 되셨으면 합니다.

슬픔을 표현할 방법을 찾아라. 당신에게는 매우 소중한 경험이 될 테니까. 기쁨을 표현할 방법을 찾아라. 당신의 기쁨이 두 배가 될 테니까(오스카 와일드).


제베대오의 두 아들.

 

앞자리, 뒷자리.

전에 한 학기 동안 매주 어느 대학에서 강의를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수업 시간에 보면 맨 뒷자리가 가장 인기 있는 자리더군요. 그에 반해서 맨 앞자리는 폭탄이 설치되어 있다고 믿는지 항상 텅 비어 있었습니다. 늦게 온 학생이 자리가 없어서 앉을 수밖에 없는 자리가 바로 맨 앞자리였지요. 왜 뒷자리를 이렇게 선호할까요? 하긴 성당에서 미사 때도 그렇습니다. 맨 뒷자리는 제일 먼저 채워지고 앞자리는 비어있는 경우가 많지요. 왜 그럴까요?

아마도 뒤쪽에 앉을수록 교수나 사제로부터 멀어지고 그래서 긴장이 덜 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뒷자리를 선호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고 하네요. 자신감이 없기 때문에 뒷자리에 앉게 된다는 것입니다.

열등감을 가지는 것이 좋나요? 아니면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 좋습니까? 당연히 후자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를 위해서는 억지로라도 자신감을 갖게 되는 자리, 맨 앞자리에 앉아서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을 경험하면서 자신감을 키워야 하는 것이지요.

적극적으로 임하는 마음 자세. 뒷자리에 앉으면서 뒤로 물러나는 삶이 아니라, 앞자리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삶을 간직하면 어떨까요? 내 삶의 풍요로움을 더 많이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연의 수수한 아름다움을 느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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