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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복음 묵상(생활성서사) - 류지인 신부(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연중 제23주간 금요일>
작성자김동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5-09-11 조회수857 추천수5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09. 11 금, 



  
* 루카 복음 6장 39-42절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 거울


필리핀 국제 양성소 책임을 맡고 있던 때의 일입니다.


위에 지친 형제들이 아침기도를 위해 성당에 맥없이 앉아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허겁지겁 달려와 기도 시작 시간을 정확히 맞추어 성당 문에 들어서는 형제도 있었습니다.

저의 인내심이 한계에 이르렀고 강의실에 형제들을 한데 모았습니다.


“사람을 만나 대화를 할 때에도 필요한 준비 과정이 있습니다.

하느님을 뵙는 일에는 더더욱 정성스런 준비 시간이 필요합니다.

내일부터는 적어도 기도 시간 10분 전까지는 성당에 앉아 있기 바랍니다.”


무거운 침묵이 이어졌고 이 정도면 좋은 가르침이 되었으리라 생각하며 방으로 돌아왔습니다.


다음날 새벽 한 형제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급히 잠에서 깼습니다.

이른 새벽 대침묵을 깨면서까지 제 방을 찾아온 건 무언가 긴박한 일이 벌어졌음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다급하게 문을 열고 물어보았습니다.

“무슨 일입니까?” 형제가 대답했습니다. “신부님, 저희가 아침기도를 마쳤고 미사 시간도 10분이나 지났습니다.”

시계를 확인하곤 화들짝 정신이 들었습니다.


참수도자는 거울을 두지 않고 다른 형제의 모습 속에서 스스로를 성찰하는 공동체를 이루어야 한다는 말씀이 떠오릅니다.

저는 그날 거울을 만났습니다.

제가 타박하며 바꾸려 했던 형제의 모습은 다름 아닌 저 자신을 향한 마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 류지인 신부(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

   
  하느님의 눈으로 상대를 바라보면 단점보다는 장점을 더 빨리 찾아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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