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3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09-12 조회수798 추천수8 반대(0)

며칠 전, 새벽에 하늘을 보았습니다. 버선코와 같은 달이 하늘에 떠 있었습니다. 수많은 별들이 곧 떠오를 해에게 자리를 내 주기까지 묵묵히 자신의 위치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도시의 화려한 불빛에 가려서 우리는 우주에서 보내 주는 아름다운 빛을 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참 많은데 우리는 너무나 성공, 명예, 권력이라는 신기루를 쫓아서 달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수요일에 주일학교 친구들과 만남을 가졌습니다. 30년이 훌쩍 넘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남학생들은 짧은 머리에 교복을 입었었고, 여학생들은 단발머리에 허리 잘록한 교복을 입었습니다. 성당에서 만나서 성가를 신나게 부르고, 함께 교리를 배웠습니다. 앳된 모습의 친구들이 이젠 중년의 나이가 되었고, 그런 학생들의 부모가 되었습니다. 명동에서 만나 칼국수를 먹고, 팥빙수를 먹으려했는데, 계획이 바뀌어서 행주산성 구경을 가고, 혜화동까지 가서 차를 마셨습니다. 친구들이라 계획이 변경되어도 기쁠 수 있었고, 친구들이라 기꺼이 시간을 내 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자본주의가 세상의 기준이 되면서 빈곤, 부패, 질병, 문맹, 환경오염이 사라졌다고 말을 합니다. 세상은 더 넓어지고, 풍요로워졌다고 말을 합니다. 인류는 지난 세기보다 많은 결실을 맺었다고 말을 합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을 보면 맞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본주의가 씨를 부리고 자란 세상의 속살을 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빈익빈, 부익부의 굴레는 더 커지고 있습니다. 절대 빈곤에 굶주리는 이들은 더욱 늘어가고 있습니다. 부패한 정권과 정부는 폭력으로 국민들을 억압하고 있습니다. 400만 명이 넘는 난민들이 정든 고향을 떠나서 죽음의 바다를 건너고 있습니다. 인류는 새로운 질병에 노출되고 있으며, 나노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면역체계가 무너질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우울증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늘어난 질병입니다.  정보와 지식은 넘쳐나지만 인류를 하나로 묶어줄 사상과 철학은 오히려 퇴보하고 있습니다. 도시생활은 필연적으로 환경을 파괴하고 있으며, 우리는 후손들에게 물려줄 자원까지도 우리의 편리함을 위해서 마구 파괴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는 마치 가시나무와 같아서 무화과와 포도나무 열매를 맺을 수 없는 것입니다.

 

세계 최 강대국인 미국의 대통령 후보 경선에 버니 샌더슨상원의원의 돌풍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그는 경쟁과 승자독식의 원칙에 입각한 자본주의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는 미국도 스웨덴, 핀란드처럼 많은 이들에게 복지의 혜택이 돌아 갈 수 있는 나라가 되면 좋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을 민주적 사회주의자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는 새로운 나무를 심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그 나무에서 , 희망, 사랑, 복지, 나눔, 연대의 열매를 얻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2000년 전에 유대인들은 새로운 열매를 맺으려했던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습니다. 어쩌면 샌더슨의 꿈도 탐욕의 자본주의라는 덫을 빠져나오지 못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인류는 늘 새로운 꿈을 열망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이름은 달리 불리지만 그것들이 맺고자 하는 열매는 같은 것입니다. ‘무지의 구름, 영성, 생태신학, 깨달음, 열반, 해탈, 자발적 진화, 뮤턴트 이야기, 하느님 나라, 영원한 생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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