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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05-29 조회수1,156 추천수13 반대(0)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서 웬만하면 반팔 옷을 입지 않습니다. 하지만 때 이른 더위로 반팔 옷을 입기 시작했습니다. 5월인데 30도가 넘는 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더운 날씨입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피할 수 없다면 이른 더위도 즐기면 좋겠습니다.

 

요즘 들판에는 논에 심어진 여린 벼를 볼 수 있습니다. 가을에 풍성한 열매를 맺기까지 농부는 88번 수고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저 여린 벼도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할 것입니다. 농부가 원하지 않지만 가라지도 함께 할 것이고, 병충해도 찾아 올 것이고, 때로 태풍에 다 자란 벼가 쓰러지기도 할 것이고, 심한 가뭄에 농부의 마음이 타들어가기도 할 것입니다.

 

우리 눈에는 아름답게 보이는 것들도 내면을 들여다보면 참 많은 수고와 땀을 흘려야 했습니다. 여름 한철 잠시 존재감을 드러내는 매미 중에는 7년 동안 땅 속에서 기다려야 하는 것도 있다고 합니다. 하늘을 아름답게 날아다니는 어여쁜 나비도 죽음과 같은 고치의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노란 병아리도 알이 깨지는 아픔을 겪어야 새로운 하늘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사제가 되기 위해서는 7년 동안 신학교에서 학업을 마쳐야 합니다. 함께 기도하고, 공부하고, 세상을 향해서 나갈 준비를 하게 됩니다. 하느님을 알아 간다는 것이, 신학을 배운 다는 것이, 사제가 된다는 것이 결코 낭만적인 것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제도 교회 안에서 존경을 받고, 사제의 직무를 수행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세상 안에서 사제로 살아간다는 것은 끊임없이 자신을 비워내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바라시는 것은 교회의 울타리 안에 안주하는 바리사이파나, 율법학자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동창 신부님 중에 스스로 원해서 도시빈민 사목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동네에 작은 집을 얻어서 신자 분들과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외형적인 모습은 작지만 그 안에는 복음의 기쁨이 가득한 것을 보았습니다. 사제관은 신부님의 숙소도 되고, 미사가 봉헌되는 성당도 되고, 신자들이 함께 친교를 나누는 식당도 된다고 합니다. 신부님은 주일이면 밥을 해 놓고 기다리고, 신자 분들은 반찬을 가져와서 미사 후에는 함께 식사를 한다고 합니다.

 

오늘은 작년에 시복식이 있었던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박해의 칼바람을 온 몸으로 받아들였던 복자들을 생각합니다. 이 세상에서 모진 고난을 받았지만 천국에서 빛나는 별이 되신 분들입니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합니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행동으로 실천한 분들입니다. 우리를 위해서 전구하시는 한국의 순교자들에게 오직 감사와 찬미를 드립니다.

 

눈물로 씨 뿌리는 이들이 기쁨으로 곡식을 얻으리라!’

한국의 순교자들이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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