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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5-07-12 조회수1,003 추천수8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5년 7월 12일 연중 제15주일
 
Jesus summoned the Twelve
and began to send them out two by two
and gave them authority over unclean spirits.
(Mt.6,7-8)
 
 
제1독서 아모 7,12-15
제2독서 에페 1,3-14
복음 마르 6,7-13
 

글을 집중적으로 써야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잡지사에서 부탁한 글이나, 방송 원고를 써야 할 때에는 글을 정신없이 써야 하지요. 몇 달 전에도 그런 날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집에 앉아서는 도저히 써지지 않는 것입니다. 계속해서 머리를 싸매고 있다가 문득 어떤 작가가 글을 쓰기 위해 책들을 짊어지고 조용한 곳을 찾는다는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저 역시 책들을 가방에 넣고 목적지도 특별히 정하지 않고 훌쩍 떠났습니다. KTX 정류장에 가서야 목적지를 부산으로 정했습니다. 정말로 오랜만에 찾은 부산, 특별히 신학생 때에 그곳에서 가졌던 좋은 기억이 떠올려져서 떠난 장소였지요. 옛 기억을 떠올리면 글을 잘 써질 것만 같았습니다.

결과를 이야기한다면 제 생각과 달리 부산에서 아무런 글도 쓰지 못했습니다. 사람만 엄청 많이 보았지요. 바닷가에 숙소를 잡고 산책을 나가도, 숙소에 조용히 앉아 있어도, 경치 좋은 곳의 카페에 자리를 잡아도 글을 쓰기 위한 좋은 아이디어가 잘 떠올려지지 않더군요.

결국 부산에서 한 줄도 쓰지 못하고 하루 만에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집에 오니까 글이 써지기 시작하더군요. 이때 느낀 것은 장소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을 어떻게 바로 잡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들은 환경 탓을 많이 합니다. 또한 주변의 영향을 이야기하면서 자신이 하지 못하는 이유들을 외부에서 찾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모든 원인은 내 안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내 마음을 먼저 바로 잡고,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때 불가능한 것은 없는 것이지요.

오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세상에 보내어 하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하도록 시키십니다. 그런데 둘씩 짝 지어 보내면서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가져가지 말라고 명령하시지요. 먹을 것도 필요할 것 같고, 급한 일이 생길 때 필요한 돈도 있어야 할 것 같고, 갑자기 추워지면 입어야 할 옷도 필요한 것 같은데 그 모든 것을 내려놓으라고 하십니다. 왜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파견을 하실까요? 어쩌면 하느님의 일을 하는데 있어서 세상의 다른 조건들을 필요하지 않음을 가르쳐주시기 위함은 아닐까 싶습니다. 이것도 필요하고 저것도 필요한 것이 아니라, 주님을 향한 뜨거운 사랑의 마음만 있으면 하느님의 일을 충분히 할 수 있음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제자들은 그런 세상의 조건들이 없어도 하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일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오게 됩니다.

주님께서는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하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해야 함을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그 사명을 실천하는 어려움을 여러 이유를 들어 말합니다.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시간이 없어서, 건강상의 이유로, 가정의 문제 등의 이유를 들어서 말이지요. 하지만 주님께서는 당신의 일을 하는데 있어서 그 모든 것들이 다 필요 없다고 하시지요. 마치 제자들에게 아무것도 가져가지 말라고 명령한 것처럼, 우리 역시 하느님의 일에 있어서는 그 모든 것들이 필요 없다고 하십니다.

이제는 하느님의 일을 하는데 있어서 다른 외부 이유를 붙이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그보다는 있는 그대로 하느님의 일을 할 수 있음을 굳게 믿고 행동할 수 있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처음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 땅을 밟는 새싹처럼, 우리는 처음처럼 언제나 새날을 시작하고 있다. 산다는 것은 수많은 처음을 만들어 가는 끊임없는 시작이다(신영복).


전에 있었던 본당의 청년들이 제 집을 찾아왔어요. 저를 잊지 않고 찾아주는 청년들이 고맙네요.

 

첫 번째 펭귄이 됩시다

남극에 가면 펭귄들을 볼 수가 있지요. 그 추운 곳에서 펭귄들은 바다로 뛰어 들어 먹을 것을 마련합니다. 사실 그 차가운 바다 앞에서 펭귄들도 머뭇거릴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바다 앞에서 뛰어 들지 못해서 무리지어 있을 뿐이지요. 그러다가 한 마리 펭귄이 뛰어듭니다. 그러면 다른 펭귄들도 잇따라 그 뒤를 따른다는 것입니다.

만약 그 첫 번째 펭귄이 없다면 그들은 계속해서 추운 바다를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지요. 그 첫 번째 펭귄이 있었기에 추운 바다를 향해 몸을 던질 수 있고, 또 원하는 먹이도 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 첫 번째가 바로 내가 되면 어떨까요? 모든 사람들이 주님의 일을 하는데 주저할 때, 내가 먼저 앞으로 나아갈 때, 그 모습을 보고 다른 모든 이들이 주님의 일에 동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제 왔던 청년부부의 4살 먹은 딸이 저를 이렇게 그려줬어요. 비슷한가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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