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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5-07-26 조회수1,290 추천수7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5년 7월 25일 성 야고보 사도 축일
 
whoever wishes to be great among you
shall be your servant;
whoever wishes to be first among you.
(Mt.20,26-27)
 
 
제1독서 2코린 4,7-15
복음 마태 20,20-28
 

저는 성당, 단체모임, 회사 등등, 이곳저곳에서 불러 주어서 꽤 많은 강의를 다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번은 강의 후에 어떤 분이 제 앞에 다가와 어떤 종이 위에 사인을 해달라고 청하십니다. 이 종이에 쓰여진 글이 무슨 글인지를 여쭤보니, 제가 쓴 책의 내용 중에서 너무 마음에 드는 구절이라 프린트해서 늘 가지고 다닌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이 글의 저자가 강의 온다는 말을 듣고 여기에 사인을 받고 싶어서 가지고 왔다는 것이었지요.

솔직히 이 글이 어떤 책에 쓰여 있는지도 기억하지 못하는 저였습니다. 또한 이 글의 내용을 내 삶 안에서 제대로 실천도 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 분은 어렵고 힘들 때 또 방황할 때마다 이 글을 보며 힘을 얻어 다시 똑바로 살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이 분의 말씀을 듣고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글이 되어 세상에 나오는 순간, 이 글은 저자의 것이 아니라 이 글을 받아들이는 독자의 것이 된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많은 말씀을 해 주신 이유도 여기에 있음을 깨닫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그냥 있는 말로 방치시켜 두지 말고 바로 우리의 것으로 만들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저 실천하기 힘든 하느님의 거룩한 말씀 정도로 넘어가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그래서 실천하지 못함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또 아닐까요?

또 한 가지 이 분과의 만남에서 느낀 것은 제 책의 내용을 잘 보관해주시는 그분께 너무나도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 드는 것처럼, 하느님 역시 당신의 말씀을 받아들여 잘 따를 때 크게 기뻐하시지 않을까 라는 것입니다.

이제 하느님의 말씀을 나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습니다. 하느님을 기쁘게 해 드리는 것이 하느님과의 관계를 더욱 더 가깝게 만들어 함께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느님의 말씀보다는 인간적인 욕심을 채우는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는 우리는 아니었을까요?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특별한 은혜를 청하는 제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은혜를 청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당연히 주님께 늘 은혜를 청해야지요. 그러나 문제는 인간적인 욕심에서 나오는 어떤 영예를 구하는 것이 잘못이라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자신의 나약함과 부족함은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하늘 나라의 영예를 위해 “할 수 있습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것은 큰 착각일 뿐입니다.

그러한 영예를 구하는 것보다는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는 것이 더 중요한 것입니다. 우리에게 전해 주신 이유는 잘 보관만 하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것으로 만들라는 것임을 기억하면서, 그 말씀 안에서 적극적으로 살아갈 때 언제나 하느님과 함께 하는 것이며 하느님을 가장 기쁘게 하는 행동이 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하늘 나라의 영예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세상의 영예보다는 주님과 함께 하는 것 그 자체로 행복할 수 있음을 그리고 이때가 바로 진실로 하느님 곁에 있게 되는 것입니다.

어떤 책에서 이런 구절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 선택이 나의 행복을 방해하지 않을까?’를 먼저 생각하자. 우리는 기본적으로 행복하다. 내 선택이 행복하지 못하게 할 뿐이다.”

맞습니다. 하느님 말씀을 나의 것으로 만드는 선택을 가장 먼저 해야 합니다. 엉뚱한 선택이 행복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했을 뿐입니다.

행복은 생각, 말, 행동이 조화를 이룰 때 찾아온다(간디).


야고보 사도.

 

루게릭 병

전에 있었던 본당에서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환자 분을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솔직히 전에는 이 병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몰랐습니다. 왜냐하면 제 주변에 이 병을 가지고 있는 분이 없어서, 병 자체가 어떤 것인지를 알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분을 만나고 대화하면서 정말로 무서운 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루게릭병은 운동신경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하는 질환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적으로 모든 운동신경세포가 파괴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병이 진행되면서 결국 호흡근 마비로 수년 내에 사망에 이르게 되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분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온몸의 근육이 딱딱해진다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결국은 모든 근육이 딱딱하게 굳어져서 주님 곁으로 먼저 가시게 되었지요.

만약 이분을 만나지 않았다면 루게릭병에 대해서 지금도 몰랐을 것입니다. 그러나 만나서 대화를 나누고, 병의 진행상태도 직접 보면서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분들을 위해 기도도 하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합니다. 그래야 주님께서 우리 인간 각자에게 하시려는 그 뜻을 알아들을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모든 사람을 만나기보다는, 내게 이득을 가져다주는 사람만을 만나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다양하게 활동하시는 주님의 모습을 스스로 한정지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근육이 굳어버리는 루게릭병이 무섭지만, 지금 우리들의 마음이 굳어지고 있는 것 그래서 사랑하지 못하는 것을 주님께서는 더 무서워하시지 않을까요?


루게릭 병을 세상에 알릴 수 있게 했던 1920~30년대 메이저리그 야구선수 루 게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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