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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9,9 수/ 기 프란치스코 신부 - 저 높은 곳에 마음을 두고 살아가는 행복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09-08 조회수1,190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22주 수 루카 6,20-26(15.9.9)


“여러분은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콜로 3,1)



Seek what is above





 저 높은 곳에 마음을 두고 살아가는 행복

나름대로 열심히 살려고 하지만 멈추어 자신을 돌아보면 눈앞에 펼쳐진 일들에 시선을 떼지 못하며 살고 있는 때가 적지 않은 듯하다. 영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관대하게 헤아린다고 하지만 그렇게 나만의 기준과 틀로 바라보곤 한다. 땅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인간이 땅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저 위에 있는 것을 생각하며(콜로 3,2) 살아가야 함을 알아차리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해야 하겠다.

오늘 복음은 땅이 아닌 저 위, 곧 하느님의 뜻과 마음을 품고 살아가는 역설을 전해준다. 가난한 사람, 굶주린 사람, 그리고 슬퍼하는 사람은 모두 가장 보잘 것 없는 이들로 여겨졌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가난하고 비참한 사람들에게 더 귀를 기울이신다(시편 86,1). 예수께서도 위로의 메시지를 전해주면서 가난한 이들을 축복하시고, 하느님께서 그들에게 약속하신 가장 위대한 축복인 하느님 나라를 약속하신다.

가난한 이들은 하느님의 자비와 선에 대한 그리움과 그분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는 절박감을 느끼는 이들이다. 굶주린 이들은 부의 원천인 하느님을 목말라하며 살아간다. 슬퍼하는 이들은 정의이신 하느님께 희망을 둔다. 그들은 행복 자체이신 하느님 안에 머물고 싶어 한다. 예수님께서는 이들을 축복하시며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임을 약속하신다.

우리는 어디에 시선을 두고 무엇을 갈망하며 살아가는가? 바오로 사도는 말한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 (...) 위에 있는 것을 생각하고 땅에 있는 것은 생각하지 마십시오.”(콜로 3,1-2) 우리가 땅에 발을 딛고 세상 안에서 살아가지만 참 행복을 누리려면 우리의 마음과 영혼을 하느님께 두고 살아가야 한다. 비록 그 길이 고달프고 배고프고 억울하더라도!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자신 안에 불륜, 더러움, 욕정, 나쁜 욕망, 탐욕, 분노, 격분, 악의, 중상, 수치스런 말, 거짓말과 같은 현세적인 것들을 버려야 행복의 길로 갈 수 있다(콜로 3,5.8). 옛 인간을 그 행실과 함께 벗어버리고 새 인간을 입는(3,9) 철저한 변화와 온전한 방향전환이 이루어질 때 하늘나라를 차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느님을 소유한 행복한 사람, 하늘나라를 지금 여기서 사는 복된 사람이 되려면 순수하고 깨끗한 영혼으로 내 마음에 선이시며 긍정이시고 의미이시며 사랑이신 그분을 품어야 하리라! 이제 하느님이 원하시지 않는 것, 하느님 보시기에 좋지 않은 것들, 사랑과는 무관한 자기중심적인 생각과 마음을 품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자. 하느님 대신에 물질과 오관의 만족을 추구한다면 위험천만한 역주행을 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행복의 근원을 현세사물이나 인간의 힘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또한 나의 삶이 사랑이신 하느님을 향해야 한다는 이 기본을 망각해서도 안 될 것이다. 돈과 명예와 권력을 좇으면서 거기에 자신을 내맡긴 채 살아간다면 스스로를 감옥에 가두는 불행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자본의 우상화, 정보와 재화의 권력화, 인간의 상품화, 극도의 경쟁으로 물든 오늘의 사회에서 가난하고 굶주리고 우는 사람이 복되리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알아들을 수 없는 역설로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설과 도전을 통해 행복이라는 보화를 발견하려는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땅에 발을 딛고 살아가면서도 저 위 천상의 것에 마음을 두고 그것을 추구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이지 않을까.

행복과 불행의 갈림길은 어디에 마음을 두고, 무엇을 바라고 추구해나가느냐에 달려 있다. 오늘의 말씀들은 갈림길에서 헤매는 우리가 가야할 길을 알려준다. 오늘 다시 하느님께로, 사람들 안에서 목말라하고 슬퍼하는 예수님께로 눈길을 돌리도록 해보자!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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