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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5-06-02 조회수1,179 추천수11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5년 6월 2일 연중 제9주간 화요일
 
“Repay to Caesar what belongs to Caesar
and to God what belongs to God.”
They were utterly amazed at him.
(Mk.12,17)
 
 
제1독서 토빗 2,9ㄴ-14
복음 마르 12,13-17
 

저는 2005년에 처음으로 자전거를 구입했습니다. 갑곶성지에 있으면서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당시의 유행을 따라서 저 역시 5만 원짜리 21단 자전거를 사서 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입니다. 왜냐하면 강화도에는 경사가 심한 언덕길이 많았기 때문이지요.

아무튼 언덕을 오르는 데에는 많은 힘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기어조절 없이 항상 그냥 땀을 뻘뻘 흘리며 힘으로 언덕을 올라갔지요. 제 자전거가 저가 자전거여서 그런지 기어 조절이 잘 되지 않기도 했지만, 뻑뻑한 상태로 페달을 밟아야 운동량이 더 많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태로 한 달 정도 지나고 나서 저는 자전거를 타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무릎이 너무 아픈 것입니다. 저의 상태를 오랫동안 자전거 타신 분에게 여쭈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자전거는 가장 편하게 타야한다는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다. 운동량이 많을 것 같아서 기어 조절을 하지 않고 타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경우 무게 중심이 다리와 무릎에 집중되어서 저와 같은 이상 현상을 겪을 수 있다고 하시더군요. 그냥 편안하게 페달을 밟을 정도로 기어 조절을 잘 하면 운동을 즐겁게 하면서 동시에 어디 아픈 곳 없이 건강해 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뒤로 저는 자전거를 편안하게 타는데 집중을 했습니다. 조금 좋은 자전거를 구입해서 기어 조절을 잘 해가며 천천히 자전거를 탑니다(기록을 내기 위한 선수도 아니니까요). 그러다보니 무릎 아픈 것도 없어졌고, 고질병이었던 허리 아픔도 말끔히 사라지면서 건강을 자랑하면서 살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우리의 삶도 이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몸에 무리를 하면서 일에 집중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유익할까요?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고통과 시련 안에서만 살라고 이 땅에 보내신 것이 아닙니다. 삶의 기어 조절을 잘 하면서 편안하게 당신의 일을 하며 따라오라고 하시지요. 그런데 기어 조절은 전혀 없이 앞만 바라보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다른 사람을 볼 여유가 있을 수 없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주님의 사랑 실천이 어떻게 가능하겠습니까?

예수님 시대의 수석사제들과 율법학자들 그리고 원로들이 바로 이렇게 앞만 바라보며 살아온 사람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자신들이 세운 기준에서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어떻게든 궁지에 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그 장면이 나오지요. 자신들의 생각과 다른 모습으로 나아가는 예수님을 궁지에 몰려는 그들의 노력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그들을 잘 아시는 예수님께서는 명쾌한 해답을 하시지요.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

황제에게는 그가 만든 은화만 돌려주면 되겠지만, 하느님께는 무엇을 드려야 하는 것일까요? 온 마음과 힘을 다해서 사랑을 드려야 하는 것입니다. 자신과 세상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집중할 때 세상은 더욱 더 편안히 즐기며 행복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요?

복을 받기 위해 신을 섬기는 사람은 신이 아닌 자기를 섬기는 것이다(앙겔루스).


아직도 제주도에 있습니다. 오름을 올라갔지요.

 

사랑에 집중하세요.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날 때가 있습니다. 나의 세계, 우주가 사라진 기분이지요. 그런데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해가 뜨고 별이 나오고 전과 같이 돌아가는 세상입니다. 세상은 변화가 없지만 내 마음은 사랑하는 이의 부재로 큰 변화를 가질 뿐이지요.

이런 모습을 보면서 이 세상의 사랑은 영원히 계속되는 것이 아님을 깨닫습니다. 하긴 언젠가는 운명으로 이별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 영원한 생명을 약속하셨고, 하느님 나라를 간접적으로 보여주십니다.

마음으로 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그곳에 희망을 두기란 힘들지만, 삶 안에서 사랑으로 하느님 체험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사랑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를 깨닫습니다.


교래 자연휴양림입니다. 너무 좋은 곳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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