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1일(마태 10,7-15): “가서,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선포하여라.”(마태 10,7) |

* 전례력에 따른 본문읽기(사도 11,21-26,13,1-3과 마태 10,7-15)

    오늘 <말씀전례>는 이번 주부터 시작된 <코린토인들에게 보내는 둘째 편지>(제1독서)의 와 <마태오복음>(복음)의 산상설교의 “연속독서”(lectio continua)를 벗어나, <사도행전>과 <마태오복음> 10장을 듣습니다.

   왜냐하면, 전례력에 따른 기념일에 맞추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곧 사도 바르나바의 기념에 맞도록 말씀이 배정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독서>와 <복음>의 연관성 안에서 말씀을 듣게 됩니다.

   먼저 <독서>인 <사도행전>에서는 그는 교회로부터 안티오키아로 파견되었으며, “착한 사람이었으며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으로서,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활동으로 주님께 인도하였음을 전합니다.

   또한 그는 성령께서 일을 맡기려고 불러 따로 세웠음을 전해줍니다.

   오늘 <복음>은 사도들을 파견하시면서, 하늘나라를 선포하고 병자를 고치고 마귀를 쫓아낼 수 있는 권한을 주십니다. 그리고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돈이나 여벌옷을 가져가지 말 것이며, 가는 곳마다 평화를 빌어주라고 하십니다. 곧 오직 주님께만 의탁하여 사명을 수행하라 하십니다.

* 묵상(meditatio): “가서,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선포하여라.”(마태 10,7)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마태 10,8)

   놀라운 일입니다. 제자들은 유례없는 위대한 직무를 받은 것입니다. 그것은 모세와 예언자들이 받았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습니다.

   모세와 예언자들은 기껏해야 지상에서의 일시적 약속에 대한 것들을 선포했을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제자들에게는 전혀 새롭고 놀라운 직무와 권한이 주어진 것입니다. 감히 그 누구도 할 수 없었던,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직무인 것입니다. 그것은 “하늘나라”를 선포하라는 직무입니다.

   그런데, 더더욱 놀라운 것은 그들이 그 직무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그 어떤 망설임이나 주저함이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특별한 능력이 있던 이들도 아니었는데도 말입니다. 모세도 예언자들도 망설이고 꺼려했는데 말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위험이나 박해가 없었던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그런데도, 오히려 그들은 지극한 열정으로 그 직무를 다했습니다.

 오늘 우리가 기념하고 있는 바르나바 사도도 바로 그러했습니다.

그런데, 대체 그들은 어떻게 해서 그렇게 할 수가 있었을까?

   그것은 그들에게 그러할 권능이 함께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곧 하늘나라가 주어졌고, 하늘나라를 선포할 힘이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거저 주어진 것’이었습니다. 선물이었습니다.

그런데, 나는 대체 무엇을 받았는가? 그리고 그것을 누구에게서 받았는가?

나는 진정 무엇인가를 받아서 지니고 있는가?

   그렇습니다. 저는 용서도 받았고, 사랑도 받았고, 생명도 받았고, 말씀도 받았고, 신앙도 받았습니다. 그 모든 것이 주님께 받은 은총입니다.

   예수님께서 오늘 저에게 말씀하십니다.

“네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마태 10,8)

    저에게 인색하지 말라 하십니다. 줄 때는 손해 본다는 마음이 없어야 하고, 그저 못 주어서 안달이 난 사람처럼 퍼 주어라 하십니다.

   하늘나라를 그렇게 전해 주어야 하고, 용서를 그렇게 베풀어주어야 하고, 사랑을 그렇게 내어주어야 하고, 가진 물질을 그렇게 나누어주라고 하십니다. 마음을 그렇게 내주고, 시간을 그렇게 내주라 하십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