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2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08-30 조회수935 추천수12 반대(0)

공무원은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합니다. 모 정당의 모임에서 현직의 장관이 총선 승리를 다짐하는 건배를 하였다고 합니다. 야당에서는 공무원의 정치적인 중립의무를 위반했다고 비판을 합니다. 여당에서는 단순히 덕담이었다고 이야기 합니다. 장관이 자신이 속한 정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는 것을 원하는 것은 당연한 마음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 마음을 겉으로 드러내는 것은 현명한 태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배가 고팠는지 손을 씻지도 않고 음식을 먹었나 봅니다. 율법학자와 바리사이파들은 그것은 율법을 어기는 행위라고 비난을 합니다. 사실 손을 씻고 음식을 먹는 것은 꼭 율법의 문제가 아니라도 위생과 건강을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께서도 율법학자와 바리사이파의 비난에 반론을 제기하지는 않으셨습니다. 다만 예수님께서는 율법과 계명의 정신을 망각하면 안 된다고 이야기 하십니다. 율법과 계명이 영혼의 자유로움을 구속하는 굴레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하십니다. 단식을 하는 것이 건강과 미모를 위한 것이기보다는 가난한 이들의 고통에 동참하는 것이어야 하고, 단식을 통해서 얻어진 것들을 이웃들과 나누는 것이 단식의 진정한 의미임을 알아야 한다고 하십니다.

 

우리에게 요한금구로 알려진 성 크리소스토모 주교는 참된 신앙의 길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오늘은 크리소스토모 주교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첫째, 우리가 참된 신앙의 길로 가기 위해서 우리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해야 합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을 회개라고 부릅니다. 다윗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고, 고백했습니다. ‘저의 죄악을 제가 알고 있사오며 저의 잘못이 늘 제 앞에 있습니다. 저는 죄 중에 태어났고, 허물 중에 제 어머니가 저를 배었나이다. 주님께서 죄악을 헤아리신다면, 감당할 사람이 없나이다. 용서하심이 주님께 있으니 더더욱 주님을 섬기라 하시나이다.’ 베드로 사도도 자신의 잘못을 뉘우쳤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회개한 베드로를 용서하셨고, 천국의 열쇠를 맡겨 주셨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 회개하지 않는 사람을 우리는 철면피라고 부릅니다. 그런 사람은 절대로 참된 신앙의 길로 갈 수 없습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 불행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둘째, 하느님께서 자비하셔서 나를 용서해 주셨으니, 이제 나도 나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십자가 위에서도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 사람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모르고 있습니다.’ 돌아온 탕자의 비유에서 예수님께서는 용서의 힘을 강조하십니다. 용서는 죽은 아들을 살리는 일이라고 하십니다. 어째서 남의 눈에 있는 작은 티는 보면서 자신의 눈에 있는 커다란 들보는 보지 못하느냐고 하십니다. 용서하지 못하면 원망과 분노가 생기고 그것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합니다. 따라서 용서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위해서 꼭 필요한 행위입니다.

 

셋째, 참된 신앙의 길은 나의 힘으로는 부족하기에 늘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하는 사람은 물가에 심어진 나무와 같아서 늘 싱싱하게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기도하는 사람은 뿌리 깊은 나무와 같아서 시련과 고통의 바람이 불어도 넘어지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늘 한적한 곳에서 기도를 하셨습니다. 저도 기도의 힘을 체험한 적이 있습니다. 차를 잠시 세우고 묵주를 꺼내는 순간 제 앞에 큰 트럭이 지나갔습니다. 제가 묵주를 꺼내려 하지 않았다면 어쩌면 커다란 사고가 났을 것입니다. 기도는 우리 안에 있는 걱정, 근심, 두려움, 욕망의 불꽃을 잠재우는 힘이 있습니다. 기도는 우리 안에 새로운 불꽃이 타오르게 합니다. 희망, 사랑, 믿음의 불꽃입니다.

 

넷째, 참된 신앙의 길은 자선과 나눔으로 드러나야 합니다. 감기약을 파는 사람이 기침을 한다면 누가 감기약을 사겠습니까? 하느님의 자비하심을 느낀 사람은, 자신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한 사람은,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은 기꺼운 마음으로 가진 것을 나누게 됩니다. 이 세상은 잠시 머물다 가는 곳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내가 소유한 것들은 잠시 나를 거쳐 가는 것이지, 하느님의 것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율법학자와 예수님의 근본적인 차이입니다.

 

다섯째, 참된 신앙인은 겸손합니다. 빈 수레가 요란한 소리를 낸다고 하였습니다. 벼는 익으면 고개를 숙인다고 하였습니다. ‘상선약수라고 합니다.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고 하였습니다. 물은 자신을 주장하지 않습니다. 물은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하면서도 내세우지 않습니다. 물은 높은 곳으로 오르려 하지 않습니다. 낮은 곳으로 흘러가지만 결국 가장 깊고 넓은 바다에 이르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도 늘 겸손함을 강조하셨습니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러 왔습니다. 첫째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꼴찌가 되어야 합니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합니다. 하느님 나라는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을 지녀야 합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신 것이 바로 겸손의 극치입니다.

 

어느덧 팔월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이제 곧 자연은 뜨거운 여름을 이겨낸 결실을 맺을 것입니다. 우리들 또한 신앙의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험난한 내 삶에 회개, 용서, 기도, 나눔, 겸손의 거름을 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사랑, 희망, 믿음의 열매를 맺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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