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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잘 알아듣고(희망신부님의 글.)
작성자김은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5-09-09 조회수791 추천수5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잘 알아듣고(마르코7,31-37. 09.06.)

 

 

찬미예수님! 알렐루야~

오늘 복음에서 사람들이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 그에게 손을 얹어 주십사하고 청합니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손을 대시고 침을 발라 그의 혀에 대시자 그가 듣게 되고 말을 하게 됩니다. 청각장애를 가진 분들은 듣지를 못하기 때문에 말의 음절이 어떻게 되는지 몰라 말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소리나 음절을 제대로 듣기는 들어도 상대방의 말의 뜻이나 감정을 정확히 듣지를 못해 응답하는 것이 상대방의 마음에 닿도록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노부부가 찾아 왔습니다. 남편이 이상하다고 아내가 사정을 해서 남편과 같이 온 것입니다. 어떻게 이상하냐고 물었더니 아내가 성당을 가면 화를 낸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아내는 예수님께 마음이 다 빼앗겨 껍데기만 자신과 함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남편께 무엇 때문에 겉껍데기만 살고 있다고 느꼈냐고 물었더니 자신이 정년퇴직을 하고 집에 있는데 그전에는 옷도 잘 다려주고 속옷도 잘 챙겨주더니 지금은 내 속옷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른다고 섭섭해 하셨습니다. 자신이 운동을 하러 나갔는데, 비가 내려도 우산을 가져다 줄 생각은 않고 성당을 가는가 하면, 오래 된 부부 사진을 치우고 성모님 사진을 놓았는데, 자신의 사진이 방바닥에 엎어진 채로 며칠째 그대로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아내의 마음이 예수님께 다 가있다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니까 예수님소리만 나와도 거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들어보니 남편 말씀에 이상이 없었습니다. 예수님은 한 분이신 하느님을 정성을 다해 사랑하고 또 네 이웃도 네 몸처럼 사랑하라 하셨으니 자매님이 예수님도 사랑하고 남편이 서운하지 않게 잘 해드렸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남편에게 사과드리고, 여러 가지 서운하게 해드린 것에 대하여 용서를 구하게 했습니다.

 

또 자매님의 서운했던 일을 들어보니 박봉에 옷도 변변한 것 사 입지도 않고 고기도 먹지도 않고 자녀들과 남편에게 헌신적으로 살았던 분이었습니다. 남편에게 이렇게 헌신적으로 살았던 아내에게 고맙다고 말씀드리게 하고 부부는 화해를 하였습니다.

 

정년퇴직을 하시고 새로운 삶에 접어든 그 부부는 지금이 적응기간인 것 같습니다. 날을 정해서 하루는 아침 식사만 함께 하고, 어떤 날은 같이 산이나 공원을 걷는 날을 정해서 지내시면 자유도 있고 함께 하게도 되면서 행복하게 노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상대방의 말을 잘 듣는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자녀들이 부모 말을 부모가 자녀들의 말을 잘 듣는 것도 어렵습니다. 상대방의 말에 담겨진 의미 감정, 느낌까지 같이 들을 때 속상한 마음 기쁜 마음, 행복한 마음도 제대로 알게 되어 내 입에서 나가는 말도 제대로 된 말이 나가게 됩니다. 상대방의 감정 느낌을 존중하고 받아들일 때 귀가 열리는 것이고 서로의 마음과 마음이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메시아로 이스라엘에 오시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느님나라는 이렇다하고 가르치십니다. 안식일 규정은 이런 것이고 모세가 말한 것은 이런 뜻이다, 원수를 미워하라는 것은 이런 뜻이고, 하느님 아버지께서 하신 말은 이런 뜻이라고 분명하게 가르쳐주셨는데 그들은 자신들의 율법규정에 묶여서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십자가형에 처형했습니다.

 

빌라도가 예수님을 살려주려고 했지만 이스라엘 백성을 그 사람의 피에 대한 값은 우리와 우리 후손들이 지겠다고 말하고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들은 하느님을 처형합니다. 하느님께서 그들을 떠난 것이 아니라 그들이 하느님을 버린 것입니다. 하느님을 떠난 그들은 이천년 동안 유랑생활을 하며 고통을 겪습니다. 우리도 살아가면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또 내 배우자나 자녀나 부모의 말을 마음으로부터 듣지 않으면 똑같이 하느님을 등지고, 가족을 등지고 살아가게 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잘 알아듣고 내 배우자와 부모, 내 자녀, 내 이웃의 말을 잘 알아들어서 내 입에서 나가는 말이 축복의 말, 위로의 말, 격려의 말이 될 수 있기를 청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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