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2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06-23 조회수987 추천수11 반대(0)

오늘 우리는 아브람과 롯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둘은 서로 먼저 양보하여, 자신들이 원하는 곳을 향해서 갔습니다.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예전에 읽었던 동화가 생각납니다. ‘마음씨 착한 형제이야깁니다. 가을 추수를 하고 나서, 형은 동생 생각을 합니다. 동생은 이제 막 결혼을 해서 필요한 것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볏단을 동생의 몫으로 더 옮겨 주었습니다. 동생은 형은 아이들도 있고, 살림이 더 크니 형에게 더 많은 것이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볏단을 형의 몫으로 더 옮겨 줍니다. 달이 둥그런 밤에 형제는 서로를 위해서 볏단을 나르다가 만나고 서로 부둥켜 안았습니다. 어릴 때 읽은 동화이지만 기억에 남는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아브람은 믿음의 조상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는 모세처럼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집트 땅에서 이끌어 낸 업적을 쌓지는 않았습니다. 다윗처럼 전쟁에서 많은 승리를 거두지도 않았습니다. 바오로 사도처럼 굳센 신념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지도 않았습니다. 베드로 사도처럼 주님의 특별한 사랑을 받지도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아브라함을 믿음의 조상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그것은 그가 따뜻한 마음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부드러운 마음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에는 많은 갈등들이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모두 한 형제이고, 한 가족인데 서로를 향해서 독한 마음을 품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로를 믿지 못하고, 포기와 양보는 패배라는 생각들을 하고 있습니다. 노동자는 사용자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노동자에게 돌리고, 노동자들을 강제로 해고 하려고 한다고 합니다. 사용자들은 불가피하게 회사의 운영을 위해서는 감원을 해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어떻게 해야만 이렇게 복잡하게 엉킨 문제들을 풀 수 있을까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명확하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이끄는 문은 넓고 길도 널찍하여 그리로 들어가는 자들이 많다. 생명으로 이끄는 문은 얼마나 좁고 또 그 길은 얼마나 비좁은지, 그리로 찾아드는 이들이 적다.” 남편은 아내가 자신을 처럼 대해 주기를 바랍니다. 아내는 남편이 자신을 왕비처럼 대해 주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남편이 아내를 하녀처럼 대하면서 처럼 대해 주기를 바란다면 아내 역시 남편을 처럼 대할 것입니다. 아내가 남편을 월급만 타오는 기계처럼 대한다면 남편 역시 아내를 집안 일만 하는 기계처럼 대할 것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바라보는 거울은 늘 거짓이 없습니다. 내가 거울을 바라보고 환하게 웃으면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도 환하게 나를 바라봅니다. 하지만 내가 거울 속에서 잔뜩 화난 얼굴을 보이면 거울 속에 비친 나의 모습 역시 화난 얼굴입니다. 거울을 바라보고 환하게 웃듯이 우리가 만나는 이웃에게 친절하고, 환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우리의 이웃도 그렇게 우리를 대할 것입니다.

 

때로 물에 글을 쓸 수 없듯이, 우리의 선한 모습이 드러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잘못이 아닙니다. 거울에 먼지가 있거나, 흠결이 있으면 나의 웃는 얼굴이 제대로 비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역시 나의 얼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거울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나는 나의 할 도리를 다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기에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다시 한 번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원하는 것을 상대방에게 해 주십시오.’

 

좁은 문은 무엇인지 생각합니다.

그것은 나눔과 희생입니다. 국경없는 의사회의 봉사자들은 아무런 조건 없이 가난한 나라를 찾아가서 의료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 단체는 노벨 평화상을 두 번이나 받았습니다. 교구청에도 매월 이발 봉사를 하시는 형제님이 계십니다. 참 고마우신 분입니다. 함석헌 선생님은 그 사람을 가졌는가!’라는 글을 우리에게 남겨 주셨습니다. 무한 경쟁의 시대에 누군가를 위해서 자신의 것을 내어주고, 친구를 위해서 하나밖에 없는 목숨까지 내어주는 사람은 어둠 속에 빛나는 별과 같다고 하였습니다. 감사와 친절입니다. 주변을 보면 잃어버린 지갑을 찾아서 주인에게 돌려주는 분들이 있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간직하며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는 분들도 있습니다.

 

좁은 문은 눈에 보이는 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나눔과 희생, 배려와 양보, 감사와 친절입니다. 이렇게 사는 사람들은 천국에서 빛나는 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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