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5-05-30 조회수1,230 추천수8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5년 5월 30일 연중 제8주간 토요일
 
The chief priests, the scribes, and the elders
approached him and said to him,
"By what authority are you doing these things?
Or who gave you this authority to do them?"
(Mk.11,28)
 
 
제1독서 집회 51,12ㄷ-20ㄴ
복음 마르 11,27-33
 

제가 어렸을 때 정말로 하고 싶었던 것 하나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비행기 타보는 것’이었지요. 하늘을 나는 비행기를 타는 것이 정말로 멋져 보였거든요. 그리고 그 소원은 한참이 지나 1998년 부제반 졸업 여행으로 제주도에 갈 때 이루어졌습니다. 처음 타 보는 비행기, 얼마나 긴장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비행기를 처음 타는 제게 동창들은 비행기 탈 때의 주의사항이라면서, 비행기에 탈 때에 신을 벗고 타야 한다는 것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비행기 이륙 전에 있는 승무원들의 안전 교육이 끝나면 힘차게 박수를 쳐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더군요.

아무것도 몰랐던 저는 정말로 그렇게 하려고 했습니다. 하긴 그때만 해도 인터넷이 되지 않을 때였고(너무나 느린 PC통신은 있었지만), 비행기 타본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 않아서 정보에 대해 완전히 문외한이었지요. 물론 동창들의 말대로 신을 벗고 타지도 또 박수를 크게 치지는 않았지만, 처음 비행기 탈 때의 긴장감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컸습니다. 텔레비전을 통해서 보았던 비행기 사고의 모습도 떠올려지면서 말입니다.

이렇게 긴장된다고 또 부정적인 생각이 든다고 해서 이륙한 비행기에서 내릴 수 있을까요? 목적지에 착륙하기 전까지는 비행기에서 내릴 수가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따라서 이 비행기에서 어떻게 하면 될까요? 기장이 비행기를 조종해서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준다는 믿음을 가지고 편안하게 비행기 좌석에 앉아 있으면 됩니다. 그리고 비행기 안에서 하지 말아야 할 것은 하지 않고, 대신 누릴 수 있는 것을 마음껏 누리면 되는 것이지요.

어쩌면 우리의 삶도 하나의 커다란 비행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 삶이라는 비행기를 안전하게 조종하시는 분은 주님이시지요. 따라서 주님을 굳게 믿고, 내 삶 안에서 누릴 수 있는 것은 마음껏 누리고 또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철저하게 하지 않는다면 우리 모두가 원하는 최종 목적지인 하느님 나라에 안전하게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믿음을 갖기란 이 세상에서 참 힘든 것 같습니다. 세상의 기준들, 또한 나의 욕심과 이기심을 만족시키려는 죄로 기울어지는 마음들이 믿음을 갖지 못하게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율법학자들이 예수님의 권한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예수님께서 지금까지 보여주셨던 많은 말씀들과 소위 기적이라고 말하는 깜짝 놀랄만한 표징들을 보여주셨지만 그들은 예수님의 그 권한을 알 수 없었습니다. 믿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믿지 않았기에 말씀도 표징도 받아들일 수가 없었던 것이지요.

예수님께서는 당시 사람들에게 가장 존경을 받던 세례자 요한의 권한에 대해 질문하시지요. 이에 그들은 망설입니다. 하늘에서 왔다고 하면 세례자 요한을 왜 믿지 않았냐고 반박할 것이고, 땅에서 왔다고 하면 군중들의 비판이 무서웠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모르겠소.”라고 거짓말을 합니다. 진리이신 분께 거짓말로 대답했으므로 예수님께서는 그들 스스로 닫아건 문을 억지로는 열지 않으시고 “너희에게 말하지 않겠다.”고 하십니다.

우리는 과연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까? 혹시 계속된 의심과 불신으로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또한 진리이신 주님께 자기변호를 위한 거짓된 모습을 보이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 삶을 조종하시는 주님을 굳게 믿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분께 철저히 의탁하면서 진실하게 다가서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를 하느님 나라에 잘 착륙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십니다.

노력하지 않고 뭔가 잘할 수 있는 사람을 천재라 한다면 나는 천재가 아니다. 내가 일본 최고의 야구 선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나보다 더 많이 연습한 선수가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다(스즈키 이치로).


어제 강의를 다녀온 수원 고등동 성당. 밤이라... 잘 안 나왔어요.

 

집중.

지난주에는 원고나 강의 준비할 것들이 많아서 조금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머리가 너무 아픈 것입니다. 마치 누군가가 제 머리를 바늘로 콕콕 찌르는 느낌이었지요. 그래도 해야 할 일들이 많았기에 책상 의자에 앉아서 글을 쓰고 강의 자료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저도 모르는 사이에 잠이 들었습니다.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잠에서 깼습니다. 글쎄 3시간 넘게 잠을 잔 것입니다. 분명히 창밖이 환했는데, 어둑어둑해지면서 해가 지고 있었습니다. 할 일이 많아서 시간이 너무나도 부족했는데 3시간 넘게 잠을 자다니요. 그것도 낮잠을…….

스스로 자책하면서 다시 책상에 똑바로 앉아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글이 술술 써지는 것입니다. 너무나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머리 아픈 것이 깨끗이 사라졌다는 것이지요. 아마 피곤해서 머리가 아팠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쉬기만 하면 아프지 않을 것을, 할 일이 많다는 이유를 내세워서 억지로 책상 의자에만 앉아 있었던 것이지요.

학창시절에 정말로 열심히 공부를 하는데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친구가 정말로 머리가 나쁜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저보다도 IQ가 훨씬 높더군요. 머리는 좋았지만, 집중을 하지 못했고 피곤해도 억지로 책상 의자에 앉아 있었기에 효율이 없었던 것입니다.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얼마나 집중을 해서 살아가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집중하지 못하다보니 이것도 못하고 또 저것도 못하는 것은 아닐까요?

주님께도 마찬가지로 집중해야 합니다. 세상의 것들 모두에 관심을 가지고 여기에 덤으로 주님께도 관심을 갖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주님을 바라보고 주님의 뜻에 맞게 살아가는 집중. 내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합니다.


수원 고등동 성당의 성수대. 특이하더라구요.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