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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착한 목자 / 성 베네딕도회 수도원 인영균 끌레멘스신부님 연중 제16주일(2015년 07월 19일) 사수동 수녀원 스콜라스티카 분원
작성자이진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5-07-19 조회수1,281 추천수5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연중 제16주일(2015년 07월 19일) 착한 목자
사수동 수녀원 스콜라스티카 분원

진짜 양들은 목자를 알아봅니다. 누가 진짜 목자인지 가짜 목자인지 금방 알아봅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거짓이 진리로 둔갑하여 그 맹위를 떨치고 있습니다. 성령의 분별력이 필요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예레미아 예언자는 이스라엘의 거짓 목자들을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불행하여라, 내 목장의 양 때를 파멸시키고 흩어버린 목자들. 이제 내가 너희의 악한 행실을 벌하겠다.” 옛 이스라엘 임금들은 목자의 탈을 쓴 이리였습니다. 하느님 대신 목자로서 하느님의 양 떼인 이스라엘 백성들을 보살피고 먹이고 살려야 하는데 그 본분에는 관심 없고 자신들의 탐욕과 이익만 늘리는데 혈안이었습니다. 요즘도 마찬가지입니다. 통치자와 지도자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은 백성을 도탄에 빠뜨리고 법의 허울로 사람을 몇 백명 죽이는데 눈깜짝하지도 않습니다.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IS(이슬람 국가)는 알라의 이름으로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고 거기에 쇄뇌된 사람들은 살인을 거침없이 저지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나라를 보호하기 위해 있는 국정원이라는 정보기관이 국민을 감시하기 위해 불법적인 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국정원 요원이 이 문제 때문에 자살까지 했습니다. 어떤 이유이든 사람들이 죽는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예레미아 에언자를 통하여 이렇게 약속하십니다. “내가 백성들을 돌보아 줄 목자를 세워 주리니, 보라, 그날이 온다. 내가 다윗을 위하여 의로운 싹을 돋아나게 하리라. 그 싹은 임금이 되어 다스리고 슬기롭게 일을 처리하며, 세상에 공정과 정의를 이루리라.” 하느님이 우리를 위해 세워주신 목자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당신을 찾아 온 군중들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고 알려줍니다. 주님은 요한복음에서 당신 자신을 ‘착한 목자’ ‘어진 목자’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요즘 주님의 수난을 매일 묵상하고 있습니다. 수난의 시간을 24시간 나누어 저술한 책(루이사 피카렛타 지음,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의 시간들’)을 가지고 묵상하고 있습니다. 주님이 수난하신 24시간 가운데 하루 한 시간씩 묵상하고 있습니다. 이 묵상을 통하여 깨닫고 있는 것은 예수님이 참으로 우리를 위한 ‘목자’이심을 몸으로 느낀다는 것입니다. 말로만 목자가 아니라 당신 몸과 마음과 영혼과 정신으로 우리 양들을 위해 보속하시고 고통 당하셨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 탓 때문에 당신 생명을 온전히 내 놓으셨습니다. 고통과 수모, 굴욕과 능욕을 자발적으로 받으셨습니다. 심지어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께서는 죄를 모르시는 그리스도를 우리를 위하여 죄로 만드셨다”(2코린 5,21)고까지 했습니다. 얼마나 놀라운 표현입니까? 하느님이 예수님을 죄로 만드셨다는 것, 이는 우리 머리로는 상상조차 못할 정도입니다. 남의 탓을 내 탓을 삼는 것, 이것이 우리의 유일한 목자께서 자발적으로 받아들이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우리를 위한 하느님의 자비입니다. 우리를 위한 하느님의 측은지심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목자를 우리의 유일한 목자로 따르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목자의 양떼입니다. 감사할 뿐입니다. 고마울 뿐입니다. 우리가 무슨 자격이 있어서 이러한 대접을 받을 수 있습니까? 우리는 그냥 죄인뿐입니다. 단죄받을 죄인들입니다. 그런데 주님은 이런 우리를 당신 양 떼로 삼으셨습니다. 여기에는 어떤 조건도, 무슨 담보도 없습니다. 우린 빈털털일 뿐입니다. 은행에서는 이런 빈털털이를 신용불량자로 취급합니다. 돈을 갚을 무슨 조건이나 담보가 없기 때문에 절대로 대출해 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착한 목자이신 주님은 우리와 신용 거래를 하지 않으십니다. 우리를 당신 양 떼로 신뢰하기에 그냥 거저 주십니다. 우리 삶 자체가 주님의 선물입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노라”라는 오늘 화답송 시편 말씀이 절로 우리 입에서 나옵니다. 우리 심장 박동와 함께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노라”가 고동칩니다.

이 선물을 우리 마음으로 감사히 받아들이고 이 선물의 힘으로 살 때 우리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대로 살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돌아가셨습니다. 살아 있는 이들이 이제는 자신을 위하여 살지 않고, 자기들을 위하여 돌아가셨다가 되살아나신 분을 위하여 살게 하시려는 것입니다”(2코린 5,15). 우리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위한 목자입니다. 착한 목자처럼 목숨을 내 놓습니다. 더 나아가 이 세상의 거짓 목자들을 거슬러 예수 그리스도만이 우리를 다스리시는 참 목자임을 온 세상에 우리 삶으로써 증언합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노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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