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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유를 주는 주님의 사랑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5-09-04 조회수857 추천수4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묵은 포도주를 마시던 사람은 새 포도주를 원하지 않는다. 
          사실 그런 사람은 ‘묵은 것이 좋다.’고 말한다.” 
           
          오늘 복음은 술을 좋아하는 제가 좋아하는 복음입니다.
          언젠가 목사님이 바오로 사도의 편지를 인용하여
          왜 천주교 신부들은 술을 먹느냐고 따지러 왔을 때
          저는 오늘 복음 말씀을 가지고 예수님도 술 드시고,
          제자들도 술 잘 마셨다고 하며 물리친 적이 있지요.
             
          물론 저의 이런 자세는 복음을 가지고 저를 합리화하는 것이니
          결코 자랑할 것도 아니고 칭찬 받을 일은 전혀 아니며,
          그런 이유로 이 복음을 제가 좋아하는 것도 아닙니다.
             
          제가 이 복음을 좋아하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이 복음이
          자유를 주는 주님의 사랑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우리가 억지로 단식하는 것을 원치 않으셨습니다.
          나를 사랑한다면 단식으로 사랑을 증명해 봐!
          이런 식으로 단식을 강요하실 주님이 아니십니다.
          그것은 주님의 자존심에 크게 어긋나는 것입니다.
             
          강짜를 부리지 않으면 사랑 받지 못할까봐
          당신의 사랑 가치에 대해 전전긍긍하는 분이 아니시지요.
          당신은 사랑 받기에 불충분하다고 생각하실 리 없으시죠.
             
          그래서 단식하고 싶을 때 단식하라고 우리게 말씀하시죠.
          신랑인 당신과 있을 때는 사랑 때문에 사랑을 즐기고,
          오직 사랑하는 당신을 잃었을 때, 그때만 
          슬픔 때문에 단식하거나 
          사랑을 찾기 위해 단식하라고 하십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진정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상심하여 식음을 전폐하게 되지요.
          일부러 안 먹는 것이 아니라 먹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슬픔 때문에 단식하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
          사랑을 찾기 위해 단식하라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저는 지금 양성 수도원에 있는데 제가 여기 사는 것이
          젊은 형제들은 괴로움일 테지만 제게는 기쁨입니다.
          형제들로부터 많은 자극과 힘을 받기 때문입니다.
             
          7, 8월 뜨거운 체험들을 하고 그저께 모두 돌아왔는데
          머리를 빡빡 또는 짧게 깎은 형제들이 보였습니다.
          나이 먹은 저의 눈에는 그것이 좋게 보이지 않았지만
          그렇게 머리를 깎은 이유는 새롭게 시작하려는 거지요.
             
          그렇습니다. 새로움의 의지인 것입니다.
          머리를 자르면서 지금까지 길들여진 나쁜 습관을 잘라내고,
          편안함에 안주하려는 타성을 과감히 끊어버리고
          후반기를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의지의 표시지요.
             
          그러니 제게 큰 자극이 되고 이런 형제들이 예쁘지만 
          제 욕심 때문에 이 형제들에게 더 바라는 게 있다면
          새로움의 의지가 사랑의 의지라면 금상첨화이겠지요.
          하느님을 사랑하고 자신을 사랑하여 
          머리도 깎고 단식도 하는 것 말입니다.
             
          그나저나 형제들에게는 이런 바람을 가지면서
          묵은 포도주가 맛있는 것은 어쩔 수 없어! 
          이런 말이나 하고 있는 저는 아닌지 돌아보는 오늘입니다.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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