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 고르넬리오 교황과 성 치프리아노 주교 순교자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09-16 조회수1,099 추천수15 반대(0)

교구청에서 지내는 즐거움이 몇 가지 있습니다. 매일 함께 모여서 기도하고, 미사를 드리는 것입니다. 사제가 되면 주로 혼자서 기도하고, 미사를 봉헌하게 됩니다. 그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신부님들과 함께 기도하고, 미사를 드리는 것은 제게는 기쁨입니다. 매일 함께 식사를 하는 것입니다. 혼자 먹을 때는 주로 텔레비전을 보면서 먹었습니다. 신부님들과 함께 식사를 하니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즐거움은 식사를 마치고 신부님들과 더불어 산보를 하는 것입니다. 아침에는 출근을 하기 때문에 산보 시간이 짧지만 저녁에는 제법 긴 시간 산보하면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마치 시험 없는 신학교에서 지내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산보 중에 교회의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눕니다. 저는 신학생 양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다른 신부님은 해외 선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교황님께서 제시하는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그 외에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해박한 지식으로 이야기를 하시는 신부님들을 보면 부럽기도 합니다. 한 주제에 대해서 명확한 판단을 하시는 신부님도 계십니다. 다들 오랜 시간 자신만의 비법들을 찾아낸 것 같습니다.

 

자비의 희년을 선포하시는 교황님께서는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낙태를 하였지만 진심으로 뉘우치는 여성들에 대해서 교회는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이혼하였지만 재혼을 한 신자들은 전에 하였던 혼인이 무효였다는 것을 밝히면 성사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교황님은 혼인 무효 절차를 좀 더 간편하게 할 수 있기를 바라셨습니다. 사목의 현장에 있으면 혼인 무효 절차가 꽤 오래 걸리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교구의 법원에서 해결을 해야 하는데, 혼인 무효를 원하는 사람들은 많고, 그것을 해결하는 신부님들의 수가 적기 때문입니다. 길게는 몇 년씩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신자들은 성사생활을 하는데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습니다. 교황님의 말씀처럼 혼인 무효 절차가 간편해 진다면 많은 분들이 신앙 안에서 기쁨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며칠 전, 법원에서 사목하시는 신부님을 만났습니다. 교황님의 말씀을 따라서 앞으로 혼인 무효 절차는 간편해 질 것이라고 합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이미 하느님나라를 다녀온 것 같은 삶을 사는 분들을 볼 때가 있습니다. 그분들은 확신이 있습니다. 신앙생활이 얼마나 좋은지를 알고 있습니다. 성체성사를 통해서 예수님을 만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직책으로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신분으로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지식으로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열린 마음, 순수한 마음이 있으면 이미 시작된 하느님나라를 볼 수 있습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하느님나라를 희망으로 기다릴 수 있습니다. 그분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를 얻습니다. 그분들과 함께 있을 때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매일미사 참례를 정성껏 준비하는 분, 장례가 나면 먼저 가서 고인을 위해 연도를 바치는 분, 작은 것이라도 이웃과 함께 나누시는 분, 본당의 피정과 교육에 빠짐없이 참석하시는 분, 이웃을 험담하기 보다는 잘못을 뉘우치도록 기다려주고 기도하시는 분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이 세상에 살지만 이미 하느님나라를 살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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