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1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08-26 조회수1,100 추천수17 반대(0)

저는 1991823일 사제서품을 받았습니다. 지난주일 동창 신부님들과 조촐한 모임을 함께 하였습니다. 24년 동안 사제로 지내면서 부족한 점들은 반성을 하였고, 서로를 격려하는 자리였습니다. 한 친구는 10년 이상을 도시 빈민들과 지내고 있습니다. 한 친구는 24년을 본당 사목만 하였습니다. 3친구는 이번에 새로운 곳으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성소국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꾸르실료, 엠이의 일도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복음화 학교의 일도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매주 신학교에 가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복음 묵상을 나누고 있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일은 많이 하는 것 같은데, 저의 내면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시간은 늘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매 순간 충실하지 못하였고, 쓸데없는 것들에 많은 시간을 보내곤 하였습니다.

 

어릴 때, ‘개미와 배짱이라는 이솝우화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개미는 뜨거운 여름에도 열심히 일을 하였습니다. 추운 겨울이 왔을 때, 개미들은 열심히 일해서 모은 식량을 먹을 수 있었고, 무사히 추운 겨울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배짱이는 여름 내내 신나게 놀았습니다. 주위에 먹을 것이 많았기 때문에 놀아도 걱정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겨울이 왔고, 이제 주위에 먹을 것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배짱이는 추운 겨울에 먹을 것이 없었고, 아마도 노숙자 배짱이가 되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의 위선을 꾸짖었습니다. 그들은 율법의 규정들을 이야기하면서 배짱이처럼 자신들은 열심히 율법을 지키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변을 보면 세례를 받았지만, 신앙인으로서 충실하게 살지 못한 사람들을 볼 때가 있습니다. 주일미사에 참례하지 못하는 사람, 본당에서 준비한 피정, 교육에 참석하지 못하는 사람,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데 인색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신앙의 뿌리가 깊지 못하기 때문에 곧 신앙이 식어버리곤 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우리는 바오로 사도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아주 근면하고 성실한 사도였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뜨거운 열정도 있었습니다. “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우리의 수고와 고생을 잘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여러분 가운데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밤낮으로 일하면서, 하느님의 복음을 여러분에게 선포하였습니다. 우리가 신자 여러분에게 얼마나 경건하고 의롭게 또 흠 잡힐 데 없이 처신하였는지, 여러분이 증인이고 하느님께서도 증인이십니다.”

 

우리가 경제적인 풍요를 얻기 위해서 근면하고 성실하게 사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오늘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의 복음을 위해서, 하느님께 나가기 위해서도 근면하고 성실해야 한다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매일 기도하는 사람, 좋은 말씀을 듣기 위해서 피정과 교육에 자주 참여하는 사람,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적극적인 사람들은 신앙생활에서도 근면하고 성실한 사람들입니다.

 

여름에는 배짱이처럼 살아도, 개미처럼 살아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겨울이 온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 것 같지만 우리 모두는 언젠가 삶의 마침표를 찍어야 할 때가 온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개미들은 추운 겨울을 위해서 식량을 준비했습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겠습니까? 나의 영혼과 이웃들을 위한 기도를 준비했다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들을 도와주는 봉사를 준비했다면, 우리는 삶의 마지막이 온다 해도 아무 걱정 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말씀을 지키는 사람은 하느님의 사랑이 그 안에서 완성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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