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06-03 조회수760 추천수8 반대(0)

제가 도움을 주는 평신도 사도직 단체인 새천년 복음화 사도직 협회가 있습니다. 20년 동안 별 문제 없이 사무실을 임대해서 지내고 있었는데, 건물 주인이 사무실을 비워달라고 하였습니다. 명동에서 사무실을 임대하는 것이 쉬운 일도 아니고, 건물을 구입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지난 25년 동안 복음화 학교를 통해서 신자들에게 영적인 변화를 주었던 새천년 복음화 사도직 협회를 사랑하셔서, 가톨릭 회관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말 그대로 전화위복, 새옹지마가 되었습니다.

 

저도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지금부터 16년 전에 주교님께서는 제게 적성성당의 주임신부로 가라고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원망의 마음이 있었습니다. 성당도 작고, 신자 수도 적고, 동창들이 있는 서울과도 멀었기 때문입니다. 겨울에는 너무 추웠습니다. 농번기에는 신자들이 성당에 오기 힘들었습니다. 주일이면 군인들이 미사에 오는데, 군인들이 지나간 자리는 청소할 것들이 많았습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지내야 할지 앞이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와서 생각하면 적성에서의 3년은 제게는 은총의 시간, 축복의 시간, 치유의 시간이었습니다. 지금은 하고 싶어도 그런 자연 속에서 사목을 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제가 꿈꾸고, 원했던 것들을 마음껏 펼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혈압이 높았던 저는 그곳에서 지내면서 정상 혈압으로 돌아왔기 때문입니다.

 

명동 거리에는 솜사탕을 파는 사람, 뽑기를 파는 사람이 있습니다. 화려한 색의 솜사탕이 되기 위해서, 설탕은 뜨거운 회전판에서 녹아야 합니다. 설탕이 녹지 않으면 저렇게 예쁜 솜사탕은 나올 수 없는 것입니다. 뽑기도 그렇습니다. 뜨거운 불 위에서 설탕은 녹아야 하고, 여러 모양의 뽑기가 되기 위해서는 늘어진 판위에서 쇠도장을 받아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부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오늘 성서에서 이야기 하는 부활에 대해서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첫 번째 의미는 일어난다.’라는 뜻입니다. 절망에서 희망으로, 슬픔에서 기쁨으로, 고통에서 즐거움으로, 어둠에서 빛으로 변화되는 것을 말합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의 평화를 구하는 기도는 부활의 의미를 잘 말해 주고 있습니다.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어둠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오는 자 되게 하소서! 위로받기 보다는 위로하고, 이해받기 보다는 이해하며 사랑받기 보다는 사랑하게 하소서. 우리는 줌으로써 받고, 자기를 버리고 죽음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얻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하느님께 대한 믿음입니다. 하느님은 자비하신 분이기에 불의한 죽음을 당한 이들을 다시 일으켜 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구약성서의 마카베오기는 부활에 대한 믿음을 우리에게 전해 주고 있습니다.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지키기 위해서 순교를 하는 어머니와 아이들은 부활에 대한 믿음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마티아티스는 하느님께 대한 믿음으로 이방인들의 제사를 거부하고 순교를 합니다. 이 또한 하느님께서 다시 일으켜 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부활의 신앙은 죽음 이후의 삶을 이야기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부활의 신앙은 지금 이곳에서의 충실한 삶을 이야기 합니다. ‘불신과 편견의 벽을 허무는 것입니다. 민족과 계층의 벽을 허무는 것입니다. 남자와 여자라는 성의 벽을 허무는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가 지금 이곳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부활 신앙의 핵심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것을 바치는 사랑으로 지금 이곳에 하느님 나라를 구현하셨습니다. 제자들은 다시 일어설 수 있었고, 예수님의 가르침을 그들이 살고 있는 삶의 자리에서 증언하였습니다. 그것이 바로 부활의 삶입니다. 우리들 또한 두려움 없이 당당하게 주님의 제자로서 주님의 뜻을 우리들 삶의 자리에서 드러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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