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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6.10 수/ 기 프란치스코 신부님 - 삶의 한복판에서 율법을 완성하는 길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06-09 조회수1,148 추천수6 반대(0) 신고



    연중 10주 수 마태 5,17-19(15.6.10)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완성하러 왔다.”(마태 5,17)



 
Teaching about the Law




삶의 한복판에서 율법을 완성하는 길

우리는 삶을 점검하고 쇄신하려 할 때 자주 ‘법적인 데 매이지 말고 영적인 것을 추구하자’고 외친다. 그러나 더 깊이 자신의 의식을 들여다보면 ‘법적인 것과 영적인 것’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법도 영성도 인간에게서 나온 것이고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 문제는 법이나 영성이 아니라 그것을 어떤 마음과 지향으로 받아들이고 살아내느냐이다.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법이 있듯이 정신세계를 망가뜨리는 영성도 있지 않은가! 어떤 것이든 하느님의 뜻에 따라 하느님의 마음으로 수용하고 함께한다면 성사(聖事)가 될 것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율법을 하느님께서 직접 주신 삶의 법으로 여겼고, 자신들의 삶을 그 법의 구속력에 내맡김으로써 하느님 앞에 의롭게 산다고 생각했다. 이런 맥락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자신이 선포한 ‘하늘 나라’에로 정향된 ‘의로운 삶’을 새롭게 요구하셨다. 이제 율법은 예수님에 의해서 새롭게 풀이되고 완성된다.

예수님께서는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오신 것이 아니라 완성하러 오셨다(5,17). 여기서 율법과 예언서를 함께 열거한 것은 구세사적인 관점을 더욱 부각시키는 것이다.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율법 그 자체의 구속력을 제거해버리는 것을 말한다. ‘완성한다’는 말은 율법의 조목 자체를 완성한다는 뜻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인간에게 올바르게 전달하는 것을 가리킨다.예수님께서는 말씀과 행동으로 하느님의 뜻에 순응함으로써 율법을 완성하셨다.

이제 예수님 안에서 하느님의 원초적인 뜻이 새롭게 밝혀지기 시작했고 그분과 함께 충만하게 이루어져 나간다(5,18-20). 예수님께서는 율법의 한 자 한 획에 집착하지 않으시고 과감하게 율법을 심화하거나 폐지하셨다. 아울러 예수님께서는 유대교의 잡다한 계율들을 원수 사랑(5,43-48), 황금률(7,12),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22,37-40)으로 환원시켜 단순화하셨다.

인간이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려면 규칙과 제도들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우리의 삶을 원활하게 해주는 요소들이다. 따라서 지나치게 법규에 얽매이거나 제도만을 중시한다면 그보다 더 중요한 인간관계나 사랑에 금이 갈 수 있다. 그리고 삶의 전반에서 드러날 수 있는 지나친 원칙주의로 인해 초래되는 메마름에서 벗어나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신다. “그러므로 이 계명들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것 하나라도 어기고 또 사람들을 그렇게 가르치는 자는 하늘 나라에서 가장 작은 자라고 불릴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는 하늘 나라에서 큰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5,19) 율법은 이 지상이 끝날 때까지 그리고 하느님의 뜻이 다 이루어질 때까지 지속되므로, 율법의 구속력과 그 유효성은 종말론적이다.

예수님은 메시아로서 율법의 주인이시요, 그분을 따르는 이들은 그 율법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철저히 실행하는 이들이다. 모든 계명은 하느님께로부터 주어진 것이고, 하느님의 뜻이 담겨져 있기에 강도나 구속력이 크든 작든 동일한 가치나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예수님께서는 율법이 하느님의 뜻을 드러내는 한 모든 계명을 빠짐없이 철저히 준수하라고 하신 것이다.

우리 모두 율법의 문자에 매여 스스로를 구속하지 말고, 일상의 삶에서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철저히 추종함으로써 율법을 완성해나가도록 하자.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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