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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5.30 토/ 기 프란치스코 신부님 - 집단적 불신의 늪에서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05-29 조회수1,083 추천수6 반대(0) 신고



연중 8주 토 마르 11,27-33(15.5.30)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마르 11,28)


The Authority of Jesus Questioned

 

 
 
집단적 불신의 늪에서  

 

오늘 한국사회는 이념과 분단상황이 만들어낸 매우 복잡하고 고통스러운 분열과 갈등이 심화되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의적으로 통합하고 화해하기보다는 끼리끼리 뭉치고, 뭉쳐서 자신들만의 이기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상대방을 비판하고 헐뜯기도 한다. 나아가 서로 다른 정치 성향이나 이념을 가진 이들에 대해서는 무조건 믿지 않는 집단적 불신이 점점 깊어져가는 것 같다. 오늘 복음에 비추어 복음을 사는 우리의 길을 찾아보자.

오늘 복음의 예루살렘 논쟁사화는 갈릴래아 논쟁사화에 이어 예수님에 대한 유대 지도자들의 거부와 배척 그리고 적개심이 일관되게 드러났음을 보여준다.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과 원로들의 집단적 아집과 불신은 너무나 뿌리 깊은 것이었고 예수시대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과 원로들이 와서, 예수님께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 또 누가 당신에게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소?” 하고 물었다(11,27-28). 여기서 ‘이런 일’은 예수님께서 권위적으로 행한 모든 것을 가리킨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권한은 다양한 언행을 통해서 드러나기 때문이다(마르 1,22. 27; 2,10). 예수님의 권위는 당시 율법학자들의 권위를 능가했기에 그분을 향한 그들의 적개심은 더 커져 갔다. 그와는 달리 군중들은 경탄하였고 제자들은 더 확고한 믿음을 가졌다.

예수님의 권한에 관한 그들의 질문은 예수의 신원과 사명에 직결된다. 유대 지도자들은 예수님의 권위적인 말씀과 행동에서 어떤 신비스러움을 느꼈기에 그 답을 예수님으로부터 분명하게 듣고자 했다(14,61 참조).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요한의 세례가 하늘에서 온 것이냐, 아니면 사람에게서 온 것이냐?”(11,30) 하고 반문을 제기하신다.

유대 지도자들은 예수님의 반문을 듣고서 당황하였다. 왜냐하면 그들은 요한의 세례가 하느님에게서 온 것이라고 하면 왜 요한을 믿지 않았느냐는 예수의 비난을 들을 것이고, 반대로 그것을 부인한다면 군중들과의 충돌이 두려웠기 때문이다(11,31-32). 그들은 “저희끼리 의논한 다음” 자신들의 신변을 우려한 나머지 “모르겠소”(11,33)라고 대답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기회주의적인 그들에게 더 이상 말씀하실 필요가 없게 되었다(11,33).

오늘 논쟁사화에 등장하는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과 원로들은 당시에 종교지도자이자 사회지도자였다. 이들은 예수님의 권위를 인정하면 자신들의 기득권이 침해받을 것을 두려워하여 야합하고 있다. 그들의 공통관심사는 자기들에게 주어진 특권을 지키는 것이었고 그 때문에 한데 뭉쳤다. 그리고는 예수님께 대한 집단적 불신을 드러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던지는 반문은 사실은 회개와 믿음을 거듭하시는 말씀이며, 집단적 이기심을 버리고 하느님의 권위와 사랑을 받아들이라는 초대이다. 그러나 그들은 기회주의자처럼 처신하며 예수님을 믿지 않았다. 우리도 믿는 이들답게 집단적 이기주의와 불신을 버리자! 하느님의 선을 자기것으로 소유하는 악에서 벗어나자. 다른 이들 안에 있는 하느님의 선을 보며 더불어 감사하고 기뻐하자!

우리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삶의 자리에서 하느님의 생명과 꿈이 현실화되어 각종 사회적 차별과 소외가 사라지는 그날까지 복음이 아닌 현세적 가치를 그 위에 두거나, 예수님이 아닌 물질이나 권력을 인격의 중심에 모시는 어리석에서 벗어나도록 하자. 이념이 아닌 복음의 진리를 통해 정의를 실현하고 집단적 불신을 극복하고 모두가 '행복한 한 식구'가 되도록 하자.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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