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2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08-31 조회수1,007 추천수18 반대(0)

혜화동에서 명동으로 걸어올 때가 있습니다. 창경궁 옆에는 서울 과학관이 있습니다. 과학관 입구에는 전 국민의 과학화라는 글이 바위에 새겨져 있습니다. 글을 쓴 분은 박 정희 대통령입니다. 광화문 광장에는 충무공 이 순신 장군의 동상이 있습니다. 동상에도 글이 적혀있습니다. 글을 쓴 분은 역시 박 정희 대통령입니다. 대통령께서는 국가와 국민을 사랑하셨고, 그래서 그 마음을 글에다 담았던 것 같습니다. 북한은 우리보다 더 많이 최고 통치자의 업적을 기리고 싶었나 봅니다. 곳곳에 지도자에 대한 충성을 다짐하는 글들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산에도 지도자에 대한 존경과 충성을 드러내는 글들이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빠른 말이 문틈으로 스쳐가는 것 같다고 합니다. 벼슬은 하룻밤 묵는 여관이요, 명예는 이 사람 저 사람 돌려가며 쓰는 감투와 같다고 합니다. 바위에 새긴 이름도 언젠가는 세월의 파도에 씻겨 내려갈 것입니다. 지나가는 세상을 붙들려고 하는 것은 물 위에 이름을 쓰는 것과 같이 부질없는 것입니다. 보이는 것이 우리 인생의 전부는 아닌데, 우리는 그 보이는 것에 연연해서 정말 중요한 것들을 외면하면서 사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팔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이제 더위도 우리에게 안녕을 고하고, 내년에 다시 찾아 올 것입니다. 더 머물지 못해서 아쉬워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왔다 갔음을 어디에 적어 놓지도 않습니다.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도, 기억해 주지 않아도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말없이 하였고, 미련 없이 떠나갑니다.

 

우주는 너무도 크기 때문에 우리가 알 수 없습니다. 원자는 너무나 작기 때문에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이 짧은 세상에 우리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서 괴로워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서 가슴아파합니다. 미워하는 사람을 곁에 두고 상처를 받고, 나의 욕망을 다스리지 못해서 괴로워합니다.

 

예수님은 어느 바위에 글을 적지 않았습니다. 큰 감투를 쓰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을 우리는 사랑하고, 그분의 삶과 말씀을 가슴에 새기려합니다. 그분께서는 눈에 보이는 것을 위해 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끊임없이 자신을 내어 주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읽었던 글이 생각납니다. ‘내 인생의 가을이 오면이라는 시입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내 인생의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이들을 사랑해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지금 맞이하고 있는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삶이 아름다웠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나는 기쁘게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내 삶의 날들을 아름답게 가꾸어야 하겠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우리의 신앙을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현재를 살면서도 영원을 희망하는 사람이라고 말을 합니다. 따라서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고 말을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利己主義적인 삶을 살아서는 안 되고 利他적인 삶을 살아야 합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해 주는 것, 갇힌 이들을 풀어주는 것, 묶인 이에게 자유를 주는 것이러한 삶이 우리를 현재의 삶을 살지만 영원한 세계에로 이끌어 주리라 말씀을 하십니다. 가을이 온다고 다 결실을 맺는 것은 아닙니다. 여름에 뜨거운 땀을 흘린 사람들이 결실을 맺을 것입니다. 우리 인생의 가을은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그러나 그 결실은 하느님을 믿고, 신앙 안에서 충실하게 살아간 사람들의 몫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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