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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5-07-14 조회수1,178 추천수7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5년 7월 14일 연중 제15주간 화요일
 
Woe to you, Chorazin! Woe to you, Bethsaida!
.For if the mighty deeds done in your midst
had been done in Tyre and Sidon,
they would long ago have repented in sackcloth and ashes.
But I tell you, it will be more tolerable
for Tyre and Sidon on the day of judgment than for you.
(Mt.11,21-22)
 
 
제1독서 탈출 2,1-15ㄴ
복음 마태 11,20-24
 

음식에 대해 가려 먹는 사람을 편식한다고 이야기하지요. 물론 선천적으로 맞지 않는 음식이 있어서 먹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을 먹게 되면 영양소 섭취에 불균형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좋지 않다고 말합니다. 특히 몸에 좋지 않은 것들만을 좋아한다면 어떨까요? 예를 들어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 음식으로만 식사를 한다면 분명히 몸에 이상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이를 직접 몸으로 체험했었지요.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강화도의 갑곶성지 개발을 위해서 발령받아서 혼자서 모든 것을 해야만 했었습니다. 그때 가장 힘들었던 것이 바로 음식을 해 먹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주로 먹었던 것이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 음식이었고, 이것도 귀찮으면 패스트푸드점을 이용하곤 했습니다. 그 결과 공기 좋다는 강화도에서 또한 매일 땅을 밟으면서 일하는데도 아토피가 생겨서 고생을 오랫동안 했었습니다.

영양소 섭취의 불균형이 몸에 이상을 가져왔던 것이지요. 그때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저는 음식을 골고루 먹는데 노력을 합니다. 또한 외식보다는 집에서 직접 해 먹으면서 건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음식 만드는 것도 많이 늘었지요).

이렇게 내 몸이 편한 것만을 또한 입에 단 것만을 구하다보면 몸에 이상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는 음식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 삶 안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것만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때로는 내 몸이 힘들고 또한 귀찮을 수도 있지만, 정말로 내 영혼의 양식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 모든 것을 극복해서 행동해야 합니다.

바로 주님의 말씀이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사랑의 말씀을 실천함으로 인해 이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비춰질 수도 있습니다. 남들은 다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면서 살아가는데, 내가 괜히 손해 보는 행동을 할 필요가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주님의 말씀을 실천하지 않고 산다면 어떨까요? 순간에는 편하고 약간의 이익도 갖는 것 같지만, 내 영혼에는 결코 좋을 수가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이 기적을 가장 많이 일으키신 고을들을 꾸짖으시지요. 표징을 그토록 많이 보여주었지만 주님의 뜻을 실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자신의 욕심과 이기심을 내세우는데 최선을 다하면서 주님으로부터 멀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런 그들에게 지금 당장 벌이 내려졌을까요? 아닙니다. 주님께서는 유한한 이 세상에서의 심판이 아닌, 무한한 주님 나라에서의 심판을 이야기하십니다.

무한한 주님의 나라에서 과연 떳떳하게 고개를 들고 주님 앞에 나아갈 수 없다면 얼마나 슬픈 일일까요? 순간의 편함과 이익을 따르기보다는 영원한 기쁨과 행복을 따를 수 있는 참으로 지혜로운 우리들이 되기를 원하시는 주님의 마음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서로에 대한 작은 관심과 사랑이 세상을 오래도록 향기로운 꽃다발로 만든다(류노스케 사토로).


강화의 바닷가입니다.

 

지우개

유명한 과학저술가 더글러스 러시코프(Douglas Rushkoff)는 “지난 2천 년 동안,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라는 질문에 아주 독특한 대답을 했습니다. 그의 대답은 바로 ‘지우개’였지요. 그리고 그 이유를 묻자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우개는 인간의 실수를 수정하고 지워준다. 그리고 지우개는 아픔을 지워지고, 용서해준다. 수정할 수 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인류 최대의 발명품이다.”

저도 이 대답에 크게 공감합니다. 신학교 다닐 때 수동 타자기를 이용했었는데, 어느 날 어떤 신학생이 전동 타자기를 하나 구입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전동 타자기의 놀라운 점은 수정테이프가 있어서 오탈자를 수정할 수 있다는 것이었지요. 다들 얼마나 놀라웠는지 모릅니다. 오탈자를 내지 않기 위해서 굳이 애를 쓸 필요도 없었고, 보다 더 깔끔한 문서를 만들 수가 있었으니까요.

지울 수 있다는 것은 정말로 최고의 발명품이 아닐까 싶네요. 틀린 것을 고쳐주고, 보다 더 깔끔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우리 삶 안에서도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내 과거의 아픔과 상처를 모두 기억하고 있다면 어떨까요? 이것만큼 힘든 것도 없을 것입니다. 모든 것을 다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지우개로 지우듯이 잊어버릴 수 있기에 우리의 삶을 계속 살아갈 수 있는 것이지요.

내 삶 안에서 지울 수 있는 것은 과감하게 지울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더욱 더 힘차게 내 삶을 잘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강화의 바닷가 두 번째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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