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06-07 조회수889 추천수15 반대(0)

오늘은 성체 성혈 대축일입니다. 예수님께서 성체성사를 제정하신 것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성체성사의 가장 큰 의미는 내어줌입니다. 사제는 미사 때 빵과 포도주를 축성하면서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재현합니다. ‘여러분은 모두 이것을 받아먹으십시오. 이는 여러분을 위해서 내어 줄 나의 몸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이것을 받아 마시십시오. 이는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는 내 피의 잔입니다. 죄를 사하여 주려고 여러분 모두를 위해서 흘릴 피입니다. 여러분은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십시오.’

 

내어주고 나누는 것에도 종류가 있습니다. 요즘 너무나 빨리 자신의 것을 내어 주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메르스입니다. 분명 몸에 열이 나고, 기침을 하는 독한 감기입니다. 잘 치료하면 좋아질 수 있는 병입니다. 하지만 이 메르스는 또 다른 것들을 우리에게 나누어 주고 있습니다. ‘걱정, 근심, 불안, 두려움, 공포입니다.

 

우리는 의식하지 못하면서 너무나 쉽게 이웃에게 나누어 주는 것들이 있습니다. 험담입니다. 험담은 돌고 돌아서 결국은 험담을 한 사람도 또 다른 사람들에게 험담의 대상이 됩니다. 인터넷은 험담을 생산하는 공장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불평입니다. 돌 틈에 핀 꽃은 불평하지 않습니다. 바닷가 절벽 위에 핀 꽃도 불평하지 않습니다. 어렵게 꽃을 피운 것을 우리에게 보여 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많은 경우에 불평과 불만을 이야기 합니다. 그런 불평과 불만이 퍼지면 우리 사회는 깊은 병에 걸리게 됩니다. 원망과 분노입니다. 원망과 분노로 해결되는 문제는 하나도 없습니다. 원망과 분노는 오히려 내면에 깊은 상처를 주기 마련입니다. 이웃에서 보내는 도움의 손길을 거부하게 만듭니다.

 

여러분은 하느님께서 공평하시다고 생각하십니까? 하느님께서는 공평하시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은 키가 크고, 어떤 사람은 키가 작습니다. 어떤 사람은 건강한 몸으로 태어나고, 어떤 사람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납니다. 어떤 사람은 잘 생긴 얼굴로 태어나고, 어떤 사람은 평범한 얼굴로 태어납니다. 부자의 자녀로 태어나는 아이도 있고, 아프리카의 아주 가난한 집의 아이로 태어나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세상은 이렇게 공평하지 않을까요? 그것은 흐름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이 세상을 공평하지 않게 만드신 것도 세상은 흐름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에는 강약, 고저, 장단이 있습니다. 물도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릅니다. 공기도 강한 곳에서 약한 곳으로 흘러갑니다. 구름도 비가 되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내립니다. 사람의 피도 끊임없이 흘러야 생명이 유지됩니다. 세상은 이렇게 흘러야 하고, 그렇게 흐르는 세상은 공평해 지는 것입니다. 돈도 흘러야 경제가 살아납니다.

 

사람이 사는 이 세상도 흐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약한 곳에서 강한 곳으로 흐르는 것이 문제가 됩니다. 강대국에서 약한 나라로 흘러가야 하는데 약한 나라의 것들이 강한 나라로 흡수됩니다. 부유한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어야 하는데 가난한 사람들의 것들이 부유한 사람들에게로 흘러갑니다. 우리가 잘 아는 ‘IMF’ 때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20%의 이자를 내면서 돈을 빌려야 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가난해 졌습니다. 하지만 부유한 사람들은 20%의 이자를 받았기 때문에 더욱 부자가 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신 사건이 바로 예수님입니다. 이것은 세상의 흐름을 바로 잡기 위해서 였습니다. 세상의 흐름이 강한 곳에서 약한 곳으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긴 곳에서 짧은 곳으로 흘러간다면 세상은 공평해지고 아름다워 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세상은 예수님이 꿈꾸던 하느님 나라입니다. 사자와 어린아이가 함께 있는 나라, 늑대와 어린 양이 함께 있는 나라, 사막에도 샘이 흘러 꽃이 피는 나라입니다.

 

우리가 열심히 일해서, 공부해서 성공해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출세해서 자기만 잘 살고, 잘 먹기 위해서입니다. 다른 하나는 출세해서 세상의 차별을 없애기 위해서입니다. 혼자서 5000명의 것을 빼앗아 먹을 수도 있지만, 혼자서 5000명을 먹여 살릴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로 혼자서 5000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셨습니다.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려 오셨습니다. 제자들의 발을 씻겨 드리시면서 어떻게 해야 공평한 세상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 주셨습니다. 첫째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꼴찌가 되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어느 교회의 이야기입니다. 모든 교인들이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교회가 없어서 대학교의 강당을 빌려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교인들이 늘어나서 대학교의 강당에서는 더 이상 예배를 드릴 수 없었습니다. 공동체는 교회를 신축하기 위해서 200억을 모금했습니다. 하지만 교회는 눈에 보이는 성전을 짓기 위해서 200억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늘어난 신자들은 4곳의 교회로 나누었고, 다른 강당을 빌려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성전을 짓기 위해서 마련한 200억 원을 눈에 보이지 않는 성전을 짓는데 사용하였습니다. 탈북자들을 위한 학교를 세웠고, 베트남, 러시아에 있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공장을 세웠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시설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그 교회의 공동체는 바로 예수님께서 사람이 되신 이유를 알았고,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신 그대로 이웃들의 발을 씻겨 드렸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잘 사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성체 성혈 대축일의 진정한 의미는 남을 잘 살게 해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사람이 되신 것도, 예수님께서 성체와 성혈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시는 것도 모두 우리가 잘 살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또한 우리도 이웃을 잘 살게 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