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1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06-15 조회수957 추천수13 반대(0)

예전에 건망증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전화기를 냉장고에 넣고서 한참을 찾았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남의 이야기인 줄만 알았습니다. 저는 기억력이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도 조금씩 건망증이 생기는 것을 실감합니다. 며칠 전에는 안경을 썼으면서도 안경을 찾기도 했습니다. 메모리 카드를 가지고 사무실로 가야하는데 엉뚱한 것을 들고 사무실로 가서 고생을 하기도 했습니다. 사람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을 때도 더러 있습니다.

 

꽃이 지는 것은 분명 슬픈 일입니다. 하지만 꽃이 지지 않는다면 이는 살아있는 꽃이 아닐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태어나고, 자라지만 병이 들고 늙어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이를 거부할 수 없다면 받아들이는 것도 삶의 지혜일 것입니다. 건망증이 생긴다는 것은 좀 더 세상을 겸손하게 살라는 하느님의 뜻이라 생각합니다. 잘 보이지 않는 것은 이제 가까이 있는 것을 좀 더 살피라는 하느님의 뜻이라 생각합니다. 허리가 아프고, 몸이 피곤한 것은 이제 주위에 있는 아픈 사람과 외로운 사람을 바라보라는 하느님의 뜻이라 생각합니다.

 

매일 기도하는 것, 매일 선행을 베푸는 것, 누군가를 위해서 희생을 하는 것, 나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는 것, 벗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것은 결코 이루지 못할 꿈이 아닙니다. 조금씩 실천을 하면, 하루에 하나씩이라도 시도해 보면 어느덧 신앙인의 길을 가게 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남을 미워하고, 시기하고, 양심을 팔아넘기고, 폭력을 행사하고, 사기를 치는 것은 별나라에 사는 사람들만이 하는 것이 아닙니다. 조금씩 양심을 속이면, 세상의 것들에 물이 들면 그렇게 변해가는 것입니다. 원래 선한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니고, 원래 악한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선하게 살면 선한 사람이 되고, 악하게 살면 악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신앙인들은 세상의 법과 하느님의 법 사이에서 살고 있습니다. 세상의 법은 물질, 명예, 권력을 추구합니다. 경쟁과 싸움에서 승리를 해야만 많은 것을 차지할 수 있습니다. 세상의 법은 1등은 기억하지만 2등은 별로 기억하지 않습니다. 세상의 법은 많은 능력과 자격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행복은 성적순, 능력순, 명예순, 권력순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의 법에는 낙오자가 생기고, 밀려나는 사람들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하느님의 법은 양보, 겸손, 희생, 사랑을 이야기 합니다. 행복은 물질, 명예, 권력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고 말을 합니다. 적자생존, 자연도태와 같은 방식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이 세상에는 우리가 서로 나누기만 한다면 우리가 모두 풍요롭게 살 수 있다고 말을 합니다. 가난한 사람, 병든 사람, 굶주린 사람은 그들의 죄가 아니라고 이야기 합니다. 우리의 몸은 여러 지체로 이루어져있듯이, 우리의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듯이 사람들 모두는 하느님의 중심으로 한 몸을 이룬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가난한 사람, 아픈 사람, 병든 사람을 내 몸처럼 돌보아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하느님의 법을, 신앙의 법을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 중에는 세례를 받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그들 중에는 아직 하느님을 모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세상의 법을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들 중에는 신앙인들도 있습니다. 세례를 받고 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신앙인이라는 이름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느님의 법을 따라서 사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신앙의 법을 말씀해 주십니다.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하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오히려 누가 네 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 대어라. 또 너를 재판에 걸어 네 속옷을 가지려는 자에게는 겉옷까지 내주어라. 누가 너에게 천 걸음을 가자고 강요하거든, 그와 함께 이천 걸음을 가주어라. 달라는 자에게 주고 꾸려는 자를 물리치지 마라.” 물론 힘든 길입니다. 그러나 가야할 길이기도 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사는 것이 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어리석게 보일지 모른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사는 것이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사는 것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인정을 받지 못하는 자같이 보이지만 실은 인정을 받습니다. 죽어 가는 자같이 보이지만 이렇게 살아 있습니다. 벌을 받는 자같이 보이지만 죽임을 당하지는 않습니다. 슬퍼하는 자같이 보이지만 실은 늘 기뻐합니다. 가난한 자같이 보이지만 실은 많은 사람을 부유하게 합니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자같이 보이지만 실은 모든 것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생각하면서 좀 더 참고 인내하는 한 주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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