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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9.5 토/ 기 프란치스코 신부 - 틀을 버리고 자유롭게 사랑하자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09-04 조회수999 추천수4 반대(0) 신고



    연중 22주 토 루카 6,1-5(15.9.5)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루카 6,5)



Debates about the Sabbath




 틀을 버리고 자유롭게 사랑하자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법이 있다. 자유롭고 싶고 인간다워지고 싶은 인간에게 법은 때론 짐이나 걸림돌과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기도 한다. 많은 이들이 법에 대해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에게 유익한 것을 찾는 자기중심적인 관점이나 자신 안에 굳어진 틀을 지니고 법을 대하는 것 같다. 법을 공부하거나 법조계에 종사하는 이들에 대해서도 규범적이라거나 법에 따라 사는 사람이라는 편견이 심하다.

그런데 인간이 있고서 법이 생겨난 것이며, 인간은 하느님으로부터 온 것이라는 점을 새겨보면 결국 법이 문제가 아니라 법을 만들고 법질서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 자신이 문제인 경우가 대부분이 아닐지. 오늘 복음을 통해 우리 안에 자리 잡고 있는 고착된 사고의 틀과 편견, 선입견, 고정관념 등에 매여 살아가는 자신을 되돌아보았으면 한다.

유대인들에게 안식일 준수는 하느님의 백성임을 말해주는 표지였다. 따라서 그들은 매우 엄격하고 세부적인 율법들을 만들어 노동으로 볼 수 있는 모든 활동을 금지했다. 다만 가난한 사람들이 굶주림을 채우려고 밀 이삭을 자르는 것은 허용되었다(신명 23,26 참조).

이런 배경에서 어느 안식일에 밀밭 사이를 지나가던 예수님의 제자들이 밀 이삭을 뜯어먹자 바리사이들은 “왜 당신의 제자들은 안식일에 금지된 밀 수확을 하느냐?”라고 예수께 따진다. 밀 이삭을 따는 것은 율법에 안식일을 더럽히는 스물아홉 가지의 중요한 노동 형태 가운데 하나였기 때문이었다. 바리사이들의 질문은 예수께 대한 도발이자 경고였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굶주림에 시달리던 다윗이 성전에 보관된 ‘거룩한 빵’을 먹었으며 동행하던 이들에게 나누어준 예(1사무 21,1-7)를 들어 율법의 근본정신을 상기시켜주신다. 그분께서는 하느님 법이 사랑으로 창조하신 인간에 대한 사랑에 뿌리를 두고 있고 생명과 인간 존엄을 살려나가기 위하여 존재하는 것임을 가르쳐주신다. 율법의 정신과 본질은 사랑 외에 다른 것일 수 없으며 그 목적은 영혼구원에 있다.

예수님은 안식일의 주인으로서(6,5) 율법의 근본정신과 법 실천의 기준을 철저히 인간을 위하고 사랑으로 자신 전부를 내놓는 십자가상 죽음을 통해서 보여주셨다. 그분은 사랑으로 하느님 나라의 질서를 보여주시고 세상 모든 이가 지니고 걸어가야 할 사랑과 자유의 길을 보여주신 것이다. 곧 모든 제도와 체제, 그리고 법규와 관습은 인간을 섬기고 그것을 통하여 인간다움과 인간의 존엄함이 드러나야 한다.

우리가 살아내야 할 법은 인간을 살리고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며 그래서 결국 그 안에서 하느님이 드러나는 ‘사랑의 법’, ‘성령의 법’임을 잊지 말자. 우리도 유대인들처럼 율법의 정신인 하느님의 사랑을 망각한 채 사람을 구속하는 족쇄로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았으면 한다.

무엇보다도 하느님의 얼을 품고 있는 인간을 도외시 한 채 법과 규정을 자신의 권력이나 이익 추구나 다른 이들을 소외시키는 도구 여기며 살아가는 일이 없어야겠다. 그러려면 법 이전에 사랑으로 인간을 창조하신 하느님의 뜻을 생생하게 떠올려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 모두 하느님의 질서 안에서 참 자유를 살아갈 수 있도록 자신의 틀에 상대방을 끼워 맞추려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인격‘을 존중해주고 받아들여야 하리라!

법 없이도 살 수 있을 만큼의 자유롭고 신명나고 사랑 넘치는 우리가 될 순 없을까? 그곳이 바로 하느님 나라일텐데...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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