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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체의 힘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15-09-01 조회수1,149 추천수5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저는 꽤 자주 악몽에 시달립니다.

흔히들 '가위에 눌린다'고 말하는 그 가위에도 자주 눌리는편이고요.

일반적으로 기가 약하면 가위에 많이 눌린다고도 하고,

수면장애라고도 하고...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것은 없는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사무엘을 임신하고 입덧이 극심하던때 가위에 눌리기 시작했습니다.

태어나 몸이 그토록 고생스러워본적이 없었던 그때즈음 시작이 되었던것 같습니다.

요즘도 많이 피곤할때, 특히 피곤해서 낮잠잘때는 가위눌림이 백발백중입니다.

한번씩 너무 힘들고 피곤할때는 할수만 있다면,

성당 감실 앞에서 한숨 자고나오고 싶을만큼 간절할때도 있습니다.

그곳은 하느님의 품속이니 그 무엇에도 방해받지 않고 한숨 푹 잘수 있을테니까요...


가위에 눌리면 어떤 존재에 온몸을 제압당합니다.

아무리 깨어나려 발버둥쳐도 반쯤 잠들어버린 의식을 완전히 되찾기가 어렵습니다.

그 존재가 계속 잠속으로 끌고들어가거든요.

제 의식이 완전히 돌아오면 저를 감히 어떻게 할수가 없거나,

자신의 힘이 무력해져버리는, 뭐 그런 법칙이 있는것만 같습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계속 잠속으로 저를 끌고 들어갑니다.


한번씩 가위에 눌리면 저는 제 힘으로 빠져나올수가 없어서,

제 나름의 여러가지 노하우를 돌려서 쓰며 깨어나곤 했습니다.

예를들면, 주기도문, 성모송 또 어떤분께서 사도신경이 직방이라길래 사도신경도 해보고요,

또 심령기도에 호통치기, 미친척 난 아무렇지 않다는 허세부림까지... 다양한 방법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참 신기한것이 처음에는 다 효력이 있습니다.

그런데 가위도 내성이 있는건지 뭔지, 어느순간 효력이 사라져버립니다.

그래서 지금 현재 저는 아무런 방패가 없이 견뎌내고 있는중이었습니다.


가위에 눌리면 늘상 이런식이니,

한번씩 악몽에 시달릴때마다 저는 항상 사탄을 쫒는 꿈을 꾸곤합니다.

마치 제가 무슨 퇴마사라도된냥 닥치는대로 사탄을 쫒아내는꿈을 꿉니다.

아마도 가위에 눌릴때 속절없이 당하기만 하니,

그게 한이되어서 꿈에라도 복수를 하는모양입니다...


요즘은 '사탄'의 존재에대해 말하는 것을 불편하게 여기는 분위기인것 같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계실때 줄곧 대면하시고 쫒으셨던것이 사탄이었을만큼,

사탄의 존재는 허상이 아니라 실존하는 인물임을 저는 알고있습니다.

꽤나 자주 그 존재의 힘을 꿈속에서든, 반꿈속에서든 체험하며 살고있으니까요...


신기한것은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깨어있어라" 라고 가르치셨는데,

사탄은 자신의 영역속에서 저를 제압하기위해 계속 더 "깊은 잠"을 유도한다는것 입니다.

깊이 묵상해볼 저만의 체험이 아닐수 없습니다.


오늘 아침 체스클럽 활동때문에 사무엘이 한시간 일찍 등교했습니다.

아침미사까지는 한시간의 여유가 있어서,

아침햇살 맞으며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었습니다.

요며칠 몸이 많이 피곤하고 추웠는데 오늘따라 아침햇살이 어찌나 따스하던지요.

졸음이 쏫아지고 눈꺼풀은 이미 천근만근... 

소파에 몸을 비스듬히 뉘이기만하면 1초안에 잠들 자신이 있었습니다.

바로 그 순간 제 몸을 죄여오는 그 나쁜 정체...

저를 깊은 잠속에 빠뜨리려고 슬금슬금 다가오는 그 어두운 정체가 분명히 느껴졌습니다.


그 순간 잠시후 가게될 성당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성당안에 성체조배실이 보였고, 그곳에 계신 예수님의 커다란 성체가 제 눈안에 들어왔습니다.

바로, 그 순간 어둠의 존재가 말하는 것을 분명히 들었습니다.

"아! 안되겠다. 가자!"

그저 반쯤 잠든 의식속에서 떠올리기만 했을 뿐인데, 그렇게 어둠의 존재는 사라져버렸습니다.

마치, 괜한 큰 일을 일으키고 싶지 않다는듯...

제 오른쪽 넘어 어딘가로 휙~ 사라져버린 그 소리가 하루종일 마음속을 맴돕니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조용히 하여라.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 하고 꾸짖으시니,

 마귀는 그를 사람들 한가운데에 내동댕이치기는 하였지만,

 아무런 해도 끼치지 못하고 그에게서 나갔다. (루가 4,31-37)"


지금껏 수없이 가위에 눌려오면서, 또 악몽속에서 사탄을 대면하며,
때때로 그 힘에 짓눌려 두려움에 벗어나고싶은 마음 간절해올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내안에 하느님의 빛이 강해지실수록,
하느님 그림자의 어둠은 더욱 깊어지는것이 당연하기에 묵묵히 받아들이려 노력합니다.
하느님께서 제 안에 계시는한 그들이 제게 그 어떤 해도 끼치지 못할것을 제가 믿기때문입니다.

어둠의 존재는 결코 독자적인 것이 아닙니다.
독자적이신 하느님께서 존재하시기에 따라 붙는 부수적인 존재이기에,
우리가 불편해 하거나, 두려워해야할 존재가 될수 없습니다.
오히려 그들또한 두려워하는 하느님을 더 두려워해야 마땅할것 입니다.

머릿속에 떠오른 성체의 힘이 이토록 강할줄은 몰랐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왜 예수님을 보내주셨는지,
또 예수님께서는 왜 우리에게 당신의 살과 피를 주셨는지,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알아갈수 있음이 참 감사한 하루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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