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3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09-11 조회수962 추천수13 반대(0)

꾸르실료 봉사자분들과 함께 용문사엘 다녀왔습니다. 파란 하늘, 예쁜 꽃들, 산사에서의 차 한 잔이 주는 여유와 기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매표소의 직원은 저의 복장을 보시고는 신부님은 무료입장입니다.’라고 하셨습니다. 다른 종교의 성직자를 배려하는 모습이 고마웠습니다.

 

용문사에는 오래된 은행나무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은행나무 주변에 노란 종이를 걸어 놓았습니다. 이번에 대학 시험을 보는 학생들이 좋은 결실을 맺기를 바라는 내용입니다. 용문사에는 부처님을 모신 전도 있지만, 삼신각, 칠성각과 같은 기도처도 있습니다. 다른 것들도 받아들이는 불교의 넉넉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그런 포용성은 진리는 깨달음으로부터 온다는 불교의 사상에 기인할 것입니다.

 

은행나무 옆에는 높은 철탑이 있습니다. 철탑위에는 피뢰침이 달려있습니다. 예전에 천둥, 벼락이 있었고 키가 큰 은행나무에 피해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은행나무 대신에 벼락을 맞아줄 철탑을 세운 것이라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은행나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아무도 찾아주지 않지만 마치 호위무사처럼 은행나무 옆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철탑의 우직함을 생각합니다. 시류에 떠밀려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말없는 가르침을 주는 것 같았습니다.

 

산사의 찻집에서 다른 본당에서 오신 교우 분들을 만났습니다. 역시 저의 복장을 보시고 인사를 하셨습니다. 문득 생각합니다. 스쳐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은 모두가 깊은 인연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기에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욕하는 것은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언제 어디서 무엇이 되어 서로 만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지금 내가 베푸는 선행과 나눔 그리고 사랑과 희생은 험난한 삶의 거름이 되어 또 다른 모습으로 아름다운 꽃과 열매를 맺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예수님의 말씀은 제게 커다란 가르침을 주십니다. 좋은 음식을 먹고, 아름다운 자연을 보고, 하느님께서 베풀어 주신 은총을 충분히 받았으면서도 제 입에서 나오는 말은 가식과 비난 그리고 험담과 질투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봉사의 직분을 살아가는 교우들은 특별히 오늘 주님의 말씀을 늘 가슴에 담고 살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들의 봉사와 나눔이 우리의 입에서 나오는 나쁜 말 때문에 빛이 바래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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