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1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06-14 조회수856 추천수13 반대(0)

메르스에 감염된 환자는 1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사회는 메르스로 인한 불안과 근심이 커져가고 있습니다. 자가 격리된 사람은 3000명이 넘었습니다. 확진자는 100명이 넘었습니다. 시설에 격리된 사람도 수백 명이 넘습니다. 사망자도 10명이 넘었습니다. 단 한명의 메르스 환자가 이렇게 커다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불안과 걱정은 또 다른 결과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각종 모임은 취소되었고, 관광객은 줄어들었고, 학교는 휴교를 하였습니다. 메르스가 초래한 경제 손실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바이러스가 이렇게 큰 영향을 주는 것을 목격하였습니다.

 

희망의 씨앗도 커져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은총입니다.’ 꽃동네가 추구하는 정신입니다. 본인도 구걸을 하는 할아버지가 구걸할 힘도 없는 사람들에게 음식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한 젊은 신부님이 그것을 보고 도움을 주기 시작하였습니다. 이것이 지금의 꽃동네가 되었습니다. 꽃동네는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천국을 느끼고 있습니다.

 

작년에 한국을 방문하신 교황님께서도 꽃동네는 꼭 가고 싶어 하셨다고 합니다. 꽃동네의 수녀님들과 2년을 함께 지낸 적이 있습니다. 수녀님들께서는 교리를 가르치시고, 차량 운전을 하셨고, 성당과 화장실 청소를 하셨습니다. 텃밭을 가꾸어서 신자 분들에게 나누어 주셨습니다. 제가 만난 수녀님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분들이었습니다. 꽃동네는 봉사를 하는 사람들에게도 기쁨과 보람을 주고 있습니다. 꽃동네는 아프고, 힘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위로와 용기를 주고 있습니다. 이것 역시 힘없는 한 할아버지의 나눔에서 시작 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희망의 씨앗을 이야기 하십니다. 길가에 버려질 수도 있고, 가시밭에 떨어질 수도 있고, 자갈밭에 떨어질 수도 있는 씨앗입니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서 그 씨앗이 어떻게 열매를 맺었는지를 알고 있습니다. 박해와 시련이 있었지만, 근심과 걱정이 있었지만 교회는 성장하고 자라났습니다. 그리고 그 희망의 씨앗은 1784년 한국 땅에도 심어진 것입니다. 한국 땅에 심어진 말씀의 씨앗도 100년이 넘는 박해와 시련이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순교의 길을 걸어갔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 교회는 교황님께서 3번이나 방문하셨을 정도로 성장하였습니다.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저는 우리의 마음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내 마음에 근심의 씨앗이 뿌려지면 근심은 걱정과 불안을 자라게 합니다. 근심은 불평과 불만, 원망과 분노를 열매 맺게 됩니다. 바람이 불어 나뭇잎이 흔들리듯이 우리의 마음에 근심의 씨앗이 뿌려지면 그렇게 커다란 파도가 일어납니다. 그래서 우리의 마음은 근심의 바다에 침몰하기 마련입니다. 우리의 마음에 희망의 씨앗이 뿌려지면 감사와 기쁨이 자라게 됩니다. 용기와 위로, 용서와 나눔이 열매를 맺게 됩니다. 그래서 어떤 역경이 다가와도 우리 마음은 하느님 나라를 향해서 힘차게 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근심과 희망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선택하는 것입니다. 희망을 선택하면 근심은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빛이 있으면 어둠은 설 곳이 없는 것과 같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하느님나라도 이와 비슷합니다. 하느님나라는 하늘에 있는 나라가 아닙니다. 하느님나라는 특정한 시간에 있는 나라가 아닙니다. 하느님나라는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나라입니다. 그 나라는 비록 겨자씨와 같이 작을지라도 풍성한 결실을 맺을 수 있는 나라입니다. 그 나라는 소통의 나라, 흐름의 나라입니다. ‘높은 나무는 낮추고, 낮은 나무는 높이며, 푸른 나무는 시들게 하고, 시든 나무는 무성하게 하는 나라입니다. 하느님나라는 보이는 것이 아니라 믿음에 있습니다. 함께 있든지, 떠나 있던지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는 나라입니다.

 

여러분들의 가정은 어떻습니까?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하느님나라입니까? 아니면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는, 어머니의 뜻이 이루어지는, 자녀들에게 모든 것을 맞추는 일방적인 나라입니까? 기도와 대화가 함께 있는 가정입니까? 함께 살지만 하숙집과 같은 가정입니까?

 

오늘 영성체송은 이렇게 말합니다. “주님께 청하는 오직 한 가지, 나 그것을 얻고자 하니, 내 한평생 모든 날, 주님 집에 사는 것이라네.” 주님의 집은 넓은 평수의 집이 아닙니다. 주님의 집은 화려한 주택이 아닙니다. 주님의 집은 작고 초라할 지라도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집입니다. 기쁨과 평화가 넘치는 집입니다. 기도와 나눔이 함께 하는 집입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