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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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5-07-17 조회수1,293 추천수8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5년 7월 17일 연중 제15주간 금요일
 
I desire mercy, not sacrifice,
(Mt.12,7)
 
 
제1독서 탈출 11,10─12,14
복음 마태 12,1-8
 

제가 신학교에 다닐 때 정말로 뜻밖에 학생회장 자리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지요. 왜냐하면 저는 그 당시에 남들 앞에 서면 말을 조금 심하게 더듬었거든요. 그러다보니 남들 앞에 서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커다란 고통이었습니다. 말을 더듬는 모습이 결코 좋게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큰 긴장과 함께 울렁증 그리고 심한 떨림이 동반되었습니다. 이런 제가 학생들을 대표하는 학생회장에 턱 하고 당선되었으니 어떠했을까요? 1년의 시간이 정말로 힘들었습니다. 엄청나게 떨기만 하는 초라한 제 모습을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를 떠올리면 그 자체로 악몽이었고 끔찍하기만 했습니다.

이제 4학년을 마치고 저희 교구의 사정상 대학원을 수원신학교에서 다녀야만 했지요. 그리고 대학원 2학년 때에 논문 자료를 찾기 위해서 서울신학교 도서관을 찾아갔다가 우연히 후배신학생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런데 후배들은 제가 말을 더듬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울렁증이 심해서 얼굴이 벌겋게 변하면서 벌벌 떨었던 사실도 몰랐습니다. 그저 기억하는 것은 제가 학생회장이었다는 사실 하나만 기억하고 있더군요. 그때 저의 단점들이 남의 관심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저 충실히 지금을 살기만 하면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지금 저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미사를 하고, 또 강의를 합니다. 그때처럼 떨지는 않지만, 여전히 약간의 말더듬은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신경 쓰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제가 말을 더듬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보다는 제가 진심으로 다가가고 성실하게 준비를 한다면, 그 자체로 만족하고 박수를 쳐준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행동 과학자 폴 돌런은 “행복은 막연히 추구하는 대상이 아니라, 행동의 변화로 경험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크게 공감을 하게 되는 말입니다. 저는 말을 더듬지 않는다면 행복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는 지금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변화를 통해서 행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바리사이들이 예수님께 제자들이 안식일 법을 어겼다면서 항의를 합니다. 그들은 율법이라는 과거의 유산을 통해서만 행복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그래서 지금 이 순간 안식일의 주인이신 주님과 함께 하고 주님의 뜻을 따르는 것은 별로 중요하다고 보지 않았던 것입니다.

행복은 막연히 추구하는 대상이 아니라는 폴 돌런의 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 보다는 지금 이 순간에 당장 실천하는 주님께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내 행동의 변화들을 통해서 참 행복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일도 갑자기 이루어지지 않는다. 한 알의 과일, 한 송이 꽃도 그렇게 되지 않는다. 나무 열매조차 금방 맺히지 않는데, 하물며 인생의 열매를 노력도 하지 않고 조급하게 기다리는 것은 잘못이다(에픽테토스).


그냥 피아노 모형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 소리가 난다는 것을 직접 눌러보고서야 알았습니다.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

몇 달 전에 신문 기사를 통해 한 보디빌더에 대한 내용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내용을 그대로 옮겨 봅니다.

58세의 나이에 보디빌딩을 전문적으로 시작한 보디빌더 오영(코치아카데미) 선수는 선수생활 2년차에 최고령 국가대표라는 그녀의 꿈을 이루고 말았다.

4월 19일 논산문예회관에서 열린 고교·대학·미즈 보디빌딩 대회 및 아시아국가대표선발전에서 +52kg급 국가대표에 도전하여 쟁쟁한 젊은 선수들을 제치고 당당히 국가대표로 선발되었다. 작년 미스터&미즈 서울 +52kg 2위, YMCA전국보디빌딩대회 +52kg 1위를 차지하면서 가능성을 보여준 오영 선수는 당당히 자신과의 약속을 이행해냈다.

오영 선수는 결혼하고 아이 키우는 거, 살림하는 거 빼고는 열심히 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지만 여성 선수의 사진을 보면서 비슷하게라도 몸을 만들고 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고 한다. 그래서 이 운동을 전문적으로 시작하였고 스승(하용인 선수)을 만나 시합까지 준비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운동만큼 정직한 운동이 없다'는 그녀는 자신이 땀 흘린 만큼 먹는 만큼 몸이 말을 해주더라고 말했다. 덕분에 현재 자신의 모친, 남편, 딸 또한 오영 선수의 변화를 보고 이 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최고령 국가대표 보디빌더이자 60세가 넘는 최초의 보디빌더가 될 예정인 오영 선수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가지고 결국 국가대표까지 된 한 보디빌더의 모습에서, 스스로 할 수 없다면서 포기했던 모습들을 반성하게 됩니다.

주님의 일에 대해서도 이러했던 것은 아닐까요? 할 수 없는 이유들을 찾으면서 하지 않는 우리의 모습이 아니라, 흘리는 땀의 양에 따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욱 더 커짐을 기억하면서 주님과 함께 하는 우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여성 보디빌더 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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