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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9.16 수/ 기 프란치스코 신부 - 지혜를 따라가는 신앙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09-15 조회수902 추천수5 반대(0) 신고



    성 고르넬리오 교황과 성 치프리아노 주교 순교자 기념 

루카 7,31-35(15.9.16)


“지혜가 옳다는 것을 지혜의 모든 자녀가 드러냈다.”(루카 7,35)



"To what shall I compare the people of this generation? What are they like?"





 지혜를 따라가는 신앙

기분 내키는 대로 내 뜻대로 행동할 때가 있다. 좋고 싫은 것에 따라 처신할 때도 있다. 내 기준과 성향에 맞지 않으면 피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 내 생각과 경험을 믿고 다른 이들의 소리를 가벼이 넘겨버릴 때도 있다. 이런 모습은 영성생활에서도 드러난다. 사제가 싫고 강론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성경말씀은 좋은데 상업화되어가는 교회가 싫어서, 나를 인정해주지 않아서 신앙생활을 중단하거나 포기해버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예수님께서는 비유를 들어 백성의 불신을 지적하시며 탄식하신다. 하느님의 구원계획을 거부하는 그들은 마치 장터에서 ‘우리가 피리를 불어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울지 않았다’(7,32)라고 말하는 아이들과 같다. 결혼식 놀이를 하려는 아이들과 장례식 놀이를 하려는 아이들이 서로 상대편에 호응을 하지 않고 어깃장을 놓으며 버티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들을 귀도 받아들일 마음도 없는 그들의 완고함을 지적하신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이 아닌 자신을 중심에 두고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스스로 구원을 거부하는 가장 어리석은 처사임을 알려주신다. ‘마음 내키는 대로’, ‘좋고 싫음에 따라’, ‘내 마음에 들면’이라는 행동의 동기들은 결국 철저한 자기중심주의의 표현이다. 하느님이 자신의 삶의 주인이요 궁극적인 목표임을 인정하지 않는 이는 결국 자신의 힘에 의존하고 일시적인 기분에 따라 살아갈 수밖에 없다.

기분 좋으면 믿고 기분 나쁘면 신앙생활도 팽개치고, 다른 사람이 잘 해주고 인정해주면 교회 활동을 열심히 하다가도 오해를 받거나 인정받지 못하면 그만 두는 신앙생활이 과연 영원하신 하느님을 주인으로 모시는 모습일까? 어떤 신자가 밉고, 강론이 마음이 들지 않고, 교도권의 처사가 납득이 안 된다고 교회를 떠나는 것이 과연 참 신앙일까? 그건 참으로 유치하고 어리석은 삶이라 할 것이다. 하느님과 함께라면 다른 이의 평가나 주변 환경의 변화에 따라 나의 소중함이 달라질 이유가 없지 않은가! “지혜가 옳다는 것은 지혜의 모든 자녀를 통해 드러났음”(7,35)을 잊지 말자.

있다가도 사라져버리는 현세 재물이나 내 마음을 파고들어 감정의 파도를 일으켜 흔들어놓고 떠나버리는 일시적인 정서 반응에 속아서는 안 된다. 어떤 상황에서도 ‘그럼에도’ 그 안에서, 그것을 통하여 늘 우리를 구원과 행복과 해방의 길로 이끄시는 하느님의 ‘영원하신 손길’을 믿고 그분께 맡길 줄 알아야 할 것이다. 한마디로 변덕부리지 않고 늘 항구하게 주님을 따라가는 속깊은 신앙을 사는 것이 곧 지혜다.

이제 지혜로운 사람답게 내 안의 육의 경향에서 벗어나 주님의 영을 갈망함으로써 나의 관점이 아니라 그분의 눈으로 만사만인을 바라보도록 하자. 나의 마음이나 기분, 그리고 내가 처한 상황이 어떠하더라도 영의 눈으로 하느님께서 주시는 의미를 발견하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무엇이든 받아들여 그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계획을 알아차릴 수 있는 온유한 마음이 필요하다.

이제 내 안에서 변덕을 부리는 마음의 뿌리가 무엇인지 알아내도록 하자. 자꾸만 나의 굳어진 사고의 틀과 기준, 선입견과 편견에 따라 판단하는 완고함에서 벗어나도록 하자! 그 길은 온유한 마음과 따뜻한 사랑, 타자를 향한 헌신과 구원의 열정을 지니신 예수님께로 초점을 맞추고 그분의 눈으로 일상을 바라보는 데서 시작될 것이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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