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4주간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07-09 조회수950 추천수14 반대(0)

저는 가족력이 있어서 혈압이 높은 편입니다. 한참 높을 때는 190까지 올라갔습니다. 약을 먹어도 혈압이 내려가지 않아서 고생을 했습니다. 그런데 제게 혈압이 정상이 될 수 있도록 한 계기가 있었습니다. 1999년 저는 당시는 서울교구였던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에 있는 적성성당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불평과 원망이 있었습니다. 적성본당에 있던 동창 신부님이 저를 주교님께 추천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서울에서 멀기 때문에 동창들을 만나기도 힘들었습니다. 주일헌금은 30만원 정도였습니다. 본당의 재정도 넉넉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적성에서의 생활은 제게는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공기가 좋았습니다. 성당의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사목하는 것도 수월했습니다. 신자 분들이 두릅도 따다 주시고, 임진강에서 붕어도 잡아 주셨습니다. 직접 농사지은 채소를 가져다주기도 하셨습니다. 일의 양은 많지 않았고, 좋은 음식을 먹었고, 마음이 편해서인지 혈압도 정상이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모든 것이 하느님께서 저를 위해서 마련해 주신 은총인 것 같습니다.

 

고등학생 때의 추억입니다. 친구들과 함께 여름날 강촌엘 갔습니다. 당시에는 강촌에는 사람만이 건널 수 있는 구름다리가 있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강변에 텐트를 치고, 저녁을 먹었습니다. 우리는 밤이었고, 강물이 당연히 깨끗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강물을 떠서 밥을 해 먹었습니다. 모두들 맛있게 먹었습니다. 하지만 다음 날, 강물을 보니, 밥을 해 먹을 정도로 깨끗한 물은 아니었습니다. 그때 함께 여행을 갔었던 친구들이 아직은 모두 건강한 것을 보면 친구들이 워낙 건강체질기도 하겠지만, 모르고 먹었기 때문에 별 탈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어제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은 사마리아로도 가지 말고, 이방인들의 동네에도 가지 말고 오직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로 가십시오.’ 본당 신부는 관할 본당 신자들을 우선적으로 도와드려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정말 도움이 필요한 분이라면 관할 구역이 아니라 해도 기도해 주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이스라엘은 어느 지역이 아닙니다. 지금 병들고, 지금 가난하고, 지금 헐벗은 사람들이 이스라엘입니다. 그렇다면 어디가 사마리아이고, 어디가 이방인 동네일까요? 굳이 사제의 도움이 없어도 되는 사람들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 성한 사람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지만 아픈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합니다. 나는 가난하고, 외로운 이들을 위해서 왔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 지치고 힘든 사람들은 모두 나에게 와서 쉬십시오. 나의 멍에는 편하고 가볍습니다.’

 

나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 나를 편안하게 해 주는 사람, 내게 힘이 되어주는 사람들은 관할 구역을 정확하게 지키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나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 내가 편안하게 해 줄 수 있는 사람, 내가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사람들은 관할 구역이 좀 다르더라도 함께 해주면 좋겠습니다.

 

가서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선포하여라. 앓는 이들은 고쳐주고, 죽은 이들은 일으켜 주어라, 나병환자들을 깨끗하게 해 주고, 마귀들을 쫓아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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