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0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08-18 조회수974 추천수15 반대(0)

선생님들은 시험문제를 낼 때 쉬운 문제, 중간 문제, 어려운 문제를 내서 난이도를 조절할 것입니다. 공부를 열심히 한 학생은 어려운 문제도 풀 수 있을 것이고, 공부를 적당히 한 학생은 중간 문제까지 풀 것이고, 아예 공부를 하지 않은 학생은 쉬운 문제만 풀고 벽에 부딪칠 것입니다. 그래서 시험의 결과는 학생들이 얼마나 공부를 했는지를 평가하는 것입니다.

 

예비신학생들과 대화를 하면서, 안타까운 경우가 있습니다. 마음은 있는데, 행동이 따르지 않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심정은 곧고, 착한데 성적이 부족한 학생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약한 가문의 보잘 것 없었던 기드온을 당신 구원 사업의 협조자로 부르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어부들을 당신의 제자로 삼으셨습니다. 하지만 현실의 문은 그리 쉽게 열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신학교에 입학하고, 사제가 되기 위해서는 중간 문제까지는 당연히 풀어야 하고, 어려운 문제도 더러는 풀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기본적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해야 한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도 우리들에게 쉬운 문제, 중간 문제, 어려운 문제를 내 주시는 것 같습니다. 많은 경우에 예수님께서는 단순히 믿음을 말씀하십니다. 믿으면 죄를 용서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믿으면 병이 나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믿으면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하십니다. 믿음은 어쩌면 마음의 문제입니다. 세상일은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믿음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한 차원 더 높은 문제를 내 주시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 중에 죄 없는 사람이 먼저 저 여인에게 돌을 던지십시오. 나는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러 왔습니다. 성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 없지만 아픈 사람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합니다. 첫째가 되려는 사람은 꼴찌가 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추구하는 행복과는 다른 행복을 말씀하십니다. 가난한 사람, 자비를 베푸는 사람, 옳은 일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 정의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행복하다고 하십니다. 이제 믿음을 넘어서 행동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문제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의 아들은 십자가를 지고, 죽어야 한다. 벗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고 나를 따라야 한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는 세상의 기준과는 전혀 다른 말씀을 하십니다.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 보다 더 어렵다. 우리 안에 있는 위선, 가식, 욕망, 탐욕, 분노, 원망, 미움, 질투, 시기를 모두 던져 버리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새로운 것들을 채우라고 하십니다. ‘희생, 사랑, 나눔, 겸손을 채우라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내 주시는 어려운 문제를 삶으로 실천하는 신자 분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가진 것을 나누시는 분, 신앙이 삶의 중심이신 분, 하느님의 뜻을 먼저 생각하는 분들입니다. 그분들에게는 그리스도의 향기가 진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런가하면 쉬운 문제에 머무는 성직자들도 더러 보았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는 것이 낙타가 바늘 구명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더 힘겹게 느껴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 질책하셨던 바리사이파와 율법학자들의 모습이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고 합니다. 이것은 가정 안에서 신앙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이것은 성직자들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쉬운 문제 몇 개 풀었다고 좋아하는 학생들은 결코 원하는 대학에 합격할 수 없을 것입니다. 과연 우리는 예수님께서 내 주시는 문제를 어느 정도까지 풀고 있을까요? 지금 나의 신앙이 내 옷의 액세서리 정도 인 것인지, 아니면 나의 신앙이 나를 하느님께로 인도해 주는 디딤돌인지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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