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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6.9 화/ 기 프란치스코 신부님 - 맛과 색깔이 뚜렷한 신앙인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06-08 조회수1,246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10주 화 마태 5,13-16(15.6.9)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마태 5,13)


 

Living as Salt and Light in the World



 


  맛과 색깔이 뚜렷한 신앙인 

사소한 행동 하나만으로도 감동을 주는 신앙인들이 있다. 한마디 말에도 하느님의 따뜻한 사랑이 느껴지는 이들이 있다. 마음씀씀이가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는 이들이 있다. 그런가 하면 겉과 속이 다르고, 신앙생활과 사회생활이 완전히 분리되어 일치되지 않아 이맛살이 찌푸려지게 하는 이들도 있다. 세상 비판에는 열을 내면서 세상 안에서 빛과 소금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신앙생활은 왜 하는 것일까?

예수님께서는 소금과 등불의 비유를 통해서 당신 제자들의 신원을 밝혀주신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신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 이와 같이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5,14-16)

어떻게 살아야 세상의 소금이 되고 빛이 될 수 있을까? 한마디로 진복선언(5,3-12)과 산상수훈(5,17-7,12)의 요구대로 살면 된다. 곧 가난하고 슬픔에 차 있으며, 온유하고 옳은 일에 목말라하며, 자비를 베풀고 마음이 깨끗하며, 평화를 위해 일하고 의로운 일을 위해 기꺼이 박해를 받을 때 인류의 소금이 된다.

“소금이 제 맛을 잃으면”(5,13)이란 표현은 원전에는 ‘소금이 어리석게 된다면’으로 되어있다. 그리스도인이 산상수훈(5,3-7,29)의 윤리를 저버리면 어리석게 되고 스스로 정체성을 상실해버리게 된다. 그리스도 교회야말로 세상의 부패를 막고 세상의 어두움을 비추는 대안사회, 대조사회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 말은 경고의 의미도 갖는다.

이 소명을 다하지 못한다면, 하느님께로 향하는 삶의 의미를 상실하며 힘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그리스도인들인 제 맛과 색깔을 내지 못하면 “아무 쓸모가 없으니 밖에 버려져 사람들에게 짓밟힐 따름이다.”(5,13) 따라서 각자는 소명에 대한 긍지와 책임 및 성실성을 가져야 한다.

제맛을 내는 소금과 같은 신앙으로 살려면 하느님을 삶의 중심에 모시고, 하느님께서 가르쳐주시는 가치를 첫 자리에 두며, 소유욕과 애착을 버리고 자신을 기꺼이 내놓고 되돌리는 희생적 사랑을 실행해야 한다. 왜 사는지,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며,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야 하는지 등 삶의 모든 면에 하느님의 혼이 배어 있을 때 제맛을 내는 우리가 될 것이다.

“세상의 빛”(요한 8,12)이신 예수님께서 이제 제자들에게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5,14)라고 하신다. ‘세상’이라는 말은 모든 것을 내포하는 전체적인 어떤 것, 모든 지상의 존재에 대한 훨씬 더 강한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말이다. 이제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가져오신 진리의 빛을 지니고 이 세상을 다녀야한다. 제자들은 예수님께 속해 있고 예수님으로 가득 채워져 있기에 그들 자신이 빛이 된다. 참된 의에 주리고 목말라 하며 세상의 빛이 된 제자들은 등불로서 그들이 어디에 있든 이제 숨겨질 수 없는 도시가 될 것이다.

빛은 어둠의 존재를 확인해주고, 사물을 분별해 주며 세상을 올바로 볼 수 있게 해주고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해 준다. 이제 어두운 사회현실 속에서 우리 신앙부터 먼저 창조주 하느님을, 자연을, 사람을 올바로 볼 수 있는 조그마한 빛이 되도록 힘쓰자. 무엇보다도 나 자신의 빛을 내는 것이 아니라 착한 행실을 통하여 주님의 빛을 드러내는 반사경이 되도록 하자. 더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정쩡하고 부화뇌동하며 색깔도 없는 세속적인 삶을 그만 두자.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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