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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6.8 월/ 기 프란치스코 신부님 - 어떤 행복을 어떤 마음으로 찾을까?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06-07 조회수1,266 추천수7 반대(0) 신고
   

    연중 10주 월 마태 5,1-12(15.6.8)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마태 5,3)


Jesus Preaching the Sermon on the Mount
 
 


 어떤 행복을 어떤 마음으로 찾을까?

누구나 행복을 원한다. 하버드대학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강의가 ‘행복론’이라 한다. 어떤 이는 많이 지니고 누릴수록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또 다른 이들은 많이 나누고 되돌릴수록 행복하다고 여긴다. 소유와 존재, 이 둘은 늘 그렇게 서로 쫓고 쫓기는 신세일 수밖에 없는 것일까? 오늘의 시대는 존재에 대한 소유의 지배가 압도적이다. 어떤 차를 소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그 사람이 평가되고 존중받는 시대... 오늘 복음에 답이 있을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역설적으로 핍박받는 이들이 축복을 받으리라고 하신다. 곧, 마음이 가난한 이들, 슬퍼하는 이들, 온유한 이들,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자들,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예수님 때문에 박해를 받는 이들은 행복하다. 메시아는 핍박받는 이들을 위해 오신다. 다음으로 하느님의 일에 참여하는 이들 곧, 자비를 베푸는 이들,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평화를 이룩하는 사람들이 하느님의 축복을 받게 된다고 말씀하신다.

마음이 가난한 이나 온유한 이는 하느님께서 자신의 주인이시며 삶의 이유와 목적임을 명확히 의식하고 전 존재를 그분께 의탁하는 이들이다. 맡겨야 관계가 형성되고 관계를 통해 생명과 사랑을 받을 수 있다. 예수님의 말씀에는 인간이 먼저 적극적으로 무엇인가 응답해야 축복을 받게 된다는 일종의 암시도 포함되어 있다. 행복은 자신이 가난하다고 의식하고 가난을 겸손하게 받아들이는 이에게만이 주어지는 선물이 아니겠는가!

여기서 말하는 가난은 영적인 것으로서 하느님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자신의 욕망을 버리고 하느님께 의지하는 겸손한 마음 자세이다. 따라서 자신의 욕망을 버리고 복음의 가치에 따라 사는 이들이 하느님의 축복 안에 머물 것이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라는 것은 하느님과 함께 있는 것이고 행복의 근원인 하느님을 소유하고 그분과 함께 있는 것보다 더한 행복이 있으랴!

이스라엘 민족은 지상의 통치를 원하였으나 그들은 교만하여 우상을 섬겼고, 가난하면서도 하느님을 떠나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하였기에 결국 아무것도 차지하지 못했다. 이처럼 우리도 온갖 풍요의 근원인 하느님을 삶의 중심에 두지 않고 현세의 편의와 재물과 명예만 추구할 때 하느님 나라를 체험하지 못할 것이다. 이것은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여기서 하느님 없는 ‘절대 무의미’를 맛보는 비참함에 떨어지는 것이다.

마음이 가난한 이가 행복하다는 말씀은 내적인 가난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그 가난은 자비로 실천되어야 한다. 스스로 자비를 행하지 않는 자는 하느님의 자비를 기대할 수 없다. 하느님의 심판을 이기는 길이 곧 자비의 실행이며(야고 2,13). 따라서 우리는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행동으로 표현해야 한다. 자비는 우리의 허물을 씻어주고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자비를 체험한 자녀는 그분으로부터 다른 형제들과 친교를 이루며 선하게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자신들이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받은 사랑의 경험들을 다른 형제들에게 전달함은 아주 중요한 의무이다.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의 고통을 적극 받아들일 때 그분과의 연대는 더욱 깊어지고 기쁨은 절대적으로 보장받게 된다. 가난은 그렇게 연대감의 표현이 되어야 한다. 어떤 가난도 사회적 사랑으로 표현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참 가난이 아니며 하늘나라의 축복과는 무관한 비참함이리라!

가난한 마음의 다른 면인 온유함은 복음은 하느님의 뜻과 배려의 손길에 자신을 순순히 맡기는 것을 말한다. 마음이 온유한 이는 하느님의 연장이 되어 모든 것을 하느님께서 행하시도록 해 드린다. 따라서 온유함은 하느님이 마땅히 행하실 것을 단호히 행하시는 분이시라는 것을 인식함이며, 하느님이 행하실 것을 해드리고자 하는 의지이다. 오늘도 가난하고 온유한 마음으로 행복을 발견하는 십자가의 순례를 시작해보자!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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