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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5-09-08 조회수1,222 추천수7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5년 9월 8일 동정 마리아 탄생 축일
 
Behold,
the virgin shall be with child and bear a son,
and they shall name him Emmanuel,
which means “God is with us.”
(Mt.1,23)
 
 
제1독서 미카 5,1-4ㄱ
복음 마태 1,1-16.18-23
 

방독면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전에는 군대에 다녀온 사람들만 아는 도구였지만, 이제는 방송(주말 예능 프로에도 나오더라고요)을 통해서도 많이 소개되고 있기 때문에 방독면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방독면은 오염된 공기를 걸러 내는 마스크입니다. 만약 전쟁 시에 화학 가스가 살포된다면 이 방독면을 통해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가스를 막을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군대를 다녀왔기 때문에 방독면을 직접 써 보았고, 화생방 훈련 때 가스를 막아준다는 것을 체험했지요. 그런데 이 방독면도 막을 수 없는 가스가 있다는 것을 얼마 전에 알게 되었네요. 무슨 가스일까요?

바로 방귀냄새라고 합니다. 방독면 흡입구의 정화부는 공기 입자보다 작은 구멍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가스가 침투했을 때 이를 막고 정화시킵니다. 하지만 방귀 입자는 그 구멍보다 훨씬 작아서 방독면은 냄새를 막을 수가 없다고 하네요. 가스에 있어서는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방독면을 생각하다보니 문득 우리의 신앙생활도 이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즉, 성당 다니는 것이 마치 천하무적처럼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요. 그래서 성당에만 나가면 죄로부터 자유로워져서 정말로 천사같이 살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어떻습니까? 그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아니 성당 다니는 사람이 왜 저래?”

성당 다니는 것이 완벽한 방독면은 아닌 것입니다.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 사람보다는 미사 때만이라도 스스로를 반성하면서 조금 더 나은 생활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그저 성당 다니는 것만으로 모든 죄를 걸러내서 천사처럼 깨끗하게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오늘은 동정 마리아 탄생 축일로 예수님의 어머니이신 성모님의 탄생일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사람들은 단순히 예수님을 낳았다는 사실만으로 우리의 어머니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래서 하늘로 직접 승천하셨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예수님의 어머니이기 때문에 그런 영광을 받으시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예수님을 낳았다는 사실보다는 하느님의 뜻을 어떻게 받아들였고, 그리고 그 뜻에 맞춰서 어떻게 사셨는지를 통해서 그런 영광을 받으실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히 성당 다니는 행위 하나로, 레지오 활동 하나로, 구반장 모임의 참석만으로 성모님과 같은 영광을 받을 수 있다고 착각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성모님께서 받으셨던 그 고통과 시련의 시간들, 또한 어떠한 순간에서도 놓지 않았던 하느님께 대한 믿음 등을 기억하면서 지금의 우리의 삶을 많이 반성해야 합니다.

성당을 다니는 것뿐만 아니라 본인의 노력이 중요합니다. 보다 더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본인의 노력을 통해서만이 아주 작은 입자와 같은 죄 역시 걸러 낼 수 있습니다.

역경은 희망에 의해서 극복된다(메단드로스).


성모님께서 태어나시고 생활하셨던 곳에 지어진 성당

 

사람들과 어떤 만남을 하고 있을까요?

오늘 동정 마리아 탄생 축일을 맞이하면서 성모님을 묵상하다가 성모님과 엘라사벳의 만남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이 만남에서 성모님께서는 마리아의 노래를 부르면서 하느님을 찬미하지요. 이 노래와 두 분의 대화를 통해 이들의 만남은 하느님 역시 함께 하는 자리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과연 사람들과 어떤 만남을 하고 있습니까?

전에 성당의 카페에서 자매님들이 모여서 이야기하는 것을 우연히 옆자리에서 듣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드라마 이야기, 그러다가 아파트 당첨 이야기를 비롯한 돈 이야기가 주였습니다. 성당에서의 모임이지만, 주로 세상살이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물론 삶의 현실을 이야기하는 것이 잘못은 아니지만, 마음 안에 세상일에 대한 것들을 떠나지 않기 때문에 같은 신앙을 가지고 있는 분들과의 대화 역시 세상의 이야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세상 문제들을 떠나, 하느님 구원에 대한 참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만남을 과연 갖기 힘든 것일까요? 여러분은 과연 누구와 생명의 노래, 구원의 노래를 부릅니까?


성모님과 성모님의 어머니이신 성 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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