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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5-06-03 조회수1,138 추천수9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5년 6월 3일 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He is not God of the dead
but of the living.
(Mk.12,27)
 
 
제1독서 토빗 3,1-11ㄱ.16-17ㄱ
복음 마르 12,18-27
 

몇 년 전에 어떤 자매님께서 강원도에 있는 자신의 집을 이용하라며 집 열쇠를 내어 주신 적이 있습니다. 노후에 와서 살려고 준비한 집이라고 하는데,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 곳에 위치하고 있는 정말로 멋진 곳이었습니다. 저는 그곳에 혼자서 며칠을 생활하면서 마치 제 집처럼 자유롭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그 집의 침실과 주방을 이용하고, 거실에서 편안히 누워서 텔레비전도 보면서 여유로운 휴가를 즐겼습니다.

드디어 그분께 약속했던 시간이 지나서 이 집을 나오는 날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급한 일이 생겨서 급하게 인천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 처해졌습니다. 청소도 해야 하고, 정리정돈을 말끔하게 해야 하는데 급한 상황이라 시간이 없는 것입니다. 저는 최대한 빨리 지저분한 것을 치워 비닐봉지에 담아 제 차에 실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만 대충 치울 수밖에 없었기에 집 주인이신 그 자매님께 너무나 죄송했습니다. 그래서 전화를 걸어 급한 일이 생겨서 집 정리를 제대로 못했다는 사과를 드렸지요.

만약 제 집이었다면 이렇게 사과를 드렸을까요? 그럴 리가 없지요. 완전히 난장판을 만들어놔도 전혀 미안한 마음을 갖지 않았을 것입니다. 제 집이 아닌 빌려 사용한 집이기 때문에 사과를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합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생각해봅니다. 과연 내 집일까요? 주님께서 우리들에게 잠시 동안 잘 관리하며 쓰라고 하신 빌려준 집입니다. 그래서 무한의 시간 속에서 살지 못하고, 이 세상이라는 집을 남겨두고 주님 곁으로 언젠가는 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내 집인 양 자기 멋대로 사용하려고 할 때가 참으로 많은 것 같습니다. 때로는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고도 사과의 말 한 마디 하지 않을 때도 있지는 않았습니까? 바로 자기 안에 갇혀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나를 기준으로 세워놓고 있기 때문에, 이 세상이 자신의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다보니 주님의 뜻보다는 내 뜻이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사두가이들은 부활이 없다는 자신의 주장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예수님께 ‘일곱 형제를 아내로 맞이한 여자는 부활 했을 때 누구의 아내가 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져서 부활이 없음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부활은 단순히 물질적인 몸으로 다시 살아난다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지요. 그보다는 더 완전한 몸, 영적인 몸으로 되살아나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하늘에 있는 천사들과 같아진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사두가이들의 생각은 자기들만의 생각일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반대하면서 허무맹랑한 질문을 던졌던 것입니다. 바로 자신의 뜻만을 내세우려는 생각이 하느님의 뜻을 반대하게 되는 것이지요.

하느님의 뜻보다는 자신의 뜻을 내세워서는 안 됩니다. 또한 내가 원하는 것이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보다 먼저가 되어서도 안 됩니다. 우리는 잠시 이 세상을 빌려 쓰고 있음을 기억하면서, 집주인이신 주님께 맞추며 살아가야 합니다.

‘미안해’란 말을 두려움 없이 말한다. ‘고마워’란 말을 주저 없이 말한다. ‘사랑해’란 말을 부끄럼 없이 말한다(일본 전국남편협회 회원이 외친 ‘사랑의 3원칙’).


이시돌에 있는 새미 은총의 동산.

 

생각의 전환

미국에 ‘노먼 워터’라는 그림수집가가 있었습니다. 보통 그림수집가라고 하면 유명한 그림을 수집하겠지요. 그 역시 유명한 그림을 수집하는데 정성을 기울이다가 어느 날 문득 ‘버려진 그림을 수집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먼저 다음과 같은 기준을 세웠습니다.

① 유명작가지만 평이 좋지 않아 외면 받은 그림.

② 무명화가 그림이되 5달러 미만의 그림.

이 기준을 가지고 곧바로 200여점을 모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에 이 작품들을 가지고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젊은이들에게 그림 감별 능력을 길러주고, 그림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지요.

버려진 그림으로 이루어진 이 전시회는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요? 뜻밖에 연일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 대성공을 이루었습니다. 어떤 유명한 명화의 전시회보다도 더큰 성황을 이룬 것입니다.

발상의 전환이 얼마나 큰 효과가 있는지 깨닫게 합니다. 생각을 바꾸면 뜻밖의 행운도 얻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자기 안에 갇혀 있는 삶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대신 주님 안에 갇힐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야 더 큰 행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용수성지의 라파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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