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06-13 조회수939 추천수11 반대(0)

어제는 사제성화의 날이었습니다. 교구의 신부님들은 명동 성당에서 하루 피정을 하였습니다. 드봉 주교님의 강의를 들었고, 함께 미사를 봉헌하였습니다. 주교님께서는 사제들이 함께 소통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사제들이 기도 중에 하느님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기도를 하지 않으면 예수님에 관해서, 하느님에 관해서 강론을 하지만 기도를 열심히 하면 예수님을, 하느님을 이야기 할 수 있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예전에 어머니들은 시집을 오면 ‘귀머거리 3년, 벙어리 3년, 장님 3년’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만큼 시집살이가 힘들고 어렵기 때문에 안 들리는 것처럼, 말 못하는 것처럼, 보지 못하는 것처럼 지내면서 시집살이를 견디어야 한다는 뜻이었습니다. 요즘이야 그렇게 말하는 어머니들도 없고, 결혼을 앞둔 여성들도 대부분 직장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예전처럼 시집살이를 할 시간도 거의 없습니다. 결혼을 하면 시댁의 식구들과 함께 사는 경우도 거의 없고, 따로 살림을 살기 때문에 시집살이를 할 기회도 별로 없습니다. 시집살이가 고되고 힘든 면은 있지만, 그런 시집살이를 통해서 한 집안의 전통을 배우고,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배울 수도 있었습니다. 다듬이 소리처럼, 가을 풀밭의 귀뚜라미 소리처럼, 논두렁의 개구리 소리처럼 예전에는 익숙했던 것들이 지금은 귀한 소리가 되고 있습니다. ‘시집살이’라는 말도 앞으로는 사전에서나 찾을 수 있는 말이 될 것 같습니다.


오늘 우리는 복음에서 성모님과 예수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성모님은 ‘이 모든 것을 마음속에 간직 하였다.’고 합니다. 우리들의 어머니의 마음을 보면 성모님의 마음도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늦게 들어오시는 남편을 위해서 밥 한 공기를 이불 속에 넣어두는 마음, 말썽 부리고 공부도 잘 못하는 둘째 아들 때문에 걱정이지만 언젠가 사람 구실을 할 것이라고 믿는 마음, 남은 반찬과 찬밥을 물에 말아 드시는 알뜰한 마음, 실직한 남편을 대신해서 새마을 일을 하지만 남편이 곧 다시 일을 시작할 것이라고 믿어주는 마음, 결혼한 자녀들이 찾아오면 맛있는 음식을 먹게 하고 남은 것을 정성껏 싸 주시는 따뜻한 마음’입니다.


예전에 본당 신부님들께서 하시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너도 본당 신부가 되어 바라!’ 본당 신부가 되면 모든 것이 편하고,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본당 신부가 된 다는 것은 더 많은 희생과 책임을 어깨에 지고 살아야 한다는 뜻이었습니다. 보좌신부로 지낼 때는 ‘화장실 문고리가 고장 난 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칠판에 아이들이 써넣은 낙서도 그냥 보았습니다. 마당에 떨어진 휴지도 그러려니 하였습니다. 소성전에 성수물이 떨어진 것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본당 신부가 되면 마음이 바뀌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머니들이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너도 시집가서 꼭 너 닮은 딸 하나 낳아 봐라!’


성모님은 모든 것을 마음속에 간직하였습니다. 성모님의 마음은 깊고 넓어서 모든 것을 품어 주시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들 어머니의 마음도 그렇게 깊고 넓어서 가족들의 모든 아픔과 고민을 말없이 품어주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신앙인들은 바로 이런 마음을 배우고 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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