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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고통이 곧 불행은 아니다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5-06-06 조회수682 추천수2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며칠 전 중국에 선교 온 신부님과 평신도 선교사들을 만났고
          그분들과 함께 미사를 드리면서 제가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제가 볼 때 여러분들이말로 토빗들이신데 
          여러분은 여러분이 토빗이기를 바라십니까? 
          여러분은 될 수 있다면 토빗처럼 되시겠습니까?’
            
          이분들은 중국에서도 아주 오지에서 
          나환자들을 위해 살고 계십니다.
          제가 그분들을 찾아가서 
          하룻밤 자고 오는 데에만 만 3일이 걸렸고
          길이 얼마나 험하고 교통편이 얼마나 불편한지,
          그리고 기후는 얼마나 습하고 더운지 
          그 고생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분들은 토빗이 되겠다고 하십니다.
          평생 진리와 선행의 길을 갔는데도 오히려 눈이 멀고
          선행이 오해를 받는 억울함이 있어도 
          토빗이 되겠다고 하십니다.
            
          그것이 그분들의 불행이었다면 
          토빗이 되겠다 하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그분들의 행복이었기에 
          토빗이 되겠다고 하신 거겠지요.
          그렇습니다. 그분들은 행복을 추구하고 
          행복을 사는 분들입니다.
            
          우리에게 행복이란 세 가지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즐거움이라는 행복,
          기쁨이라는 행복,
          평안함이라는 행복.
            
          이 세 가지 관점에서 볼 때 
          토빗은 정말 불행한 사람이었습니다.
          선행이 오해를 받으니 
          그 억울함과 고통이 얼마나 컸겠습니까?
          아들을 떠나보내야만 했으니 얼마나 슬펐겠습니까?
          눈이 먼 상태에서 살아가니 
          하루하루가 얼마나 불안했겠습니까?
            
          그런 토빗이었는데 오늘 이렇게 얘기합니다.
          “얘야, 내가 너를 다시 보게 되다니! 
          이제는 죽어도 괜찮다.”
          너무 기쁘고 정말 행복하니 이런 말을 하는 것입니다.
            
          기쁨이란 이런 것입니다.
          우리 인간은 보통 즐겁고 기쁘기를 바라지만
          기쁨이란 이렇게 오랜 기간의 괴로움 후에 오는 것입니다.
            
          기쁨이란 원하는 것을 이루거나 
          갖게 되었을 때의 만족감입니다.
          그런데 그 원하는 것을 얻는데 아무 어려움이 없거나
          그 원하는 것이 너무 빨리 이루어지면 
          기쁨을 느끼지 못하거나 그 기쁨이 그리 크지 않습니다.
            
          기쁨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고통의 크기에 비례하고
          그것을 얻기 위한 고통의 시간과 비례합니다.
          오랫동안 고생고생하며 마련한 집이어야 그 기쁨이 크지
          장가갈 때 부모가 사준 집은 그리 큰 기쁨이 되지 못합니다.
            
          토빗은 일생 고통 가운데 살았지만 
          불행한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토빗은 일생 고통 가운데 살았기에 
          말년의 기쁨이 더 컸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고통=불행이라는 등식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은 그런 등식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십자가와 부활이라는 역설을 살아갑니다.
          고통은 참 기쁨, 참 행복을 위한 조건입니다.
            
          토빗서, 특히 오늘의 토빗 얘기는 
          이런 교훈을 우리에게 줍니다.
          이것을 명심하며 살아가는 우리가 되어야겠습니다.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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