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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5-07-04 조회수1,596 추천수9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5년 7월 4일 연중 제13주간 토요일
 
People do not put new wine into old wineskins.
Otherwise the skins burst,
the wine spills out,
and the skins are ruined.
Rather,
they pour new wine into fresh wineskins,
and both are preserved.
(Mt.9,17)
 
 
 
제1독서 창세 27,1-5.15-29
복음 마태 9,14-17
 

어렸을 때 저희 집에는 피아노가 있었습니다. 음악에 대해 잘 모르는 어린 저였고, 그래서 피아노를 장난감처럼 생각하면서 무턱대고 건반을 누르면서 아무 노래나 신나게 불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어떤 분께서 제 손가락을 보면서 이런 말씀을 하셨지요.

“너는 손가락이 짧아서 피아노를 잘 칠 손은 아니구나.”

이 말씀이 당시 제 머릿속에 확실하게 각인이 되었나 봅니다. 그래서 피아노를 배우고는 싶었지만 이 말이 떠올리면서 ‘나는 손가락이 짧아서 피아노를 잘 칠 수가 없어.’라는 생각으로 포기했습니다. 그 결과 저는 지금 피아노를 전혀 다루지 못합니다.

몇 년 전 텔레비전 방송을 보다가 한 피아니스트를 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의 첫 모습에 ‘피아니스트일까?’라는 의구심이 저절로 들었지요. 왜냐하면 그에게는 피아노 건반을 누를 손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는 손이 아닌 발가락으로 대신 피아노 건반을 누르며 아름다운 연주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손가락이 짧아서 피아노를 잘 칠 수 없다고 포기했는데, 누구는 손이 없음에도 발이 있다면서 피아노로 아름다운 연주를 전해 줍니다.

이 피아니스트를 보면서 할 수 없다는 고정관념으로 일찌감치 포기했던 제 모습을 많이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삶 안에서 이런 고정관념을 내세워서 할 수 있는 것도 하지 못했던 것이 얼마나 많았는지도 깨닫게 됩니다. 사실은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없는 이유들을 찾고 있었던 것이었고, 그 할 수 없는 이유들을 내세워서 불평불만으로 가득한 삶을 스스로 만들어 갔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예수님의 시대의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을 받아들임으로 인해 자신들이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던 율법 체제 전부를 부정해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오늘 복음에 나오는 새 천 조각과 새 포도주처럼 완전히 새로운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헌 옷과 헌 가죽부대로 상징되는 과거의 율법을 가지고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었지요.

그런 그들에게 예수님께서는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라고 말씀하시면서, 자신들의 고정관념을 버리고 열린 마음으로 당신의 말씀을 담아야 한다고 하십니다. 그래야 새로운 삶, 하느님 나라의 영광을 향해 나아가는 삶을 살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러지 못합니다. 자신의 고정관념을 떨쳐버리지 못하지요. 율법을 도저히 버릴 수 없는 이유들을 내세워서 반대로 주님을 버리고 부정하는 이유들을 찾게 된 것입니다.

새 천 조각과 새 포도주로 비유될 수 있는 주님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열려있는 새로운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주님께서 그토록 강조하셨던 사랑의 실천도 어떤 상황에서도 가능하게 됩니다.

남을 돕는다고 하면 자신을 희생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남을 도울 때 가장 덕을 보는 것은 자기 자신이고, 최고의 행복을 얻는 것도 자신이다(달라이 라마).


은경축 미사를 마치고 김현수 신부님과의 인증샷!

 

올바른 판단을 위해...

달팽이가 움직이는 모습을 상상해 보십시오. 어떻습니까? 참 빠르지요?

이렇게 말씀을 드리면 누구나 그럴 것입니다.

“아니, 달팽이가 뭐가 빨라요? 너무나도 느리죠.”

그런데 이 사실을 아십니까? 지상에 사는 연체동물 중에서 가장 빠른 동물이 바로 달팽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비록 시속 0.03마일에 불과하지만, 연체동물 중에서는 제일 빠른 속도를 자랑한답니다. 그렇다면 왜 이 달팽이를 느리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바로 빠른 속도를 내는 다른 동물들과 비교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누군가에 대한 판단도 이렇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스스로 내린 기준에 맞춰서 판단하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입니다. 그 판단을 그 대상의 입장에 맞춰서 해 보십시오. 훨씬 더 공정하고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고정관념은 나의 기준에서 나온 판단입니다. 그러나 상대방의 기준에서 나온 판단이라면 어떨까요? 그것은 사랑입니다.


오늘까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단식기도회가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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