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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5-08-15 조회수1,584 추천수16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5년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
 
Blessed are you among women,
and blessed is the fruit of your womb.
(Lk.1,42)
 
 
제1독서 묵시 11,19ㄱ; 12,1-6ㄱㄷ.10ㄱㄴㄷ
제2독서 1코린 15,20-27ㄱ
복음 루카 1,39-56
 

초등학교 다닐 때, 이상한 조사를 참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집에 사는 식구가 몇 명인지도 조사했고, 부모님의 학벌에 대한 조사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특별한 것은 집에 어떤 물건들이 있는지를 조사하는 것이었습니다. 라디오, 전축, 텔레비전, 냉장고, 피아노, 자동차 등등……. 이렇게 선생님께서는 집에 있을 물건들을 계속해서 부르고, 집에 그 물건이 있으면 선을 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그 모든 것들을 다 가지고 있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은 그 친구의 집이 엄청난 부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면서 부러워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당시에 선생님께서 부르셨던 물건들을 저는 거의 가지고 있습니다. 아니 그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컴퓨터도 있고, 노트북도 가지고 있습니다. 두꺼운 컬러텔레비전이 아닌 얇은 LCD 텔레비전도 있습니다. 빨래 해주는 세탁기도 있고, 청소를 손쉽게 해주는 청소기도 있습니다. 그리고 당시에는 아무도 손을 들지 못했던 자동차도 가지고 있습니다.

30년 전에 이 정도 가지고 있으면 어마어마한 부자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남들이 저를 부자라고 부르지 않으며, 저 스스로 부자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데 왜 부자라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그만큼 욕심이 커진 것은 아닐까요? 특히 남들과 비교하면서 지금도 충분하지만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만족하지 못하는 삶. 그 이유는 바로 욕심에 있었음을 깨닫습니다. 과거에 비해 참 많은 것을 가지고 있음을 기억하면서 욕심을 조금씩 내려놓으면 어떨까요? 사는 것이 훨씬 단순해지면서 스스로의 삶에 만족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은 성모승천대축일입니다.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님께서 하늘 나라에서 티 없는 아름다움과 찬란한 영광을 온전히 드러내심을 기념하는 날이지요. 그렇다면 성모님께서 처음부터 이 영광을 가지고 계셨을까요? 남들의 부러움을 사는 삶을 사셨을까요? 아니었습니다. 처녀의 몸으로 아기를 잉태한 그 순간부터 사랑하는 아들의 죽음을 직접 목격하는 그 순간까지 성모님의 삶은 어쩌면 너무나도 힘든 고통과 시련의 연속이었습니다. 하지만 성모님께서는 욕심을 부리지 않습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이 너무나 적다고, 자신의 삶이 너무 어렵다고 울부짖지도 않으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엘리사벳이 말하고 있듯이,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셨으며, 끝까지 하느님의 자비하심을 굳게 믿으셨습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그 찬란한 영광을 온전히 세상에 드러내실 수가 있었던 것이지요.

성모님의 모습을 기억하면서 세상 것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고 대신 주님께 대한 믿음을 높이 세울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역시 영광의 자리에 오를 수 있습니다.

오늘은 가지고 있는 것들과 내 마음을 정리 좀 해 봐야 하겠습니다.

내가 소유하고 있지 않은 것을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망상에 빠지지 말고, 내가 소유하고 있는 것 중에서 가장 은혜로운 것을 생각하라. 또한 나에게 그것들이 없었다면 나는 얼마나 그것을 갈망했을 것인가를 생각해 보고 감사하게 여겨라. 그리고 어떤 이유로 그것을 불시에 잃어버리는 불행을 당하더라도 마음의 평정을 잃지 않도록 주의하라(아우렐리우스).


독일 케벨라 성지의 성모성당.

 

주님께 로그인하세요.

오랫동안 방문하지 않은 사이트가 생각났습니다.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었는데 갑자기 생각났지요. 로그인을 하라는 메시지가 떴습니다. 제가 평소에 사용하던 아이디를 입력하고 패스워드를 적었는데, “로그인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아이디를 다시 한 번 확인해주시길 바랍니다.”라는 메시지가 나옵니다. 아이디가 잘못된 것 같아서 또 다른 아이디를 입력했지만 똑같은 메시지만 반복될 뿐이었습니다. 아이디 찾기를 눌러서 아이디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패스워드가 잘못되었다는 메시지가 나옵니다. 여러 번 다른 패스워드를 입력했지만 잘못되었다는 메시지만 반복되네요. 이번에는 패스워드 찾기를 누릅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습니다. 예전에 사용하던 휴대전화번호를 통해서 패스워드를 보내준 것입니다. 결국 이 사이트를 다시 가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전의 기록들을 다 무시한 채....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정확하게 입력해야 사이트에 로그인을 할 수 있습니다. 문득 주님과의 관계도 이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정확한 모습으로 살아가야만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겠지요. 제가 잘못 입력하고서는 들어가지 못한다고 주님 탓을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은 당신께서 이 세상에서 보여주신 사랑의 삶이었습니다. 나만을 사랑하는 이타적인 사랑이 아니라, 어떠한 경우에도 사랑이 우선시 될 수 있는 적극적인 사랑의 실천만이 하느님 나라에 정확하게 로그인할 수 있습니다.

도저히 로그인이 되지 않을 때, 포기하면 영원히 그 사이트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새롭게 회원가입을 하고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마찬가지로 지금까지 엉망으로 살았다고 해서 포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사랑 가득하신 주님께서는 다시 시작하는 우리들에게 “왜 다시 들어왔어?”하면서 내쫓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그래, 오랫동안 기다렸어. 다시 시작해보자.”하면서 용기를 불어 넣어주실 것입니다.



오늘 광복 70주년이지요. 독립을 위해 애쓰셨던 분들을 기억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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