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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나보다 나를 더 잘 아시는 그분에게만 / 연중 제24주간 수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5-09-16 조회수756 추천수2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신앙은 사람이 아닌 하느님 중심이다.

그런데도 바리사이들은 자신들이 중심인 듯 행동하면서 군중이 따라 주기만을 바란다.

그러기에 요한에게는 먹지 않는다고 시비 걸고, 예수님께는 많이 먹는다고 시비 건다.

어디에나 있는 위험한 지도자들의 작태이다. 예수님은 그들의 비위와는 아랑곳없다.

언제나 아버지의 뜻에 따르기에.

 

“그러니 이 세대 사람들을 무엇에 비기랴?

사실 세례자 요한이 와서 빵을 먹지도 않고 포도주를 마시지도 않자,

‘저자는 마귀가 들렸다.’ 하고 너희는 말한다.

그런데 사람의 아들이 와서 먹고 마시자,

‘보라, 저자는 먹보요 술꾼이며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다.’ 하고 너희는 말한다.

그러나 지혜가 옳다는 것을 지혜의 모든 자녀가 드러냈다.”(루카 7,31-35 요약)

 

이렇게 세례자 요한이 빵도 먹지 않고 포도주도 마시지 않자,

바리사이들은 그를 괴팍하고 심지어는 마귀 들렸단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빵도 포도주도 마다하지 않으시고 맛있게 드시니

먹보요 술꾼이라면서 비아냥거린다.

결국 내 마음에 들지 않고 더욱이 믿을 마음도 없으니,

어느 누구의 말도 들리지 않고 또 듣지 않겠다는 심보이다.

 

어린 시절, 아이들이 매사에 반항하는 때가 있듯이,

우리도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유익한 일을 하신다는 생각이 들어도

억지를 부리면서 이유 없이 불만을 품을 때가 있다.

마음이 완고하기 때문이기도 할 게다. 그런데 꼭 마음에 들 경우에만 믿어야 할까?

여러 종교들 가운데 유독 가톨릭교회의 교리가 마음에 들어서 믿으시는지?

 

우리는 십자가에 대해서 자주 묵상을 한다.

주어진 십자가가 싫지 않은데다가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라고까지 하셨기에 그분의 뒤를 따르는 것인지,

아니면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셨기에 십자가를 받아들이는 것인지?

조금은 복잡하다.

분명한 것은 진리이니까 믿고 받아들이는 것이지, 마음에 들어서 믿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세월이 약’이라고도 하지만, 사실 약이 아닌 마취제일 게다.

상처는 시간이 간다고 저절로 낫는 게 아니다. 상처는 대부분 처음부터 손쓰지 않으면 더 심해진다.

아이를 낳고 사는 부모의 길도 마찬가지이다. 기쁨이 있는가 하면 걱정도 참 많다.

아픔을 감당해야 하는 게 부모의 길이다.

더구나 요즘 같은 사회에서 자식 둔 부모치고 마음 편한 분이 과연 몇이나 될까?

부모 역시 자녀 못지않게 매일매일 숨이 가쁘리라.

 

과연 무엇이 하느님의 지혜일까? 예수님 말씀마냥 참고 기다리는 거다.

그분만큼 참는 분이 또 어디 계셨을까? 그 어려운 십자가의 고통에도 많이도 참으셨다.

그러기에 우리역시 주어진 아픔을 인내하며 그분의 뜻을 헤아려야 할 게다.

우리가 겪는 아픔과 상처까지도 그분이 주신 것으로 여겨 받아들여야 하니까.

 

사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받아들인 우리이지만,

그분의 가르침이나 교회의 가르침 가운데 마음에 들지 않는 것도 적지 않을 것이다.

때로는 따르려는 생각도 심지어는 마음 한 구석에 다가오지도 않는다.

그리고 지키고 싶지 않은 계명도 있을 수 있으리라.

그렇지만 예수님 시대의 그 바리사이나 율법학자들처럼

진리를 내 취향에 맞추려고 하거나 억지로 심술을 부리고 싶은 충동을 떨쳐 버려야 하겠다.

믿음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하느님의 뜻을 신뢰하여 받아들이는 행위이니까.

 

신앙은 남이 믿기에 믿는 게 아닌 내가 좋아서 믿는 거다. 좋아서 선택한 것이다.

예수님의 마음은 겸손하시고 온유하시어 모든 이를 다 품어 주시는 하늘같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우리의 기준이 아닌 그분의 마음으로 보아야 한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시는 그분께만 마음을 열면 주위의 시선도 두렵지는 않을 게다.

그러면 비로소 자유를 누리리라.

아픔과 상처도 그분이 주신 것으로 여겨 받아들이면 참된 봉헌이 된다.

우리의 마음에 믿음이 자리하기까지는 이렇듯 애절해야만 한다.

믿음으로 예수님을 받아들이고,

그렇게 하여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응답하는 우리야말로 진정한 하느님의 자녀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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