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4주간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09-17 조회수1,049 추천수16 반대(0)

매주 목요일에 신학교엘 가고 있습니다. 신학생들에게 설교학강의를 하기 때문입니다. 정년퇴임을 하신 신부님께서 맡겨 주신 일입니다. 처음에는 겁도 없이 하겠다고 했는데, 벌써 5년이 지났습니다. 처음에도 그랬지만, 학생들 앞에 서는 것은 언제나 부담스럽습니다. 요즘 신학교에는 도토리들이 많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수녀님께서 곳곳에 도토리를 담을 수 있는 상자를 놓았습니다. 산보를 하면서 도토리를 주어서 상자에 넣었습니다. 제가 넣은 도토리가 묵이 되어서 학생들의 식탁에 오를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즐겁습니다. 자연은 이렇게 아낌없이 자신의 것을 내어주고 있습니다. 전쟁, 폭력, 원망, 분노, 시기, 질투는 모두 우리들의 집착과 욕심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우리가 자신의 것을 기꺼이 내어주는 도토리나무를 보고 배울 수 있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평화롭고, 아름다워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태어나서 1년 이내에 16가지 이상의 예방 주사를 맞는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예방 주사를 맞기 때문에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방 주사를 통해서 깨끗해진 아이들은 면역체계가 약해지기 때문에 새로운 질병에 쉽게 노출된다고 합니다. 많은 아이들이 비염, 아토피, 각종 알레르기에 감염된다고 합니다. 너무나 깨끗해진 아이들의 몸이 그런 질병을 이겨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몸은 아직도 4만 년 전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의 환경은 급속하게 변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너무 많이 먹고, 너무 적게 움직입니다. 그 결과 우리는 당뇨, 고혈압, 심장질환, 비만이라는 새로운 질병과 싸우게 됩니다. 우리의 아이들이 게임, 텔레비전, 컴퓨터라는 굴레서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일주일에 하루는 들판의 꽃도 보게 하고, 도토리도 줍게 하고, 흐르는 물에 발도 적셔 보게 하면 좋겠습니다. 머리로 세상을 살기 보다는 가슴으로, 몸으로 세상을 살 수 있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그래야만 예방 주사 때문에 오히려 약해진 우리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 질 수 있습니다.

 

신앙은 관념이 아니고, 신앙은 생활이며 실천입니다. 때문에 감사하고 고마워하면 감사하고 고마워 할 일들이 생기는 것입니다. 반면에 미워하고 분노하면 미워할 일, 분노할 일들이 생기는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재복음화시키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초대한 바리사이파 사람들에게 신앙은 관념이 아니라 실천이라고 말씀을 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발에 향유를 발라드리고, 씻어 드린 여인은 신앙이 무엇인가를 보여 주었습니다. 우리들의 신앙 또한 실천이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을 하십니다. ‘이 여자를 보아라. 내가 네 집에 들어왔을 때 너는 나에게 발 씻을 물도 주지 않았다. 그러나 이 여자는 눈물로 내 발을 적시고 자기의 머리카락으로 닦아 주었다. 너는 나에게 입을 맞추지 않았지만, 이 여자는 내가 들어왔을 때부터 줄곧 내 발에 입을 맞추었다. 너는 내 머리에 기름을 부어 발라 주지 않았다. 그러나 이 여자는 내 발에 향유를 부어 발라 주었다.’ 이 말씀은 마태오 복음 25장의 이야기를 생각나게 합니다. ‘너희는 내가 배고팠을 때, 먹을 것을 주지 않았고, 내가 목말랐을 때, 마실 것을 주지 않았고, 내가 헐벗을 때, 입을 것을 주지 않았다.’

 

우리를 기쁘게 하는 것은, 우리를 구원에로 이끄는 것은, 우리를 행복에로 이끄는 것은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믿는 것, 힘들고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는 것, 세상을 긍정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 바로 이런 것들을 통해서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 넘어 참된 진리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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