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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5-07-07 조회수1,428 추천수13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5년 7월 7일 연중 제14주간 화요일
 
Jesus went around to all the towns and villages,
teaching in their synagogues,
proclaiming the Gospel of the Kingdom,
and curing every disease and illness.
(Mt.9,35)
 
 
제1독서 창세 32,23-33
복음 마태 9,32-38
 

아파트에서 층간소음으로 인해 갈등을 겪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어제 뉴스를 보니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으로 아래층에 사는 사람이 택배기사로 가장해서 위층에 사는 부부를 둔기로 살해하려고 했다고 하더군요. 이런 문제가 과연 극단적인 행동의 이유가 될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새벽에 문득 그럴 수도 있겠다 싶더군요.

요즘 저는 낮과 밤이 바뀌어서 살고 있습니다. 지난 번 유럽 성지 순례 이후 시차적응이 안 되어서 잠을 자야 하는 밤에는 깨어 있다가 새벽에 겨우 잠이 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제는 어떻게든 남들 자는 밤에 무조건 자리라 마음을 먹고 밤 11시에 잠자리에 누었지요. 그런데 역시나 잠이 도대체 오지 않습니다. 오늘 해야 할 일정이 있어서 분명히 잠을 자둬야 하는데 점점 정신이 맑아만 지는 것 같습니다. 짜증이 밀려오고 화도 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고요함 속에 있다 보니 뒤척이긴 했지만 편안한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오늘 새벽, 어젯밤의 불면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만약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윗집에서 시끄러운 소리를 냈다면 화가 극도로 나지 않았을까요? 층간소음을 내지 않는 윗집이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감사해야 할 일을 잊고 살았음을 반성합니다. 그러려니 하면서 당연하게만 받아들이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행복은 널려 있는 행복의 순간들을 얼마나 차곡차곡 담아 즐기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감사할 일이 너무나 많은 행복의 조건들 사이에 우리는 둘러 싸여 있기 때문입니다.

이곳저곳을 다니시면서 하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선포하시는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고 오늘 복음은 전합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시지요.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하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해 줄, 즉 영적으로 하느님께 나아갈 수 있도록 해 줄 일꾼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요? 성직자와 수도자의 숫자가 당시의 숫자보다 훨씬 늘었기 때문에 충분한 것일까요? 아닙니다. 세상은 더욱 더 세속화되어 있고 물질주의가 팽배해져 있어서 하느님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욱 더 많이 늘어났습니다. 따라서 영적으로 하느님께 이끌어 줄 일꾼들의 숫자는 더 필요한데, 그 수는 아직도 턱없이 부족하기만 합니다. 솔직히 작년까지 성소국장으로 있으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신학교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숫자가 점점 줄어든다는 것이었지요. 아직도 부족한데 일꾼들의 숫자가 더 줄어들게 되었으니 어떻게 걱정을 하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이는 곧 교회의 미래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인데도 사람들의 판단과 단죄로 인해 아픔과 상처를 겪는 많은 성직자, 수도자들을 보게 됩니다. 물론 그들이 올바르게 생활을 하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무조건 자신과 맞지 않으면 부정하고 보는 모습을 통해 때로는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일꾼이 부족해서 더욱 더 기도해야 하는 상황에서 일꾼이 생기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하긴 하느님의 일을 하는 예수님께 감사의 인사를 해도 부족한 상황에서 오히려 마귀의 힘을 빌려서 이런 일을 한다는 비판을 하지요. 그래서 성직자, 수도자들을 향해서도 그런 비판을 아낌없이(?) 던지는 것일까요?

앞서 제가 감사해야 할 일을 잊고 살았음을 반성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부정적인 마음이 가득하면 절대로 감사할 수가 없습니다. 하느님의 일을 할 일꾼들을 위해 기도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들을 향한 부정적인 판단보다는 먼저 기도해주고 사랑해주셨으면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마음 먹은 만큼만 행복하다(에이브러햄 링컨).


층간소음을 줄입시다!!!

 

내가 듣고 싶은 말

얼마 전에 택시를 타고 가면서 기사님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 중에, 제게 “지금 50대시죠?”라고 물으시는 것입니다. 물론 몇 년 뒷면 50대가 되기는 하겠지만 50대냐는 질문에 기분이 그리 좋지는 않더군요. 사실 어렸을 때부터 나이 들어 보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기에 그냥 무심히 넘길 수도 있을 것 같았는데 마음속으로는 그렇지 않았나 봅니다.

생각해보니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듣고 싶었던 말들이 있었음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그 듣고 싶은 말은 항상 제 입장에서만 생각한 이기적인 말이었습니다. 아무도 내가 원하는 말을 하겠다고 하지 않는데, 스스로는 내가 원하는 이야기를 해주길 바라면서 때로는 상처받고 분노하는 것입니다.

내 자신도 이런데 다른 사람은 어떨까요? 모든 사람이 다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나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상대방을 높여 생각한다면 이 세상의 아픔과 상처를 줄여 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어제 서점에 갔다가 제 동창이 쓴 책을 발견했네요. 반갑다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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