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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5-09-14 조회수1,060 추천수8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5년 9월 14일 성 십자가 현양 축일
 
Just as Moses lifted up the serpent in the desert,
so must the Son of Man be lifted up,
so that everyone who believes in him
may have eternal life.
(Jn.3,14-15)
 
 
제1독서 민수 21,4ㄴ-9
복음 요한 3,13-17
 

어렸을 때 정말로 힘들었던 것을 하나 기억한다면 젓가락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젓가락질의 시작은 주먹 쥐듯이 잡는 것이었습니다. 이 방법으로는 반찬을 제대로 잡을 수가 없었지요. 그래서 좀 더 정교하게 젓가락질을 연습하다보니 X자 형태로 젓가락질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방법이 조금 더 쉽게 반찬을 잡을 수는 있었지만, 이 역시 능숙한 방법이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남들이 보지 않을 때 혼자서 꽤 오랫동안 연습을 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은 누구보다도 젓가락질을 능수능란하게 되었지요.

타자 역시 이와 비슷합니다. 1983년 처음 컴퓨터를 만지게 되면서 키보드가 낯설지는 않았지만, 누구에게 배운 것이 아니라서 양 중지만을 이용한 독수리 타법을 사용하고 있었지요. 이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신학교에 들어갔습니다. 전에는 컴퓨터를 해도 굳이 타자를 잘 칠 필요는 없었는데, 신학교에 들어간 뒤로는 타자기를 이용해서 리포트도 제출해야 하고 또 할 일이 많다보니 빠르고 정확한 타자 실력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중지만이 아니라 엄지까지 이용하게 되었지요. 이런 상태에서 군대를 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군대에서 컴퓨터를 조금 만진다는 이유로 군 복무 중에 사단으로 잠시 파견을 가서 전산병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타이핑을 늦게 하면 그만큼 잠을 잘 수가 없었기 때문에, 계속된 노력 끝에 모든 손가락을 이용해서 2분 내에 A4 용지 한 장을 타이핑 할 수 있는 빠른 타자 실력을 갖추게 되었지요.

귀찮다는 이유로, 조금 어렵다는 이유로 쉬운 길을 선택했었다면 저는 지금도 젓가락질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것이고, 또 독수리 타법으로 느리게 타이핑을 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순간을 넘어서니 불편을 뛰어넘어 훨씬 쉬운 길을 갈 수가 있더군요.

주님을 따르는 길 역시 때로는 귀찮은 길처럼 여겨집니다. 그리고 쉽지 않은 길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그 순간을 넘었을 때 비로소 훨씬 쉽고 편안한 길임을, 그래서 행복으로 나아가는 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류의 죄를 속죄하시려고 지신 십자기를 묵상하고 경배하는 십자가 현양 축일입니다. 독사에 물린 이스라엘 사람들이 모세의 구리 뱀을 보고서 생명을 얻을 수 있을 수 있듯이,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보아야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묵상할 수가 있습니다.

사실 주님의 십자가를 보고 따르기란 참 어렵게만 여겨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남들이 편하고 쉬운 길을 가고 있는 것처럼 보여서, 나 역시 여기에 편승해서 쉽고 편한 길만을 살고 싶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편하고 쉬운 길이 결코 나를 행복으로 나아가게 하는 길이 아님을 깨닫습니다. 우리를 위해 가장 힘든 십자가를 몸소 지셨던 주님의 사랑을 기억하면서, 우리 역시 어렵고 힘든 길처럼 보이는 길을 기꺼이 따라 갈 수 있어야 합니다. 어렵고 힘들지만, 조금만 더 참아보십시오. 곧 쉬운 것은 물론이고 이 길이 참 기쁨과 참 행복의 길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신은 사람이 일어나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넘어뜨린다(장영희).


불 뱀에 물린 이스라엘 사람들이 살기 위해 보았던 느보산의 구리뱀입니다.

 

아이돌 스타를 보면서...

아이돌 스타의 인기는 정말로 대단합니다. 솔직히 저와 같은 기성세대들은 아이돌의 음악에 대해서 잘 모르겠다는 심정이지요. 따라 부르기도 힘들지만, 무엇보다도 옛날 기타를 치면서 차분하게 노래를 부르던 가수가 더 눈에 익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아이돌 가수의 노래를 그리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즉, 노래는 잘 못하지만 운이 좋거나 아니면 화려하고 멋지게 보이는 모습으로 인해서 청소년들에게 큰 인기를 얻는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그런데 얼마 전에 아이돌 스타의 연습생 시간이 나와 있는 표를 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글쎄 소속사에서 연습생으로 길게는 11년 동안 생활하면서 지금의 아이돌 스타가 되어 있는 경우도 있더군요. 운이 좋아서 또 겉으로 보이는 외모 때문에 스타가 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들의 모습 뒤에는 뼈를 깎는 훈련 과정이 있었던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운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냥 저절로 내게 돌아오는 것은 없습니다. 각고의 노력 끝에 밝게 웃는 날이 오는 것입니다. 어렵고 힘든 고통과 시련도 노력과 열정 앞에서는 고개를 들지 못합니다.


빅뱅의 G-Dragon. 연습생활만 11년을 했다고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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