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5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07-18 조회수924 추천수10 반대(0)

제게는 앨범이 있습니다. 가끔씩 앨범을 꺼내서 보곤 합니다. 앨범 속에는 24년 저의 사제 생활의 추억들이 담겨 있습니다. 처음 사제서품을 받았을 때의 앳된 모습이 시간이 지나면서 인격도 나오고, 중년의 모습으로 변해가는 것을 봅니다. 누군가 말을 합니다. 어제의 나의 모습이 오늘의 나이고, 또 오늘의 나의 모습은 미래의 나인 것이랍니다. 주어진 시간에 충실하고, 겸손하며, 가진 것을 나누는 삶을 살아간다면 미래의 모습도 그렇게 아름답게 변해 갈 것입니다. 나만을 챙기고, 배려하지 않고, 시간을 허비한다면 미래의 모습은 점차 일그러질 것입니다. 사람만이 유일하게 과거를 회상하고, 미래를 위해서 현재의 시련을 이겨내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 쌓여서 역사가 되고, 추억이 모여서 문화가 되고, 사랑의 기억들은 신화가 되는 것 같습니다.

 

성서를 어떤 분들은 구원의 역사를 기록한 것이라고 말을 합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크신 사랑으로 세상을 창조하셨고, 세상을 다스릴 사람을 당신의 모습을 닮도록 만드셨습니다. 자유의지를 가진 사람은 하느님의 뜻과는 다른 길을 선택하였고, 그로인해 죄와 죽음이 생겼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죄의 결과 죽음에 이르는 사람들을 불쌍하게 여기시고, 자비를 베푸셨습니다. 때로는 직접 사람들을 고통과 절망에서 희망과 기쁨으로 인도하셨으며, 때로는 예언자들을 보내셔서 사람들을 하느님께로 인도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사람들의 구원을 위해 역사의 순간에 함께 한 사건이 모세를 통한 이집트의 탈출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고통을 보았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모세를 부르셨고, 모세는 하느님의 뜻에 따라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하였습니다.

 

구원의 역사에서 가장 큰 사건은 예수님의 탄생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단순히 이스라엘 백성이라는 틀을 벗어나셨습니다. 이제 하느님을 믿는 사람이면 누구나 구원의 잔치에 초대받을 수 있음을 선포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제물이 되셨고, 우리에게 성사를 남겨 주셨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이 드러나는 표지인 성사를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을 느낄 수 있습니다. 교회는 하느님의 사랑이 드러나는 구체적인 표지입니다. 또한 교회는 하느님의 사랑을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 주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 교회는 바로 하느님 백성들이 함께 모인 공동체입니다.

 

교회는 다른 의미로 신비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고, 우리 모두는 그리스도의 지체라는 의미입니다. 서로 다른 교회 모두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며, 한 몸을 이룬다는 뜻입니다. 그러기에 각 교회는 다른 교회를 위해서 도움을 주고, 함께 연대할 수 있는 것입니다. 나의 몸이 아프면 바로 병원에 가고, 치료를 하듯이 신비체인 교회는 다른 교회의 아픔과 고통을 함께 나누는 것입니다. 이런 신비체인 교회는 이제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의 손길을 내밀게 됩니다. 그로인해 가톨릭 사회교리가 생겼습니다. 가톨릭 사회교리는 연대성의 원리, 보조성의 원리를 통해서 공동선을 위해 노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사회복지를 위해서, 도시빈민을 위해서, 장애인을 위해서 교회가 함께 하는 것은 우리 모두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며 한 몸을 이룬다는 신비체라는 생각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파스카라는 건너간다는 뜻입니다. 절망, 고통, 좌절, 슬픔에서 기쁨, 희망, 행복, 위로로 건너간다는 뜻입니다. 이와 같은 파스카는 우리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하느님의 크신 자비와 사랑이 있을 때 가능한 것입니다. 교회는 파스카의 신비를 세상에 드러내는 표징이 되어야 합니다. 오늘 성서말씀은 우리가 바라보아야 할 곳을 말해 줍니다. 우리가 함께 해야 할 사람들이 누구인가를 말해 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느 편에 계셨습니까? 낮아지지 않는 영광은 없습니다. 십자가 없는 부활도 없습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